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규한 마약안전기획관 "제조‧수입업자 역할 커졌다"
제약사 규제 부담 우려엔 "제도 효율화 차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용 마약류' 관리를 위해 제약바이오업계가 하고 있는 '위해성관리계획(RMP)'에 안전을 위한 조치를 추가할 계획이다. 업계가 RMP를 두고 규제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에는 '전달 체계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채규한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은 6일 식약처 전문기자단을 만난 자리에서 올해 의료용 마약류 관리 방향과 함께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채 기획관은 먼저 "마약사범 수가 증가하면서 우리나라가 더이상 마약류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제 마약류 사범 수는 2022년 1만8000명에서 2023년 11월 2만5000명으로 증가했다"며 "실제 드러나지 않은 암수율(평균적으로 약 28~30배 수준)을 적용하면 최대 100명당 1명이 마약 중독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채 기획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용 마약류 관리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환경상 '졸피뎀'이나 '프로포폴' 등 의료용으로 쓰이는 마약류 및 향정신성의약품의 접촉 빈도가 높은 이유에서다.
그는 "올해 시행을 앞둔 중독 예방이나 재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다수 있다. 그 중 RMP와 연계해 시행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의료용 마약류를 쓰는 환자들이 중독자로 전환되지 않으려면 진단, 처방, 조제, 투약 단계에서 적절한 개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약, 희귀의약품 등 식약처장이 정하는 의약품의 경우 환자용 사용설명서, 안전사용보장조치 등 식약처 장이 정하는 위해성 완화 조치방법을 포함하는데, 이를 포함한 종합적인 의약품안전관리 계획을 RMP라고 말한다. 시판 후 발생한 부작용 감시 등을 시작으로 의료진 및 환자 대상 조치 등 다양한 사항을 포함하며, 의약품 제조ㆍ수입업체는 제품을 판매한 이후 해당 계획을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실제 RMP에 마약류 관련 내용이 도입된 국가의 경우 환자에게 그 위험성을 강조하고 중독을 막을 수 있는 조치가 포함돼 있다. 일본의 경우만 해도 RMP를 통해 의료용 마약류 처방 및 조제시 '환자가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설명하라'라는 글귀가 들어있는 등 적극적으로 규정을 활용하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국내에서도 환자용 설명서 및 의료진용 설명서 등을 통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는 이들에게 중독 문제가 생길 경우 어디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을 함께 담는다던지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는 게 채 기획관의 설명이다.

채 기획관은 "RMP 제도를 활용해 의료용 마약류 제조ㆍ수입업자들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제약사 등 의료용 마약류 제조ㆍ수입업자의 부담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RMP가 환자의 의약품 투여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위험성을 막기 위한 안전조치로 의무인 것은 맞지만, 이미 의료용 마약류의 경우 역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큰 의무를 부여할 경우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채 기획관은 "규제가 더 많아지는 게 아니라 기존의 체계를 좀 더 효율화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한다고 보면 된다"며 "외국 사례와 국내 상황을 같이 살펴보면서 우리 보건의료 전달체계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어보려 한다"고 밝혔다.
실제 RMP 내 의약품 제조ㆍ수입업체 즉 제약사의 위해성 완화 조치 방법에는 '환자용 혹은 전문가용 설명자료 또는 교육자료' 및 일반적인 정보 전달만으로는 어려운 경우 필요한 조치사항을 담은 '안전 사용 보장 조치' 등의 사항이 있다, 이 과정을 제약사가 좀 더 책임감 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식약당국이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의 마약류 관련 RMP 의무를 철저히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마약 문제에 공을 들이고 있는 당국과 업계가 어떤 방법으로 RMP에서의 해답을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 식약처, 사망한 배우자 이름으로 마약류 처방 등 법 위반 27명 적발
- 식약처, 마약류 중독재활센터 설치·운영 담은 '마약법 시행령' 공포
- 예산 200억 늘어난 식약처 '마약' 정책, '민생토론회'서 발표 전망
- 올해 6월부터 마약류 복용하면, 병의원에서 다 안다
- 한국릴리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옴보' 식약처서 허가받아
- '마약법' 9조냐, 12조냐 따라서 오락가락 하는 '마약류 반품'
- 마약류 처방 문제, 공급자 책임도 강화…"의료인도 경각심 가져야"
- 식약처, 올해 해외제조소 현지실사 50→100개소로 확대
- 식약처, 사망자 도용해 마약류 처방 받은 6명 적발
- 식약처, RMP 일원화 맞춰 약물감시 절차 '새로고침'
- RMP 중요성 커지는데... 기업 안전관리책임자는 '어물어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