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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암 겪는 소수 환자와 소통 창구

희귀질환과 희귀암을 겪고 있는 환자 수는 타 질환에 비해 극 소수다. 그만큼 그들이 낼 수 있는 목소리는 작을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그들을 향한 관심과 정책도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해당 질환 치료제의 국내 임상시험계획 승인, 품목허가, 보험급여 등재, 품절 제품 정상 유통 등 빨리 처리됐으면 하는 상황을 털어놓고 싶지만, 말할 수 있는 곳도, 들어주는 곳도 한정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들이 의견을 낼 수 있는 귀중한 창구가 '국민동의청원'이다. 국민동의청원은 대한민국 국회가 운영하고 있는 국민 참여 공간이다. '헌법 제26조'에서 국민의 청원권을 보장하고 있는 바, 국민은 국가 기관에 대해 일정한 사안에 관한 자신의 의견이나 희망을 진술할 수 있다.

각 국민동의청원은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를 통해 30일 동안 5만 명의 국민의 동의를 받아야만, 국회 소관위원회 및 관련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다. 이후 위원회 심사에 채택된다면 본회의에서 심의∙의결되고, 일부 정부에서 처리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청원은 담당 부서가 처리결과를 보고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이 5만 명 기준에 있다. 다행히 청원에 참여해줄 수 있는 환자들과 해당 질환의 어려움을 공감해주는 국민이 충분하다면 청원을 통해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지만, 유병률이 낮은 희귀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은 이리 저리 힘을 합쳐봐도 5만 명 기준은 높다.
물론, 너무 많은 안건들로 국회 업무에 지장이 가지 않을 수준의 기준을 설정한 데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일정 수준의 환우 모임을 결성하기 어려운 희귀 질환자들은 어떻게 목소리를 정부 측에 전달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남았다.
일전에 보건의료 문제를 지적하며 피켓을 들고 국회 앞으로 나선 환자들에게 몸도 편찮으신 상황에서 어떻게 직접 나서게 됐는 지 질문한 적이 있다.
이 환자는 "소수밖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 질환자들은 국민 청원이나 언론을 통해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며 "몸이 편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렇게 라도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고자 주변 환자 분들과 함께 나서게 됐다"고 답했다. 이들은 추운 날씨와 불편한 건강 상황에도 본인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 선택을 하게 됐던 것이다.
소외된 환자들에게 무조건 추가 혜택을 주자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직면한 상황이 관련 결정권자들과 국민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소통 창구 마련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