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석 한국다케다제약 대표

"다케다제약은 올해 24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다케다제약은 전통적인 제약회사에 가까운 모습이었고, 프라이머리 케어와 일반의약품(OTC)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했습니다."

문희석 한국다케다제약 대표는 1988년부터 약 30년 이상 제약업계에서 대관, 영업, 마케팅 및 사업부문장 등을 두루 거치며 다방면으로 리더십을 갖췄다. 특히 뛰어난 조직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여러 글로벌 제약사에서 다수의 제품을 출시하고 관리하며, 다양한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비즈니스 경험과 뛰어난 리더십을 기반으로 현재 한국다케다제약을 총괄하고 있다.

문 대표가 다케다에 합류한 이후, 다케다제약은 셀트리온에 프라이머리 케어를 매각하며, 희귀질환과 항암제 등을 중심으로 빅파마와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또한 국내에서도 매각 절차에 따른 노사 문제와 알룬브릭, 제줄라 등 항암제 급여 등재를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다국적제약 출입 기자모임은 문희석 한국다케다제약 대표를 만나 다케다제약의 현재와 미래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국적제약 출입 기자모임은 문희석 한국다케다제약 대표를 만나 다케다제약의 현재와 미래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국적제약 출입 기자모임은 문희석 한국다케다제약 대표를 만나 다케다제약의 현재와 미래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1. 코로나19로 인한 업무 환경 변화와 KRPIA 합류 그리고 셀트리온 매각 

지난해 코로나19를 빼놓고 이야기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케다는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국내 감염병 관련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와 긴밀하게 협조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리전(Region)과 조율하며 직원들을 위한 최선의 지원이 무엇일지 많은 고민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확진자 증가 폭에 따라 재택근무를 시행했고, 마스크나 손 소독제 제공, 주 단위 방역, 출퇴근 시 이동에 따른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택시 이용 및 주차를 지원했습니다. 또한 '스마트 워크'를 도입해 필수 근무시간인 오전 10시~오후 4시에 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제품 관련 임상이나 추후 전략에 있어 코로나-19로 인해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느정도 영향이 있기는 합니다. 국내에서도 일부 품목의 임상과 허가가 지연되는 등 다소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큰 전략적 수정이 필요한 수준은 아닙니다."

 

일본계 회사가 KRPIA에 소속된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최근 다시 KRPIA에 합류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다케다제약은 일본에 기반을 둔 회사이나 200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습니다. 또한 2018년부터 밀레니엄, 샤이어 인수 등을 통해 현재 글로벌 10위권 제약사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한국다케다제약이 KRPIA 소속이었습니다. 작년 7월 한국다케다제약과 샤이어파마코리아의 합병 이후 내부적인 논의를 통해 협회 활동에서 한국다케다제약이 업계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협회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돼 다시 합류했습니다. 현재 한국제약바이오협회(KPBMA), 한국일본계제약기업협의회(KJPA)에도 함께 소속돼 있습니다."

 

다케다제약은 최근 샤이어 인수합병이나 셀트리온과의 제품 매각 등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다케다제약은 이런 변화를 통해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갈 것인지 궁금합니다.

"다케다제약은 1781년 설립돼 올해 24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다케다제약은 전통적인 제약회사에 가까운 모습이었고 프라이머리 케어와 일반의약품(OTC)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200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했으며 방향성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고민과 노력의 결과로 2000년대 중반 이후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했고 이후 밀레니엄과 샤이어 합병을 통해 스페셜티 케어에도 집중하겠다는 방향성을 세운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다케다제약의 핵심 치료 분야는 항암, 위장관질환, 희귀질환, 신경계질환 등 4대 핵심 치료 영역을 비롯해 백신 분야에서도 최근 새로운 제품의 허가를 받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에 프라이머리 케어와 OTC 제품 일부 매각으로 인해 그간 높은 성과를 보인 캐시카우가 빠진 만큼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임직원들의 노력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뤘고, 매각을 통해 매출에서 변화가 생긴 것은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QVIA 데이터 기준(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국내 MNC 순위 10위권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욱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케다제약은 글로벌 전략에 맞추어 환자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치료제에 집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 성장해 나가는 발걸음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매각 절차에 따른 고용 이슈는 어떻게 해결하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현재는 매각으로 인해 파생된 모든 상황이 종료됐습니다. 불가피하게 다케다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직원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은 무엇일지 고민했습니다. 여기에 본사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최대한의 기회 및 지원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현재는 조직적으로 거의 마무리가 된 상태로 보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낸 만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나아가고자 합니다."

 

매각으로 인해 동요를 겪을 수 있는, 남아있는 직원들을 위한 별도의 특별한 프로그램은 있었나요?

"작년부터 임원들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다락방'이라는 TFT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작은 방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다케다+즐거울 락(樂)의 합성어이기도 합니다. '다락방'에는 2명의 임원과 10명정도의 직원이 속해 있으며,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면서 직원들을 위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2. 항암제와 희귀질환 역량 바탕으로 빅파마 도전 

제줄라나 알룬브릭의 경우 계열내 최초(first-in-class)는 아닌 제품입니다. 앞서 출시된 제품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두 제품을 따라잡을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항암제 분야에서 루프린의 경우 출시한지 오래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1위이며 아직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혁신적인 제품은 아니지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제품으로 앞으로 더욱 성장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제줄라는 여러가지 다양한 적응증을 통해 환자들에게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으며, 닌라로는 경구제의 장점을 살려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알룬브릭은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ALK 억제제 시장에서의 확실한 포지셔닝을 통해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의료진들과 접점을 늘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옴니채널(Omni-channel)을 통한 여러 마케팅 활동과 웹 또는 하이브리드 심포지엄 등, 비대면 행사를 다양하게 개발하며 의료진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샤이어가 갖고 있던 희귀질환 치료제 영역은 큰 성과는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국다케다제약은 최근 1~2년 사이에 닌라로의 RSA 등재, 킨텔레스 적응증 확대 등 항암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는 오랜 시간 준비를 해온 품목들이며 예전부터 다케다제약이 보유중인 파이프라인 내의 제품들이 많습니다.

희귀질환 영역에서도 앞으로 새롭게 출시를 계획중인 제품들이 있는 상황입니다.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임상에서부터 개발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는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혁신적인 희귀질환 치료제들을 환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에 항암제나 희귀질환 치료제 등 신약 도입 시 대표님께서 가지고 있는 기조나 전략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아시아 지역의 의약품 개발을 관장하고 있는 다케다 연구개발센터(Takeda Development Center Asia, TDC 아시아)가 중국에 있으며, 최근 TDC 아시아에서 한국 개발 책임자 (Korea Development Lead)를 영입했습니다. Wave 1에 포함된 제품이 한국에 도입될 때 어떻게 임상을 진행할 수 있을지, 빠른 임상 진행 및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TDC 아시아에 전문의 출신의 직원 한 분이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TDC 아시아에 소속돼 더 위 단계에서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외에도 사용승인 프로그램(EAP) 등 급여 등재 전 환자들에게 최대한 빨리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최대한 고민하고 있습니다.

영업과 마케팅 측면에서도 물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비즈니스 오퍼레이션(Business Operation, 경영 기획부)의 론치 엑설런스 팀(Launch Excellence Team)’을 통해 본사와 국내 신약 도입을 위한 전 과정 즉, 제품 출시 시기부터 준비, 해외 사례 공유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 보험급여 관련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항암제나 희귀질환의 경우 약가(cost)가 워낙 비싸고 접근성이 낮아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항암제는 최근 2~3년 간 급여 등재 등을 통한 환자 접근성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질환심의위원회는 아직 보수적이고 경제적인 측면을 많이 고려하는 듯한 느낌이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좀 더 과학적인 근거와 환자의 접근성 측면에서 봐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희귀질환의 경우 상대적으로 항암제 대비 환자 접근성 측면에서 아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비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ICER 값도 낮기 때문에 경제성평가에 의해 입증되기가 굉장히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정부에서는 현재 경제성평가 면제 트랙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제한점들이 있습니다. 희귀질환 분야에서 선급여나 경제성 평가 면제, RSA 개선 등 제반 제도를 좀 더 열어줄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은 정책을 비롯해 일본을 많이 따라간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다케다제약 한국법인의 대표로서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한국다케다제약에서 근무한지 2년이 됐습니다. 지난 2년을 과거의 경력과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다케다제약은 일본계라는 느낌보다는 글로벌 회사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여타 글로벌제약사와 다른 점은 없습니다.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도 겪고 있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자면, 환자 접근성 개선과 신약의 혁신성에 대한 인정이 조금 더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는 저희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기자님들과 여러 이해관계자들(학계, 업계, 유관단체 등)이 함께 협력해야 하는 부분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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