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1단계 우수 연구 성과 발표
해외서 임상 진행·의료기기 인증·혁신상 수상 등 기술력 인정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이 27일 개최한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1단계 우수 성과 공유회'에서 4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우수 성과 내용이 발표됐다. 해당 기업들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사업단 측은 1단계 지원을 통해 치매 조기진단 기술 및 원인 치료제 개발을 위한 가시적인 과학적·기술적 근거를 확립하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1. 젬백스앤카엘, 미국·유럽 임상 2상 진행중…국내 임상 3상 하반기 시작 목표

공경선 젬백스앤카엘 부사장은 펩타이드를 이용한 신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GV1001(개발코드명)'의 미국 및 유럽 7국(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네덜란드, 폴란드, 핀란드) 2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성과에 대해 발표했다. 공 부사장은 "사업단 지원 기간에 미국 및 유럽 7국 IND 승인이 모두 완료됐고, 미국과 유럽에서의 임상시험이 개시돼 대상자를 등록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프리IND 미팅 후 IND 승인을 받기까지 4년이나 걸렸다"면서 "2021년 말 FDA IND 승인을 받은 후 이듬해인 2022년 7월 미국 내 첫 기관을 개시하고 3개월 뒤인 같은해 10월 미국에서 첫 환자 등록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경우 작년 10월 스페인에서 첫 IND 승인을 받은 이후 올해 3월 첫 환자가 등록됐다"며 "이달 들어 유럽연합(EU) 7국의 최종 승인을 받아 임상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임상(이하 4월 10일 기준)의 경우 총 28개 기관 중 26개 선정이 완료됐고, 32명의 스크리닝 대상자 중 6명이 등록을 완료했다. 유럽 임상은 42개 기관 중 36개 선정이 완료돼 7개 기관에서 임상을 개시했다. 스크리닝 대상자 17명 중 1명이 등록된 상태다.

공 부사장은 "GV1001은 국내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글로벌 임상에 나선 것"이라며 "국내 임상 3상도 지난해 1월 승인받았는데, 올해 말까지 환자를 등록하지 않게 되면 기회가 날아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FDA와는 달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상 3상에서 프라이머리 엔드 포인트 2개를 충족하는 것이 의무 사항인데, 국내 임상 2상 결과를 볼 때 하나는 충족 가능하지만 나머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 "이에 현재 국내 임상 3상 변경 승인을 진행 중이고, 하반기에는 환자 등록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사진 앞줄 가운데 묵인희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 / 사진=강인효 기자
사진 앞줄 가운데 묵인희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 / 사진=강인효 기자

#2. 뉴로핏, 뇌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해외 진출 활발

뉴로핏 공동 창업자인 김동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치매의 주요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 타우, 신경퇴행, 혈관병리 바이오마커를 정밀하게 분석해 치매 진단을 도와줄 수 있는 뇌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를 소개했다.

김 CTO는 "뉴로핏 아쿠아는 유럽, 일본, 싱가포르에서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하고 미국 FDA에 인허가 신청을 위한 준비 중"이라며 "양전자단층촬영(PET) 영상 자동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도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의료기기 인증을 받아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상반기 중으로 일본 현지에 뉴로핏 스케일 펫을 배포하는 계약도 체결해 최근 1개 일본 사이트에 판매해 설치도 완료하는 성과도 거뒀다"고 덧붙였다.

김 CTO는 "치매 원인 치료제가 상용화되기 전에는 MRI나 PET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진단함으로써 예방 관점에서 치매의심환자를 선별해 개입하자는 게 회사의 주목표였다"면서 "치매 원인 치료제가 등장함에 따라 해당 치료제의 성능, 효과를 확인하면서 부작용 검출 등도 종합해 병원 등 의료 현장에서 치매 진단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3. 케이메디허브, 저강도 집속초음파 기술 '뉴로소나'에 이전

이은희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케이메디허브) 첨단기술부 부장은 '집속초음파'를 통해 안전하게 뇌혈관장벽(BBB)을 조절해 뇌 내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발표했다. 케이메디허브는 지난 2021년 집속초음파를 이용해 두개골 절개 없이 뇌혈관장벽을 조절하는 노하우를 뇌질환치료 전자약 개발 전문기업인 '뉴로소나'에 이전하기도 했다.

이은희 부장은 "BBB는 뇌 안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혈관 구조로 약물이 뇌병변까지 못 가게 막는데, 이 기술을 이용하면 '마이크로버블' 효과를 통해 약물이 병변까지 도달하게 할 수 있다"며 "케이메디허브가 개발한 저강도 집속초음파 기술에 기반한 뉴로소나 제품은 2021년 8월 식약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이크로 버블은 혈관 내 미세한 기포가 발생하는 것을 말하는데, 초음파 에너지를 받게 되면 수축과 팽창 운동을 한다"면서 "저강도 집속초음파가 혈관을 살짝 터치하게 되고 그 에너지를 통해 혈관벽이 살짝 열리게 되는데, 이를 'BBB 개통'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먼서 "BBB 개통은 두개골을 열지 않고 약물이 뇌병변까지 도달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인 만큼 비침습적"이라며 "향후 파킨슨병에도 적용 가능할 수 있도록 개발에 나설 것이며, 뉴로소나는 국내에서 알츠하이머병을 대상으로 하는 허가용 임상을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4. 바이오소닉스, CES 혁신상 수상…시리즈 A 투자 진행중

신경식 바이오소닉스 대표는 혈액 내 미세 엑소좀 및 응집 베타 아밀로이드를 분석해 높은 정확도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하는 고편의성·저비용의 체외진단기기를 소개했다.

신 대표는 "혈액 내에 존재하는 미세한 엑소좀 및 응집 베타 아밀로이드를 분석해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 단계를 90% 내외의 정확성(AUC 기준)으로 진단 가능한 알츠하이머 치매 체외진단 시스템 개발했다"며 "해당 기기는 작년 시제품을 완성하고 올해 CES 2023(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출품해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츠하이머병뿐만 아니라 경도인지장애, 나아가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멀티 바이오마커를 개발해 체외진단기기가 하나의 플랫폼이 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바이오소닉스는 현재 해외 인허가 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시리즈A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 유치 규모는 30억~50억원 정도다. 신 대표는 "2년차 스타트업이지만,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할 만큼 유망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국내보다는 일본과 중국 등 해외에서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묵인희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은 "국내 바이오 벤처에 대한 투자심리가 많이 위축도 있는 상황이지만, 치매 관련 유망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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