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 토론회'서 임상적 유용성·환자 급여 희망 설명
복지부·심평원, 재평가 필요성 강조…"학회·업계도 노력을"

건강보험급여 청구액 연간 2300억 원대로 올해 재평가 대상 최대어로 꼽히는 히알루론산 점안제를 두고 임상적 유용성을 따지기 위한 토론회가 열려 의료계와 제약업계가 해당 약제의 유용성과 환자 필요성을 강조하며 가치 인정해달라고 주장했으나 정부는 "아니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보험당국은 많은 금액의 건강보험재정이 투입되는데 평가과정 없이 무작정 제공할 수는 없다는 게 입장이라며 "재평가를 충실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이 16일 주최한 '건성안 환자의 점안제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정책 토론회'에서는 올해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인 히알루론산 점안액의 임상적 유용성을 강조하는 의료계와 당국의 입장은 팽팽하게 엇갈렸다.
급여적정성 대상 성분 발표 당시를 기준으로 히알루론산 점안제는 51개사 427품목으로 집계됐다. 3년 평균 청구금액은 2315억원 수준이며, 보험급여 등재국가는 1개 국가에 불과해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이 됐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안구건조증 치료제 등으로 쓰이는 히알루론산 점안제의 임상적 유용성, 비용효과성 등의 자료를 받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이날 토론회 연자들은 안구건조증에서 히알루론산 점안제가 임상적 유용성 면에서 필요한 약제이며, 환자가 해당 약제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서동철 명예교수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해당 제제의 임상적 유용성을 정리한 논문 7편을 메타분석하며 선행연구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서 교수는 △다양한 수분보충제를 대조군으로 사용한 연구를 함께 해 대조군 간 이질성이 있으며 △추적관찰기간이 다양하다는 점 △최종결과값과 측정기간의 변화값 혼용 △샘플수 혹은 결과 데이터 입력 오휴 △선정된 논문의 결과해석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의 경우 실제 사후평가에 쓰인 문헌이기도 하다.
때문에 새로운 메타분석을 통해 다양한 수분보충제를 성분별로 구분하고 같이 분석한 방법을 활용하는 한편, 쉬머테스트(안구건조증 정도를 측정하는 지수 중 하나로 눈물량을 검사한다)에서 히알루론산 점안제가 사이클로스포린 대비 개선효과를 보였다는 결과의 도출이 필요하다고 서 교수는 밝혔다.
서 교수는 기존 선행연구와는 다른 문헌 선정을 통해 히알루론산의 임상적 유용성을 따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술 여부, 단순 리뷰, 비구체적인 수치를 가진 문헌,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 문헌 등을 제외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는 해당 기준을 적용한 총 14개 문헌(1998년부터 2018년까지)을 선정, 분석한 결과 히알루론산을 사용하는 환자군이 다른 성분의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환자군보다 눈물량이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늘어 안구건조증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필요성과 함께 이들의 부담을 완화시켜 주기 위한 노력이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김재용 교수는 "국내 안구건조증 환자가 증가해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 히알루론산 점안제가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해당 성분 점안제가 건강보험 중단시 응답자의 78.2%가 '경제적으로 부담된다', 히알루론산 점안제의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에 86.5%가 '필요하다'고 답변하는 등 환자들의 급여 지속 희망도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히알루론산 점안제를 처방받는 전체환자 중 70.4%가 노년층이었으며, 연량대가 높아질수록 처방 빈도가 늘어나는 이상 노인의 건강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말이다. 히알루론산 점안제가 급여목록에서 제외될 경우 노년층 약제비 부담 증가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김동현 교수도 해당 제제가 환자에게 쉽게 추천해 줄 수 있는 제제라는 점을 전하며 사회적 요구도를 강조했다.

의료계·업계, 필요성 높은 제제 주장에…
보험당국 "학계·업계도 입증해 노력해달라"
패널토론에서 의료계와 제약업계 등은 임상적 유용성과 사회적 필요도를 고려해 해당 제제의 급여유지를 언급했다.
대한안과의사회 정혜욱 회장은 안구건조증과 연관된 질환으로 다른 안과질환까지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타 제제 대비 히알루론산 치료제가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는 치료제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광희 본부장은 재평가 대상 선정 기준에 대해 지적하며 "히알루론산 점안제가 일본에서만 허가받았다는 것과 달리 타국에서 의료기기로 허가받았던 점 등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체계가 다른 타 국가의 허가 제도와 임상에서의 쓰인 가치를 봤을 때 현재 사용량, 외국에서의 허가현황 등이라는 재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업계에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영업 환경, 사회적 요구도의 종합적 고려 필요성을 봤을 때 △합리성 있는 기준 △재평가 절차 기조 유지 △재평가 과정에서 공감을 위한 공론화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정 본부장은 전했다.
정부 측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며 평가는 공정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심평원 박은영 약제평가부장은 "선별등재 전 허가받은 품목에 대해 급여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평가하고 있다. 메타 분석, 문헌 등은 물론 학회에서 제출한 자료도 검토를 하고 있다"며 "연령별 현황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타 국가의 의약품 급여등재 여부에서 의료기기로 등재된 곳은 쇼그렌 증후군이나 중증질환 등에만 급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의견 주시는대로 열심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오창현 보험약제과장은 "환자의 경중을 따질 수는 없겠으나 건강보험 재정은 세금과 보험료이다보니 급여 우선 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오 과장에 따르면 재평가는 급여권 유지를 결정하는 것이지 급여목록에서 제외하는 것이 주 목적이 아니다. 즉, 급여의 가치를 확인하겠다는 의도다.
히알루론산 점안제 경우 1997년 첫 등재됐고 사용연령, 질환 등의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재평가 대상 성분을 선정할 때 급여 청구액이 200억 원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데 히알루론산 청구액은 2300억 원에 달한다. 건보재정은 항암제나 만성질환 약제 등에 골고루 써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급여적정성에 대한 재평가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복지부의 입장이다.
오 과장은 "학회 등에서 분명히 효과를 입증해주셔야 한다. 임상 과정에서 증상 완화가 아닌, 건강보험을 통해 치료에 필요한 환자의 영역이 어느 정도인지를, 과다이용과 남용은 없는지, 어느 정도 기간이 필요한지 등을 업계와 학계도 고민해 달라. 우리도 고민하겠다. 이런 기준을 통해 생명을 위협하는 분들에게 건강보험을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