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학·법학·정치외교학·경영학 등 다학제적 커리큘럼 장점
"혁신·융복합 제품개발, 규제충돌 예방하는 인재 양성 필요"
CULTIVATION 여기는 제약바이오 인재 양성의 '맛집'
① "성균관대 강점은 데이터ㆍ바이오기술ㆍ임상 혁신 3박자 커리큘럼"
② 안전성평가 인재 키우는 '아주대 규제과학과' 인수분해 해보니
③ 전주기 의약품 유효성 평가 전문가 양성소 '경희대 규제과학과'
④ 중앙대 규제약학과 "뉴 모달리티 의약품 품질평가 인재양성에 역점"
⑤ "우리 학과는 첨단·융복합 시대에 맞는 의료기기 인재 양성이 목표"
⑥ "혁신·융복합 제품개발, 규제충돌 예방하는 인재 양성 필요"

[끝까지HIT 10호] 의약품 및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규제과학은 이제 식품, 화장품, 의약외품 등 분야로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과거 각 제품 분야별로 규제 정책이 운영 및 관리돼 왔다면, 최근에는 각 분야가 융합되기도 하고, 국가 규제기관별로 규제 수준이 상이하기도 하다. 때문에 이들의 전반적인 특성과 규제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합리적인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없다.
결국 식품과 의료제품 전반에 걸친 이해를 바탕으로 미충족 정책수요를 발굴하고, 정책을 평가해 개선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끝까지HIT>는 바이오헬스 규제과학 인재양성 대학 중 규제정책연구 분야 대학으로 선정돼 운영 중인 ‘동국대학교 식품·의료제품 규제정책학과’의 권경희 교수(연구 책임자), 이승용 교수(前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서경원 교수(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를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
"식품·의료제품 분야 규제정책 개선을 선도할 인재 양성 목표"

2022년 식약처로부터 지정된 동국대학교 식품·의료제품 규제정책학과(이하 규제정책학과)는 과학적 기반의 규제를 설계·검토·지원하는 기본적인 규제정책 설계역량을 갖춘 규제과학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국대 규제정책학과는 타 대학이 의약품, 의료기기, 식품 등 개별적인 제품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데 반해, 이들 모두를 아우르는 커리큘럼을 운영 중인 것이 특징이다. 그 범위는 화장품, 의약외품, 담배, 위생용품 등을 포함해 식약처 관리 대상인 식품 및 의료제품 전반에 걸친다.
식품 및 의료제품 업계가 점차 융복합화 되고, 혁신적인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정부 및 업계에서는 규제적인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새로운 혹은 개정된 규제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규제정책학과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설계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경희 교수는 "타 규제과학과가 고시 및 가이드라인 등과 관련된 실무적인 평가법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우리 학과는 약사법 등 관련 법 제도를 바꿔야 이뤄질 수 있는 영역을 다루고 있다"며 "학과 차원에서 관련 제품들을 중심으로 규제 정책을 합리화하고, 필요하다면 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법 제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즉, 평가 기술이라고 하는 도구가 제품화 과정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이 규제정책이라는 것이다.
이승용 교수는 "식품도, 의약품도 개발단계를 연구하는 담당자들이 있다면, 제품화로 연결 짓기 위한 인허가 담당자들도 있다"며 "우리 학과는 이들과 관련된 정책들을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시야를 가진 전문가를 키운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경원 교수도 이에 동의하며 "우리 학과는 안전성, 유효성, 품질 등 분야를 연구함과 동시에 제품 분류 체계, 기준 규격, 기재 사항, 유통 등과 관련된 분야를 포함해 규제 정책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첨언했다.
융복합적 비전을 갖출 수 있는 다학제적 커리큘럼

학과 운영 3년차에 들어선 동국대 규제정책학과는 ①식품 규제과학 ②의료제품 규제과학 ③융복합 규제과학 전공 등으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권경희 교수는 "우리 학과의 역할은 크게 △미충족 수요의 발굴 △기존 정책 개선 △새로운 정책 기획 등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비전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어느 규제과학 대학원에서도 커버하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식품과 의료제품 전반의 틀을 같이 알고, 내가 관심 있거나 혹은 개선하려고 하는 정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는 특히 정책이나 제도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각 학과 전공은 △안전정책연구 △혁신정책연구 △소통정책연구 등으로 더 세분화된다. 학과는 이 세 가지 영역을 규제정책에 필수적인 요소로 꼽았다.
권 교수는 "식품 및 의료제품 등의 안전 테두리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 혁신 신약과 더불어 신소재 식품 등 새로운 분야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환자 및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고 소통할 것인지에 대해 공부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세분화했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전공의 교수들을 모셔 수업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규제정책학과는 △약학과 △제약바이오산업학과 △식품생명공학과 △식품산업관리학과 △한의학과 △의학과 △의생명공학과 △생명과학과 △화학공학과 △행정학과 △법학과 △정치외교학과 △경영학과 등 다양한 학과 교수진을 확보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업계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를 꾸렸다. 이것이 규제정책학과가 타 규제과학 대학원 대비 넓은 제품 영역을 커버하는 원동력이다.
국내외 기관과 규제혁신 위한 다양한 연구 수행

학과 지정 3년 차에 돌입한 동국대 규제정책학과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및 식약처 등 국내 기관과 미국 규제과학 혁신우수센터(Center of Excellence in Regulatory Science and Innovation·CERSI)와 같은 해외 기관과 활발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권경희 교수는 "다양한 기관의 연구 과제를 수주해서 학생들에게 제공해 규제과학자적 마인드를 심어주고, 다양한 성과들을 내기도 했다"며 "작년 미국 FDA와 한국 식약처의 조직 비교 연구를 진행한 바 있고, 규제혁신법을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과제도 진행한 바 있다. 더불어 식약처의 R&D가 다른 부처와 어떤 특색과 차별화를 가져야 하는 지미국, 일본, 유럽 등 국가 사례와 비교하는 연구 과제도 수행했다"고 소개했다.
학과는 이 외에도 식품 및 의료제품의 기준 규격, 메디푸드(Medi-Food) 등 새로운 제품군과 관련된 정책 연구도 수행해왔다.
권 교수는 "개인적인 숙원 사업은 제품별 분류 체계가 오버랩 돼 있는 그레이 에어리어(Gray area)에서 해외와 제품 정의가 규제적으로 다른 영역을 조화(harmonization)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나라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 예로 건기식 및 기능성 화장품을 들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건기식 및 기능성 화장품을 일반의약품(OTC)에 준하게 관리하고 있어, 해외에 이를 수출하기 위해선 cGMP에 준하는 관리를 했는지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규제적 갭(Gap)을 줄이는 것 또한 규제정책학과의 연구 목표 중 하나다.
더불어 학과는 식약처 출연연구과제인 '식의약 규제과학 글로벌 협력연구'에 선정돼 지난 4월부터 '글로벌 수준의 환자 중심 의료제품 허가심사 관리체계 고도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 CERSI 대학 등과 협력해 진행 중인 이 과제는 글로벌 규제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국제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선진화된 분류체계 및 제품의 특성을 반영한 의약품·식품·담배제품 등의 표시기재 개발·평가·관리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규제과학 고도화 및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1. 식·의약품 규제과학혁신 발전전략 마련 연구
(사회약학연구실 권경희 교수팀)
'식품·의약품 등의 안전 및 제품화 지원에 관한 규제과학혁신법’ 시행에 따라 규제과학혁신 중·장기 발전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식의약규제과학혁신법’은 식품·의약품 등의 안전한 사용과 신속한 제품화를 위하여 규제과학 거버넌스 도입, 연구개발사업(R&D)의 추진, 제품화 지원, 규제과학 전문인력을 양성하도록 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규제과학 국내외 현황을 거버넌스, R&D 및 제품화 지원, 인재양성 체계 측면에서 검토하여 우리나라 상황에 적합한 규제과학 발전 방향과 정책의 제언을 목표로 하며, 연구 결과가 규제과학혁신을 위한 합리적인 규제 기반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 경구용과 차별화된 경관용 특수의료용도식품 기준·규격(안) 개발 연구
(식품·의료제품규제정책학과 이승용·권경희 교수팀)
특수의료용도식품 중 영양조제식품은 일반 식사만으로는 필요한 영양을 섭취할 수 없는 영양불량 환자의 식사 관리를 위한 식품을 말한다.
식약처장은 필요 시 국민 건강을 보호·증진하기 위하여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식품의 제조·가공·사용·조리·보존 방법이나 성분에 관한 규격을 정하여 식품공전에 제시할 수 있다. 식품공전 상 임상 영양조제식품은 질병 또는 상태에 따라 표준 제조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나 환자의 사용 목적(경관급식/경구영양보충)은 고려하고 있지 않아, 본 연구에서는 이를 고려한 기준 및 규격을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 의약품 안전관리를 위한 포장·용기 가이드라인 마련 연구
(사회약학연구실 권경희 교수팀)
의약품 개발단계에서부터 적절한 용기 및 포장 재질을 선택하여 최종 환자에게 투여될 때까지 안전성 및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국제적으로 의약품 용기·포장에 관한 품질관리 규제 강화로 인해 국내 허가·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의약품 용기·포장 재질 등 의약품 적합성 평가를 위한 고려사항을 정리하고 관리체계를 마련하고자 하며, 의약품 품질평가 기반 강화를 위한 포장·재질 분류체계도 함께 확립하고자 했다. 또한, 국내외 약전 비교·검토를 통해 용기·포장 관리를 위한 대한민국약전 개정안을 마련하고, 국내 허가사항 등을 반영한 정보제공 우선순위를 선정하여 업계의 수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했다.
4. 배양육의 기술 혁신과 제도화를 위한 연구:기술 개발 및 안전성 평가 정책 마련
(신소재식품 규제과학 연구단(NFRS) 박유헌 교수)
박유헌 교수가 이끄는 신소재식품 규제과학 연구단은 신소재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학 기반의 규제를 제안하고, 제외국 네트워크를 통한 규제의 국제적 조화를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연구원들은 국내외 배양육 기술 및 정책 조사는 물론, 배양육의 안전성 평가 방안 마련을 위해 배양육 생산 시 사용되는 세포주, 배양액 등 배양육 생산 기술에 대한 심도 있는 개발 및 분석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향후 식품 및 의료제품 규제 정책 트렌드 변화는?
이승용 교수는 과거 의약품 및 의료기기 영역에 국한돼 온 규제과학 분야가 식품의 안전 정책 결정에도 중요한 도구로 사용될 것이란 입장이다.
이 교수는 "규제과학혁신법이 식품에도 적용됨에 따라, 식품의 안전 정책 결정에 과학적인 증거가 요구되기 시작했고, 규제과학이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며 "대체육, 가공육 등 아직 국민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세포배양식품을 비롯해 건기식 신소재, 메디푸드 등 새로운 개념의 식품 군이 등장함 따라 규제과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건기식 시장이 의약품 시장 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그 제품화에 앞서 안전성에 더 관심이 집중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서경원 교수는 신기술 접목 의료제품의 등장에 따른 규제와 글로벌 규제기관 별 파트너십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의료제품의 등장과 함께 그에 대한 규제 정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해질 것"이라며 "예를 들어, 최근 떠오른 AI 진단 분야와 같은 소프트웨어 제품 그리고 신 소재인 마이크로니들 등이 있다. 이들의 효과와 안전성을 어떻게 평가할 지 규제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소프트웨어 제품의 특성상 버전 업데이트가 필요한데, 이를 허가 변경으로 봐야할 것인지, 신규 허가로 봐야할 지도 고려돼야 할 문제다.
그는 "규제과학은 식약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되고 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타 규제기관과 학계, 산업계 등 이해관계자들끼리 모여서 집단 지성을 통해 조화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우랩소(우리 랩실을 소개합니다)
"식품·의료제품 걸친 연구 경험 가능"
현재 소속된 연구실을 소개해주세요.

권경희 교수님이 지도교수로 계신 저희 '사회약학 연구실'은 사회약학과, 식품의
료제품규제정책학과, 제약산업학과 등 3개 학과를 전공 중인 약 24명의 연구원이 소속돼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약학 관련 사회 전반에 걸친 규제 정책 내용을 다루고 있어 연구 범위가 굉장히 넓습니다. 또, 첨단바이오의약품, 식품, 담배, 화장품 등 분야까지도 아우르고 있습니다.
이들의 기재사항, 안전 관리, 소비자 직접 시행(DTC) 제품 관련 규제 동향 및 개
선점 등 영역도 다양합니다.
동국대학교 규제정책학과에 지원하게 된 동기를 알려주세요.
학·석사에서 영양학을 전공하고 병원에서 건기식 인체적용시험 관련 업무, 정책연구 등을 수행했습니다. 정책 연구에 있어서 과학적 배경이 도움이 된 건 사실이지만, 점차 한계가 느껴졌습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영양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식품 관련 정책 관리 능력을 키우고 싶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권경희 교수님께 동국대 규제정책학과에 대해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책이라는 것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가르칠 수 없는 영역으로, 실제 정책을 참
여해보고 결정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식약처 출신의 이승용 교수님과 서경원 교수님께서 동국대 규제정책학과에 계셨다는 점이 학교 선택에 큰 요소가 됐습니다. 이런 이유로 큰 고민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전일제로 박사과정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실의 특장점을 소개해주세요.
가장 큰 장점은 연구 기회입니다. 본인이 원한다면 정책과 관련된 연구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환자 영양식인 메디푸드, TPN(종합영양수액제) 등을 환자들에게 어떻게 공급할 지부터 규제발전 전략 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2022년 대한약학회 추계 학술대회, 제1회 식의약 규제과학 경진대회와 2023년 식의약 미래비전 국민동행 소통마당(과학편) 등 대회에서 학생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이 중 2022년 규제과학 경진대회에서 '영양조제식품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라는 주제로 참여했는데, 권경희 교수님과 이승용 교수님을 비롯해서 저희 학과 참여 교원이신 행정학과, 경제학과, 밥학과 교수님께서 의견을 주셨습니다. 해당 의견을 반영해 경진대회 연구 주제를 가다듬은 것이, 수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추후 희망하는 진로 분야가 있나요?
현재 전공이 식품 및 의료제품 등을 담당하는 식약처 규제정책과에서 근무하는 데 용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규제기관 내에서 정책 결정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해보고 싶습니다. 더불어 학계에 남아 정책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것도 관심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