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독일 IDT 바이오로지카(Biologika)를 인수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25일 미국 바이오텍 선플라워테라퓨틱스(Sunflower Therapeutics, 선플라워)에 약 28억원을 투자하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체결을 통해 양사의 기술 시너지 창출에 나설 전망이다.

2018년 설립된 선플라워는 항원, 항체 등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제조 기술인 '효모 배양 시스템(Yeast Expression System)'을 개발한 바이오텍이다. 선플라워의 효모 배양 시스템은 백신 공정을 간소화해 기간을 단축시키는 등 백신 개발 및 생산의 효율성을 높여 제조 단가를 낮춰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SAFE 투자를 통해 선플라워의 기술을 활용한 백신 공정 최적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SK바이오사이언스 측 설명이다. 회사는 안동 L하우스의 백신 공정에 선플라워의 효모 배양 시스템을 도입하면 기존 대비 최대 7.7배의 수율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확인했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도즈당 88.7% 수준으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지난해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연구개발 협력을 추진하며 처음 인연을 맺은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선플라워의 기업공개(IPO) 및 제3자 인수합병 시 투자 가치를 극대화함은 물론 양사의 기술적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선플라워와 지속적으로 협력을 해왔다"며 "향후 선플라워의 IPO 추진 등 관련 상황에 따라 회사의 지분이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선플라워에 대한 구체적인 지분 비율을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독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를 위해 약 3390억원을 투자했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미국, 유럽뿐 아니라 10개 이상의 핵심 의약품 규제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은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를 보유하고 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입장에서)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는 '완벽한 핏(Perfect fit)'이다. 회사의 백신 공장인 안동 L하우스와 상호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양사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결합해 즉각적인 시너지 창출을 도모해 매출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로 공장 생산능력(CAPA)을 확장할 수 있게 됐고, 선플라워 투자를 통해 백신 공정의 최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백신 개발 영역에서 시너지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앞선 관계자는 "선플라워 투자는 독일 IDT 인수와의 시너지 창출을 고려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IDT 인수와의 시너지 창출 여부를 떠나 백신 공장인 안동 L하우스에서 선플라워의 다양한 기술들을 여러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