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파트너스 황만순 대표가 만난 바이오벤처 창업가

당신은 바이오벤처를 창업했거나 창업을 결심했다. 당신은 기초기술을 개발한 교수일 수 있고, 제약기업 연구소 출신 연구원일 수 있으며, 기존 '잘 나가는' 제약·바이오기업의 C레벨 임원일 수도 있고 투자사 애널리스트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이 개발 혹은 선택한 기술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것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망하지 않게 만들 방법은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황만순 대표는 몇 가지 사안을 구체화하는 것 만으로도 당신의 벤처가 '망하지 않을 수는 있다'고 밝혔다. 또한 망할 수 있는 구멍을 채워가는 과정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히트뉴스는 성균관대학교 바이오벤처경영과정 2주차 강의에서 '내가 만나본 바이오 창업가 : 바이오 창업가의 특징'으로 연단에 오른 황만순 대표의 강연을 토대로 '당신의 벤처가 망하지 않을 방법'을 정리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황만순 대표
한국투자파트너스 황만순 대표

 

경쟁자를 파악해라

당신이 진출하려고 하는 영역의 경쟁자를 파악함으로써 바이오벤처의 생존전략을 세울 수 있다.

먼저 사업 아이템을 선정할 수 있게 된다. 여러 개의 사업 아이템을 갖고 있는 당신은 창업을 위해 하나의 아이템을 선택할 것이다. 선택 기준은 여러가지가 될 수 있지만 많은 이들은 선행 연구결과가 많은 것을 선택한다.

그렇지만 선행연구가 많았다는 것은 그간 해당 연구를 위해 정부에서 많은 연구비를 지출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연구비를 많이 지출할 수 있는 근거는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뜨거웠던 이슈였기 때문일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뜨거웠던 이슈라면 경쟁자는 두 부류로 나뉠 수 있다. 무수히 많거나 전혀 없거나다.

경쟁자가 많다는 것은 기술에 대한 대부분의 특허가 이미 등록돼 있으며, 특허를 기반으로 한 경쟁자들이 이미 시장에 포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경쟁자가 전혀 없다면 시장이 없다는 의미와 같다.

아주 운 좋게 적절한 수의 경쟁자가 있다고 가정해도 경쟁자의 시장 비중은 파악해야한다. 어쩌면 당신은 한편이 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민은 구체적으로

당신을 망하게 하는 고민
옆방 연구실 연구원이 창업을 했다고 한다. 당신보다 학력이 떨어지고 그간 연구 성과도 적다. '나라고 못할 쏘냐'라는 마음으로 창업을 결심한다.

다행히 당신 주변에는 창업을 권하거나 지원을 약속한 지인들이 있다. 당신은 친구들에게 투자를 권하기도 하고 일부 지인들을 동업자로 끌어들인다.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된다.

'회사 이름은 무엇이 좋을까?'

창업 후 몇 번의 연구가 실패했다. '성공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마음으로 도전을 계속한다. 국가 연구과제를 따내기도 하는 등 작은 성과들이 생겼다. 다음 고민이 시작된다.

'돈을 벌면 동업자랑 어떻게 나누지? 직원들 스톡옵션은? 상장하는게 좋을까? 기술이전을 할까?'.

현실에서는 실패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160개 바이오벤처가 생기지만 상장하는 회사는 20개 내외다.

이미 기와집을 짓는 상상을 했던 당신은 실패의 이유를 찾았다.

'동업자',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대한민국', '매출이 없으면 투자하지 않는 투자업계', '역시 바이오 창업은 미국·중국에서 해야한다'.

당신이 해야 할 고민, 창업으로 무엇을 원하는가
회사를 만들어 당신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를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 연구개발 중인 아이템 완성으로 인류 건강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든 내가 기술을 완성하지 못하면 기술을 사서라도 떼돈을 벌겠다는 것이든 목표는 분명해야 한다.

창업 과정에 대한 고민도 마찬가지다. △특허를 몇 개, 어느 나라까지 청구해야 하는가 △시제품 제작은 어디서 해야 하는가 △서비스 모델은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가 △엔젤투자를 얼마까지 유치할 수 있는가 △정부지원금은 어떻게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가 △유치한 투자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등을 고민해야 한다.

 

사업계획서, 제대로 써라

=제가 기똥찬 당뇨 치료제를 개발했습니다.
=연구는 어디까지 진행됐나요?
=쥐 실험까지 했는데, 효과가 아주 뛰어납니다. 글로벌 당뇨치료제 시장이 30조원 규모이니 우리가 공략하려는 시장 역시 30조원 규모입니다.

글로벌 시장에 판매할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1조원이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임상시험 3상에만 약 8천억원이 소요된다. 8천억원을 들여 임상 3상을 끝까지 수행할 힘이 벤처에는 없다. 그 부분은 글로벌 빅파마의 영역이다.

당신은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2a상을 목표로 지난 5년간 2a상을 마친 당뇨치료제 후보물질들의 기술이전 평균값을 산출해야 한다. 기술이전 평균값에서 당신이 투자해야 할 금액을 빼고 남은 부분이 당신이 공략해야 할 시장이다.

사업계획서에 명시된 공략 시장규모가 30조라고 쓰여있는 것과 후자의 경우를 만나게 각각 만나게 된다면 VC가 당신을 대하는 태도는 180도 달라질 것이다.

 

 

고민과 대책을 엑셀에 옮겨라. 사업계획서가 될 것이다.

창업이전부터 IPO 이후까지를 축으로 하는 두 개의 엑셀파일을 만들자. 하나에는 당신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다른 하나에는 유치해야 할 자본이 들어가야 한다.

첫번째 엑셀 파일 : 인맥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곧 당신의 인맥이다. 창업부터 후보물질 개발, 시험관·동물 등 비임상시험, 임상시험 1상 등 단계별로 사업을 함께 도모할 이름을 채워 넣자.

이 파일에는 회사 내부인력 외에 외부 인원의 이름도 들어가야 한다. 당신 부하직원들은 당신에게 직언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적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교수, 의사, 변호사, 변리사, VC, 기자, 친구 당신의 벤처 세부 단계별로 컨설팅을 하고 필요한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당장 알지 못하더라도 건너건너 닿을 수 있다면 적도록 하자. 이 사람들은 추후 이사회가 되고 자문단이 될 수 있다. 

10년 전이라고 가정했을 때, 이 사람들은 당신이 '치매 조기 진단기술을 만들거야!'라고 결심했을 때 '치매야 빨리 진단하면 좋기는 하겠지만 치료제가 없는데 꼭 필요할까?'라고 태클을 걸어 줄 것이다.

두번째 엑셀 파일 : 자금
그 다음은 단계별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 확보다. 정부지원금과 엔젤투자, VC 등 민간 투자금이 포함된다.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시도자치단체 등 기준에 맞춘다면 당신을 지원해 줄 정부투자금은 많다. 그렇지만 중복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관의 연구비 지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하고 사업 단계별 난이도와 지원금액 규모를 판단해 어떤 단계에서는 어떤 기관의 지원금을 활용해야 할지를 계획해야 한다.

민간투자에서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부분은 돈의 출처다. 물론, 돈이 없을 경우에는 예외다. 누구의 돈의든 소중하다. 단, 명심해야 할 것은 당신이 창업하고자 하는 벤처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이 목표라는 것이다.

가령 특허, 계약을 할 때마다 사설 변리사와 변호사를 고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엔젤투자자 중 변호사 혹은 변리사가 있다면 비용지출 대신 부탁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VC투자자를 찾는다면 펀드 잔여기간과 심사역 성향을 파악하는 준비는 해야 한다. VC투자를 유치했다. 그런데 펀드 투자기간이 6개월 남았다면 당신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4년 6개월이다.

갓 조성된 펀드를 만난다면 당신이 실패하더라도 투자자가 견딜 수 있다.

심사역의 성향 파악도 중요하다. 한국투자파트너스 황만순 대표 파트너는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를 좋아한다. 전에 없던 새로운 기전이라면 환영이다. 당뇨·고혈압 등 글로벌 임상시험 비용 지출이 과다하게 예측되는 분야나 최근 항암제 개발 열풍으로 항암제 신약 개발업체는 좀 피하는 편이다.

 

투자자의 Exit, 브로커도 고려하자

'투자금 유치 부담도 빠듯한데 투자자 Exit까지 신경써야 하는가'라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는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규모의 Exit를 원한다.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그럼에도 투자자 성향이 빠른 회수를 선호하는지, 큰 규모를 선호하는지 정도는 구분하는 것이 좋다.

엔젤투자금을 유치했다. 회사가 만들어지고 상장까지 기적적인 경우라면 3년, 빠를 경우 5년, 통상적으로 8년이 걸린다. 그런데 엔젤투자자들은 4년 정도 후에 답답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때면 꼭 자녀들이 결혼을 하거나 유학을 가야해서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단다.

당신은 엔젤투자자의 지분을 뒤에 들어올 VC에게 유상증자 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니즈를 맞출 수 있다. VC는 구주로 인해 전체적인 투자 금액이 줄어들고 자녀가 유학을 가야하는 엔젤투자자는 금액이 조금 줄어도 인용할 생각이 있다.

브로커는 반드시 조심하자. 어떤 이와 만나 두 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을때 그 시간이 마냥 즐겁고 당신을 행복하게 만든다면, 그 사람이 도움을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한다면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

사랑하는 아내도 두 시간 이야기하면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게 된다. 금쪽같은 자녀들도 두 시간 대화하면 귀에 거슬리는 부분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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