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해프닝"… 업계 변리사 "미등록·견제 의도 분명"
유유제약 악의적이나 등록안한 더유제약·유팜몰 문제
특허청 "사업시작 때부터 상표등록 중요… 분쟁 막아"
유유제약이 최근 더유제약, 유팜몰 등 이미 제약·의약품 유통업계에 존재하는 업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해당 업체들은 '해프닝'이라지만, 제약업계 변리사들은 "남의 회사명을 상표로 출원한 것을 본 적 없다"라며 "상표 출원한 유유제약이나 사업을 하면서 상표등록도 하지 않은 더유제약과 유팜몰 모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유유제약은 지난 15일 특허청에 △유제약 △NATURE FOR YOU △더유제약 △유팜몰 등 총 12개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상표권 출원은 상표를 지정대상에 독점 사용할 권리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유유제약은 "해당 회사의 이름을 발음했을 때 유사성이 있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출원했다. 해당 상표가 등록되지도 않았다"며 "이들에게 연락 온 바는 없다. 다만 더유제약과 유팜몰의 상표를 가로채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유유제약 입장에서는 상표를 가로챌 의도가 없는 게 분명하다. 해당 회사들이 상표를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유제약은 영업사원 시절부터 피부과·비뇨기과 영역에서 활약하던 김민구 대표가 2013년 설립한 회사다. CSO로 시작해 2019년 공장 GMP 인증획득 등 사세를 확장하며 피부과와 비뇨기과 영업에 주력하고 있다. 사명 역시 피부과의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비뇨기과의 '유롤로지(Urology)'의 의미를 담았다.
유팜몰은 지난 2003년 메지온으로 시작해 2006년 현재는 GC(녹십자홀딩스)의 계열사가 된 유비케어에 인수돼 2017년 별도 법인으로 설립됐다. 두 회사 모두 신생 기업도 아니고 유유제약의 상표권 출원은 '의도성이 다분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A 변리사는 "드문 일이다. 불순한 의도로 고의적인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남의 회사명으로 상표 출원한 행위 처음 본다"며 "개인적으로는 유유제약, 더유제약 발음이 비슷한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변리사는 "통상 사업하기 전 상표등록을 받는 게 좋다. 더유제약이 이를 하지 않았건 못했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특허청 심사에 따라 유유제약이 출원한 더유제약, 유팜몰이 등록된다면 실제 더유제약, 유팜몰은 상표를 잃게 되는 것일까.
변리사들은 "실제 더유제약, 유팜몰은 특허청이 유유제약의 출원을 거절하기를 바라야 한다"며 "'정보제공' 또는 '이의신청'으로 주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공교롭게도 특허청은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누군가가 먼저 상표등록을 받았다고 해서 기존에 계속 쓰던 상표나 상호 사용이 모두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표법은 특정 요건을 갖춰 상표를 사용하는 선의의 선사용자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상표법에 따라 출원 전부터 부정경쟁 목적 없이 사용한 결과 해당 분야에서 잘 알려져 있거나 상호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선사용자가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 변리사는 "유유제약이 출원한 상표가 등록되면 더유제약과 유팜몰은 유유제약에 돈을 주고 상표를 사와야 할 수 있다. 수 백만 원에서 천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B 변리사는 "선사용을 주장할 수 있지만, 요건이 엄격하다. 우선 더유제약과 유팜몰이 자신의 상표가 널리 알려져 있다는 것을 주장해야 한다"며 "특허청에서 심사하겠지만 자기 상호를 사용 못할 리스크가 생겼는데 가만있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더유제약과 유팜몰은 상표를 등록하지 않음으로써 유유제약의 출원에 앞서 자신들이 얼마만큼 유명한가 알려야 하게 된 셈이다. 변리사들은 상표는 먼저 권리를 차지해야 하는데 더유제약과 유팜몰은 이를 간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목성호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내가 쓰던 상표를 다른 사람이 등록받은 경우 소정의 요건을 갖춘 때에만 사용은 가능하지만, 적극적인 권리행사는 어렵다"며 "안정적인 사업운영을 위해서는 사업 시작단계부터 상표등록을 해 불필요한 분쟁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더유제약 관계자는 "해프닝이라고 본다. 더유제약이 유명세를 얻으려나 보다 느낀다. 유유제약의 조치와 별도로 변리사와 협의해 상표권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회사 이름을 바꾼다거나 유유제약과 협의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