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박신영 브이에스팜텍 대표·허민호 룩센트 컨설턴트
"GBD 프로그램, 타 교육과정과 확연히 달라…실전 위주 내용"
"실제 사례가 BD들에겐 중요…실무 갈증 해소"

사업개발(BD)팀은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조직이다. 회사마다 하는 일이 다른 데다 그 일마저도 시시때때로 바뀐다. 책상에 앉아 계약서와 씨름하는 날이 있는가 하면, 해외로 날아가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는 날도 있다. 특허도 알아둬야 하고, 법리에도 발을 담가야 하며, 재무에도 밝아야 한다. 그래서 BD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 물으면, 열에 아홉은 곤란해하며 고민하다 이렇게 답한다. "뭐, 이것저것 하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것저것'으로 점철된 BD의 일은 처음 하는 것 투성이다. 새로운 기술을 새로운 상대에게 알려 해본 적 없는 계약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항상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목마르다. 그저 '잘 아는 사람'보다는 '해 본 사람'의 경험담을 원한다. 그들의 경험치를 등대 삼아 항로를 짜내고 방향키를 돌리길 원한다.
그 목마름에 응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해 본 사람'의 노하우를 양껏 담은 '글로벌 비즈니스 디벨롭먼트(Global Business DevelopmentㆍGBD)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난 6월 열렸던 1기의 열기에 힘입어 이번달 2기 교육을 앞두고 있다. "더 자주 해달라"며 수강생들이 보채기까지 했다는 이야기마저 들리는 통에 귀가 솔깃해진다. 히트뉴스는 제1기 GBD 전문교육 수료생인 박신영 브이에스팜텍 대표와 허민호 룩센트 컨설턴트를 만나 수강 후기를 들어봤다.
GBD 전문교육 프로그램에 좋은 평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박신영 대표
"다른 곳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랑 확실한 차별성이 있었어요. 이번 교육에서 좋았던 점은 커리큘럼이 실무에 매우 특화된 내용이었다는 겁니다. 보통 타 교육 프로그램은 가서 듣는다 해서 업무랑 바로 연결이 안 되거든요. 이번 GBD 전문교육은 수강생 인원 구성부터가 BD 위주였던 데다, 강사진도 BD에 특화된 전문가들이었습니다. 실무적인 어려움에 대한 해법을 그 자리에서 많이 물어볼 수 있었죠."
허민호 컨설턴트
"여태까지 BD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들어봤어요. 1박 2일로 진행하는 것도 있었고,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는 것도 있었고요. 그런데 깊이 면에선 이번 GBD 프로그램이 훨씬 깊었어요. 왜냐하면 다른 프로그램들의 강사진은 보통 실제로 계약을 진행한 분들이 아니었거든요. 이론적인 부분을 더 다루는 경향이 있었어요. GBD 프로그램에선 직접 계약을 해 본 분들이 강사진이었다 보니 확실히 달랐어요."

뭐랄까, 라이선싱의 A부터 Z까지를 다 짚어주는 그런 느낌이었나 봅니다.
박신영 대표
"맞습니다. 라이선싱의 전 과정을 상세하게 풀어주는 자리였어요. 처음에 어떻게 계약 이야기가 시작돼서 어떻게 발전이 되는지, 마지막엔 어떻게 끝나는지 본 거죠. 그래서 라이선싱에 A부터 Z까지의 단계가 있다 치면, "아, 우리는 AㆍBㆍD까진 했는데 C가 빠졌구나. C를 넣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도록 이번 교육이 구성됐던 겁니다."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허민호 컨설턴트
"현직자들의 리얼한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니 궁금했어요. 라이선싱(Licensingㆍ기술이전)에 딸린 실무적인 기술들, 그러니까 계약을 구성하는 법이라던지 실제 계약 사례를 보는 게 BD 실무진 입장에선 매우 중요해요. 사실 임상 관련한 실무 교육은 많잖아요. 프로토콜(Protocol) 짜는 법, 임상 설계하는 법 등이요. 그런데 BD에 관련된 실무 교육은 여태 많지 않았어요. 이번 GBD 교육이 그런 부분을 많이 해소시켜 줬습니다. 직접 계약서를 보면서 고치고, 계약서상 무엇이 문제가 될 수 있는지, 특허적인 부분에서 어디가 핵심적인 조항인지 등 실무에서 중요한 부분들을 많이 꼬집어 줬죠."

BD 업무를 보면서 평시 느끼던 부족함이 있었나요? 이번 교육이 여기 도움을 얼마나 줬을까요?
박신영 대표
"저희 브이에스팜텍이 한 2년간 기술이전을 준비해 왔어요. 기술이전을 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탐문도 해보고, 인터뷰도 해보고, 해외 업체랑 보건산업진흥원에 컨설팅을 받아보기도 했어요. 사실 이런 교육이 있는 걸 알았더라면, 혹은 더 빨리 들었더라면 이런 고생을 덜 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저희가 지금 해외 제약바이오기업과 협상을 진행 중인데요. 이번 교육에서 대웅제약 글로벌 이전 센터의 현장 경험을 들은 게 도움이 되고 있어요. 교육 중 셀링 사이드(Selling Sideㆍ기술을 수출하는 측)와 바잉 사이드(Buying Sideㆍ기술을 도입하는 측)의 입장을 시뮬레이션하는 내용이 있었거든요."
허민호 컨설턴트
"아무래도 계약서 검토가 그런 부분이었죠. 계약서야 회사 법무팀도 검토를 진행하지만, 그 전에 BD가 초기 검토를 진행해야 하고 의견을 내야 해요. 이번 교육에서 여기 있어 필요한 부분들이 많이 짚어졌어요. 또 한국에서 라이선싱 계약을 크게 했던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죠. 절대적인 수가 적으니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적어요. 그런데 GBD 프로그램에 실제로 계약을 경험했던 현직자 분들이 와서 강연을 했어요. 앞으로 우리가 보게 될 계약 시나리오, 계약 스토리를 들려주고 어떻게 준비할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죠."
그럼 완전히 실사례 위주의 교육이었던 건가요?
허민호 컨설턴트
"기본적으로 사업개발이 무엇인지, 라이선싱이 무엇인지, 특허가 무엇인지 등 이론적인 기초 정도는 깔려 있었어요. 그게 온라인으로 이뤄진 수업이었고, 나머지 오프라인 수업을 판교에 가서 들었어요. 거기서 실사례 위주로 이야기를 듣고 왔고요. 밸런스가 적절했죠."

교육 중 '아하', 싶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전혀 몰랐던 사실이나 신선한 시각이라던지요.
박신영 대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강연이 그랬죠. 버릴 게 하나도 없었어요. 그 중에서도 딜이 진행되는 과정을 설명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저희가 딱 그 과정을 겪고 있거든요. 두려움이 많이 없어졌어요. 예를 들어서 라이선싱을 하러 파트너링을 진행하다 보면 만났던 상대를 계속 만나게 돼요. 이걸 반복하다 보면 약간 두려워져요. 2~3번 만났는데도 "계약하자"는 이야기가 바로는 안 나오니까요. 그런데 이 대표님 말로는 한 열 번은 만나야 한다는 거죠. 올해 만나서 인사하고, 다음 해에 만나서 또 인사하고요. 새로운 실험 데이터가 있는지 상대가 물으면 또 업데이트 해주고요. 그러다가 딜이 성사되는 거라고 하더군요."
허민호 컨설턴트
"저는 협상 전략에 대해서 '아하' 싶은 부분이 있었죠. 원래 대기업과 소기업 간에 계약이 이뤄질 때 대기업이 갑인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라이선싱 사례를 직접 들어보니 그렇지만은 않아요. 소기업 쪽에서 '무대뽀'로 큰 금액을 불러버리고 협상을 시작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던 케이스도 있더군요. 그것도 다 전략이라는 거죠. '우리 BD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협상을 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GBD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합니다. 추가되거나 개선되길 바라는 부분이 있나요?
박신영 대표
"계약 과정에서 셀링 사이드와 바잉 사이드의 밸류에이션(Valuationㆍ가치평가)이 다르잖아요. 양측의 입장을 실습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또 넓은 의미에서 라이선싱 계약 과정에 대한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와 실무를 연습하는 부분이 교육과정 안에 여러 번 포함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예요. 이번 교육에서도 포함된 내용이었는데, 조금 짧게 이뤄져서 아쉬웠습니다."
허민호 컨설턴트
"저도 케이스 스터디를 개인적으로 매우 선호하는 편이예요. 이걸 더 깊게 파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계약의 과정 하나하나를 차근차근 같이 걸어보는 시간이 필요해요. 예컨대 초대형 계약 사례가 아니어도 좋아요. 3000억~5000억원 정도 되는 실제 계약 사례를 가지고, 해당 실무에 참여했던 분이 전체 스토리를 내밀하게 들려주는 그런 자리도 마련됐으면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