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에서 형사소송 쓰인 검찰조사 기록 활용 놓고 다퉈
재판부, 통째로 어렵고 필요 내용 지정해 가져오라 주문
다음 변론 기일은 8월 8일

2017년부터 6년간 이어지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간 원료합성 조작 혐의 손해배상 소송이 2년만에 재개됐다.
서울중앙지법 제48민사부는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여섯 번째 변론기일을 열고 그동안 있었던 진행사항 등을 점검했다. 다서번째 변론은 2021년 3월이었다.
이 날 변론에서 강덕영 대표의 형사소송 당시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던 관련 기록을 활용할 것인지 아닌지 여부가 쟁점으로 맞붙었다. 민사소송에 미치는 영향 때문인데, 작년 12월 끝난 형사소송에서 검찰 조사 결과는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었다.
이날 공단 측은 기존 4개 제품 외 6개 성분 제제 관련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은 회사가 원료의약품을 못만들었음에도 기술을 갖춘 것처럼 보이기 위해 추후 신고라는 방법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 결과를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것이다.
공단 측은 "형사소송에서 무죄는 영장증거가 인정되지 않은 것뿐"이라며 "추가 약제는 이들 증거를 봐야 검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판결문만 본 상황이다. 자료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초 공단은 첫 소장에서 3가지 원료로 만든 4개 제품만을 내역에 넣었지만 현재는 6개 성분 제제를 추가한 상황이다. 앞선 제품이 기술이 없다는 내용이었다면 이들 제품은 제조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약가를 받았다가 추후 제조방법 변경을 통해 문제를 회피하려 했다는 이유에서다.
유나이티드제약 측은 "기록이 많은 데다가 형사에서 위법증거였는데 이를 민사에서 사용한다는 것도 가능한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며 "증거로 허가받지 않았다면 검찰로 반환해야 하는 것이 맞다. (진행중인 형사 소송) 항소심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주장할 예정"이라며 맞섰다.
유나이티드제약 측은 재판부의 말에 "(공단 측) 소장의 내용과 달리 합성이 가능했고 밀수 증거도 없었다는 사실이 내포돼 있다"며 "진행중인 항소심을 지켜보고 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입장을 견지했다. 또 "완제품 밀수 등은 공소시효가 넘었고, 이미 사기 등의 혐의에서도 무죄판결을 받았기에 식약처의 조사와 관련한 근거는 사라졌다"며 맞섰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 기록이 너무 많아 통째로는 어렵겠다는 입장을 전하면서도 공단이 증거를 입증할 수 있게 문서를 신청하고 필요한 내용을 직접 지정하라는 입장을 전하며 오는 8월 8일 새 변론기일까지 공단 측이 주장의 근거를 만들어오게 했다.
한편 소송은 2016년 국정감사 당시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덱시부프로펜과 독시플루리딘 증 2개 품목이 중국으로 밀수입한 원료약을 자체생산품인 것처럼 조작해 약가를 부당하게 챙겼다는 내용을 전하며 이를 환수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정부는 당시 원료부터 완제의약품까지의 모든 생산과정을 제약사가 자체생산 및 제조할 경우 보험약가를 우대하는 내용의 '원료의약품 직접생산 특례우대 조치'를 운용하고 있었다.
공단은 약제비를 환수하기 위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검찰 역시 이를 조사했다. 검찰은 당시 조사 결과 회사가 자체 제조한 원료로 판매품목의 수급량을 맞출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맞섰다.
그러나 2017년 12월 19일 처음 열린 변론은 총 다섯 차례에 그쳤고 이 날 변론도 2021년 3월 이후 2년만에 열렸다.
하지만 회사 강덕영 대표를 향한 형사소송에서 과거 검찰이 조사하던 압수수색 영장 사본 후 제출 후 모았던 증거를, 2015년 법에 어긋나게 모은 증거(위법수집증거)로 보는 판결이 나오면서 회사 측이 승소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검찰이 모아, 건보공단 측이 주장의 핵심으로 사용했던 자료가 증거능력을 입증하지 못할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 바 있다. 이 때문에 회사 측은 무죄 여부를, 정부 측은 유무죄가 아닌 증거로 인해 무죄를 받은 것뿐이라는 논거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