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바이오텍 투자 상반기 결산|
'대기업 파워' 롯데바이오로직스 1500억 제외해도 증가
케어링 400억, 카카오헬스/진이어스 각각 300억 등 성과

국내 비상장 바이오텍(바이오+헬스케어)이 2024년 상반기(1~6월) 8500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 규모는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260% 늘어났다.
2024년 상반기 조달 성과는 바이오텍 조달 최호황기인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와 비교해도 큰 격차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악화했던 투자 심리가 충분히 해빙했다 보기엔 이른 느낌이다. 기관투자자가 주도하는 조달 러시가 줄어들고 자금이 물밑에서 움직이는 '기타 투자'가 증가한 게 이를 뒷받침한다.
7일 히트뉴스의 집계 및 분석에 따르면 국내 비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111곳은 올해 상반기(6월 30일 주금 납입 완료 기준) 자금 조달을 마쳤다. 이들의 총 자금 조달 규모는 8501억원으로 역시 자체 집계한 2023년 상반기 조달액(3224억원) 대비 5227억원(263%) 늘었다. 자금 조달에 성공한 기업 수로 비교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투자액 미공개 건 포함, 45곳)과 대비해 2배 이상 뛰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각 바이오텍들은 올해 1분기엔 3927억원, 2분기엔 4574억원을 투자자들로부터 모았다. 작년의 경우 1분기 조달액은 1102억원, 2분기는 2122억원었다. 분기별로 살펴봐도 모두 상당한 격차다.
올해 6월 롯데지주 등이 통 큰 베팅을 결정하며 1500억원을 조달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그러나 대기업의 지원이 뒷받침된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해도 조달 규모 측면에선 의미 있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2024년 상반기 조달 실적을 투자 '라운드별'로 보면 시리즈 B의 비중이 가장 컸다. 그간 국내 비상장 바이오텍 반기 조달 라운드에서 줄곧 시리즈 A에 가장 많은 기업과 자금이 몰렸던 것과 대조된다. 이 기간 시리즈 B 라운드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2438억원이다. 같은 기간 시리즈 A(2041억원) 성과를 근소하게 앞섰다.
다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투자 라운드를 밝히거나 특정할 수 없는 '기타'투자가 늘어난 점이다. 이 기간 기타 투자 규모는 2598억원으로 시리즈로 구분할 수 있는 라운드별 투자보다 조달액이 많았다.
통상 시리즈 투자는 벤처캐피탈(VC)을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가 중심이 된다. 반면 기타 투자는 개인투자자나 투자 내역을 공개하기 어려운 불특정 다수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바이오 투자 시장에선 VC 등을 비롯한 FI가 주인공이 아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직 조달 시장의 경직된 분위기가 해소되지 않았고 많은 자금이 물밑에서 움직였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밖에 시리즈 C 투자가 621억원, 프리IPO(Pre-IPOㆍ상장 전 지분 투자)가 483억원으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전략적투자자(SI)를 통한 투자 성과도 320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상반기 규모만 놓고 보면 압도적인 톱픽'(Top-pickㆍ최선호주)'은 롯데바이오로직스다. 다만 1500억원에 달하는 조달액 전체를 국내 및 일본 지주사로부터 수혈받았다. 이를 고려하면 시리즈 B에서 복수의 FI를 통해 400억원을 조달한 케어링이 이 기간 바이오 투자 시장 톱픽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케어링의 뒤는 역시 대기업 모회사로부터 출자를 받은 카카오헬스와 국내 시리즈 A 투자 최상위권 역사를 새로 쓴 진이어스의 차지였다. 카카오헬스와 진이어스 모두 300억원을 확보했다.
특히 진이어스가 300억원을 모은 성과는 국내 역대 바이오텍 시리즈 A 투자 성과 공동 4위에 해당한다. 2021년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 올해 상반기 시리즈 B 이전인 2022년 시리즈 A를 마쳤던 케어링, 2023년 넛지헬스케어와 임프리메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