최근 아토피 피부염 신약 '엡글리스(성분 레브리키주맙)'를 허가 받으며 면역질환 포트폴리오를 넓힌 한국릴리가 시장 점유에 있어 자사 제품 간 시너지를 얼마나 도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국릴리는  지난 5일 자사 인터루킨-13(IL-13) 억제제 계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인 엡글리스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았다. 사노피 '듀피젠트(성분 두필루맙)', 레오파마 '아트랄자(성분 트랄로키누맙)'에 이은 국내 세번째 아토피피부염 치료 생물학적제제 허가다.

흔히 아토피피부염 치료 생물학적제제들은 면역 질환 유발과 관련 있는 인터루킨-4 또는 -13, -31 등 사이토카인(cytokines)을 억제하는 작용 기전을 가지는데, 이 중 엡글리스는 IL-13에 높은 친화도로 결합하고, IL-4수용체알파(IL-4Rα)/IL-13수용체알파1(IL-13Rα1) 헤테로 다이머(hetero dimer)를 통해 IL-13의 신호가 전달되는 것을 억제하는 면역글로불린(IgG4) 단일클론항체다. 

엡글리스는 성인 및 12세 이상 청소년(체중 40kg 이상)에서 국소 치료제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거나, 이들 치료제가 권장되지 않는 중증도에서 중증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허가됐다. 이 치료제는 투여 16주차까지는 2주 간격으로 피하 투여해야 하나, 그 이후 임상반응을 달성한 후부턴 유지 용량으로 4주마다 투여할 수 있어 환자 복약편의성 및 경제적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활용되는 야누스 키나아제(JAK) 억제제와 생물학적제제를 모두 확보하게 된 한국릴리가 향후 어떤 시너지를 도출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릴리는 생물학적제제와 더불어 JAK 억제제 '올루미언트(성분 바리시티닙)'를 보유하고 있다.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 모두 국소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아토피피부염 환자 치료에 활용되는 대표 면역질환 치료제다. 회사는 2017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최초 허가 받은 후, 이후 2021년 아토피피부염, 2023년 원형탈모증 등 적응증으로 그 범위를 확대했다. 

이번 엡글리스의 허가로 회사는 JAK 억제제와 더불어 생물학적제제까지 아토피피부염 치료 옵션을 확보하게 됐는데, 현재까지 국내에 아토피피부염 대상 두 계열 치료제를 모두 보유한 업체는 릴리가 유일하다. 

최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이 유관 학회와 이들 치료제 간 교차투여 급여인정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회사가 두 치료제를 활용한 어떤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회사는 현재 엡글리스의 적응증 확대도 추진 중이다. 릴리는 6개월 이상 12세 미만 아토피피부염, 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 적응증 허가를 위한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엡글리스 출시와 관련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건강보험 급여 등재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면서 "다만, 어느 범위까지 급여 기준 확대를 추진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논의 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릴리는 올루미언트를 통해 아토피피부염 시장에서 축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허가 받은 엡글리스의 가치를 국내 의료진 분들께 전달하고자 한다"며 "엡글리스, 올루미언트, 탈츠(성분 익세키주맙), 옴보(성분 미리키주맙) 등 자사의 면역 질환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국내 면역 질환 환자분들이 더 나은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