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품절 제품, 구매력 갖춘 CSO가 출하 조정·판매까지

"지금 (다산제약 제조) 제품은 출하가 안돼요. 약국은 (의약품을) 달라고 하는 데 못주는 게 우리 책임이 아닌 거예요. 다산제약이 만든 제품을 제약사가 가지고 있고, 그곳에서 CSO를 끼고 물건을 출하하니까, 필요한 제품이 아닌 약이 출하가 되고 가수요가 자꾸 생길 수밖에 없는 거에요."

다산제약에 품목 생산을 위탁한 제약회사의 일부 제품이 품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약국으로 들어가는 제품을 일부 CSO가 도도매 형태로 공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위탁 제약회사 상당수가 CSO를 통해 영업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정작 물량을 받아야 하는 유통업체가 제약회사 대신 CSO에게 물량을 부탁하는 이상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의약품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다산제약에 생산을 위탁했던 제약회사들의 의약품들이 CSO를 통해 유통업체로 흘러들고 있다.

실제 모 지역에서는 지역 CSO 영업직원이 모 제약회사가 수탁사를 통해 생산한 고혈압치료제 수요를 유통업체 대상으로 파악해 제약회사에 요청하기도 했다.

해당 제약사에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제약사→CSO→유통업체를 거친 의약품이 약국에 공급되는 2차 도매, 소위 '도도매'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같은 사례는 다른 지역에서도 있다. D사 제품 처방을 독점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모 CSO는 유통업체가 필요로 하는 물량이 공급되도록 하고 있다.

해당 지역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제약사가 자사 제품을 CSO에 독점 공급하다시피 한다. 그래서 수요가 많은 품목을 우리가 주문하면 품절이라, CSO에게 연락해 물건을 받는 기형적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이 다산제약 위탁 제약사들로부터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의약품 생산을 위탁한 회사의 경우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데다, 매출 역시 높지 않은 편이다.

CSO를 통해 영업하는 제약회사들은 CSO든, 유통업체든 구매 대상이 중요하지 않고, 자사 제품의 장기품절로 '약이 없다'는 비판도 CSO 등에 떠넘기는 형편이다. CSO는 구매력을 이용해 의약품을 확보하고, 2차 도매를 통한 마진도 챙기게 된다. 

유통업계는 CSO가 원활한 공급을 저해하는 동시에 유통 마진까지 가져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구매력 좋은 CSO가 물량을 어떻게 조이고, 푸느냐에 따라 약국의 가수요까지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지역 약국가의 경우 (유통업체가) 물량을 확보하고 있을 경우 필요에 맞게 구매를 하지만, CSO가 수량을 통제하고 사실상 인위적으로 공급량을 원하는 곳에 제공하다 보면 해당 업체를 이용하는 약사는 의약품이 모자라다고 판단해 한 번 받을 수 있을 때 많이 의약품을 받도록 필요대비 과다 주문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수량이 필요할 때 줄이는 식의 영업을 진행하면 불안감으로 인한 가수요가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CSO가 가수요에 뛰어들면 공급 문제는 물론 향후 반품 문제에 이르기까지 유통업계와 약국 불편이 이어진다. 특히 정상 공급이 가능한 수준의 제품인데도 화재를 빌미삼아 약국이 필요 이상 약을 구입하는 상황을 유통질서 차원에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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