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의료기기기업 인증업체와 만나다
혁신의 재구성 #2. 씨젠
"2019년 말 중국에서 원인불명 바이러스성폐렴 환자가 집단 발생했다는 뉴스가 보도됐습니다. 이후 WHO는 원인 병원체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 밝히며 유전자를 공개했죠. 감염병이 한 지역에 국한돼 일시적 현상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었던 당시, 저희는 이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강한 유행병으로 매김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판단은 어려웠지만 결정은 명쾌했습니다. 연구소에서 진행중인 제품개발을 중단하고 곧바로 코로나19 진단제품 개발과 생산에 매진했습니다."다."
분자진단기업으로 보건복지부 선정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을 획득한 씨젠(대표이사 천종윤)은 건강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진단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회사를 소개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가끔씩 들렀던 코인 노래방에 갈 수 없었기 때문인지, 일상을 잃어버렸다는 기분을 꽤 오래 갖고 있던 탓에 '일상을 지킨다'는 말이 왜 그렇게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매주 목요일, 히트뉴스가 소개하는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사의 이야기. 이번주에 만난 기업은 2020년 9월 창립해 감염병 진단 시장에서 K-방역 위상을 높이고 있는 씨젠의 스토리입니다.

히트뉴스는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 프로젝트는 물론 씨젠의 R&D 계획 수립 최일선의 김희수 차장을 통해 씨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번 기획취재는 서면으로 진행됐으며, 서면문답을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씨젠은 어떤 회사죠?
"씨젠은 2000년 9월 창립 후 분자진단 연구·기술개발에 매진해 왔습니다. 그동안 저희는 건강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진단제품 개발과 생산을 목표로 독보적인 특허를 가진 기술을 구축해 왔습니다.
그간 노력의 결과로 저희는 △타깃 바이러스만을 선별적으로 동시에 다중 증폭하는 기술 △여러 개의 타겟 바이러스를 한 번에 검출할 수 있는 기술 △바이러스의 종류와 함께 정량까지 산출하는 기술 △최종 진단 결과를 자동으로 판독하여 오류없이 감염 여부를 정확히 진단하는 기술 등 진단 전 과정에서 탁월함을 인정받은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타깃 바이러스만을 선별적으로 동시에 다중 증폭하는 기술'은 한번에 와닿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쉽게 설명 부탁드려요 :-)
"멀티플렉스(Multiplex) 기술을 설명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한번에 여러가지 유전자를 동시에 검사하는 기술이지요.
기존 기술이 한번에 한가지 유전자만을 검사했던 것과 비교했을때 더 정확하게, 여러 증상의 원인을 파악해 낼 수 있습니다."
쉽게 설명해 주시니 정말 쉬운 기술인 것 처럼 들립니다. 이 같은 기술 구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도 알고싶습니다.
"쉽지는 않았습니다. 한 개의 증상기반 검사(Syndromic Assay)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제품 개발자가 PCR의 원리를 이해하고 시약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유전정보 관련 소프트웨어를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즉, 일정 수준 이상의 숙련된 개발자만이 제품을 개발할 수 있죠. 제품 아이디어를 가지고 개발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제품이 완성될 때까지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씨젠이 보유하고 있는 진단기술 모두 그 같은 노력과 인력이 소요됐다는 의미군요.
"예. 그렇지만 최근에는 BT와 IT를 융합한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시약개발자동화시스템(SGDDS : Seegene Digitalized development system)은 BI와 IT가 융합된 대표적 기술입니다.
20년간 집약한 빅데이터와 개발 기술 노하우를 기반으로 개발중인 분자진단 시약 자동 개발 시스템 SGDDS는 개발자가 시약 사양 아이디어만 가지고 이를 입력하면 AI가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시약 디자인부터 시약 최적화, 임상 샘플 평가까지 별도의 노하우 없이도 규격화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SGDDS가 상용화되면 감염성질환, 약제내성, 암 진단, 유전질환 검사 등에 이용할 수 있는 모든 PCR 검사시약 제품을 누구나, 어디에서나 만들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획득 비결을 엿들은 것 같습니다.
"'일부는' 맞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혁신형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할 수 있었던 비결이 기술의 우수성 외에도 ▲매출 성장, ▲신규 일자리 창출, ▲전문인력 양성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씨젠의 독자적인 기술은 대표적으로 DPO™, TOCE™, MuDT™가 있습니다.
DPO는 다수 타겟을 정확하게 증폭할 수 있으며, TOCE는 동시에 다수 타겟을 검출할 수 있고, MuDT는 다중 Ct값 분석 기술입니다. 저희가 동시 다중 정량검사가 가능한 이유가 여기에 있죠. 최근 3년 동안 DPO기술은 40개국에 특허 등록을, TOCE기술은 34개국 특허가 완료된 상황입니다.
여기에 11월 기준 매출 1조원 초과달성, 2020년 대한민국일자리 유공 표창 수상 등은 저희의 매출 성장과 일자리 창출 결과를 설명해 주는 사례들 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품질규격에 대해 주기적으로 교육을 받아 인증/허가 받을 수 있는 절차에 맞춰 의료기기 개발을 수행하는 연구인력과 과정 사이에 기초 연구, 발명, 논문 발표 등을 진행하고 있는 부분들이 인증 획득에 근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인증 획득으로 달성하려는 목표는 뭔가요?
"저희는 그동안 개발 노하우를 집약시켜 코로나19 진단 키트인 Allplex 2019-nCoV Assay를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감사하게도 그를 통해 국가별 감염병 체외진단검사제품 긴급사용제도를 통해 전 세계 방역에 기여할 수 있었죠.
그렇지만 긴급사용제도가 아닌 일반적인 체외진단시약 허가 획득까지 검체 확보를 통한 임상설계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증 획득을 통해 향후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정례 협의체 운영을 통해 의료기기 산업육성에 필요한 기업 맞춤형 지원 정책·제도 발굴을 한다고 하니, 앞으로 실무중심 법 및 제도 개정을 통한 효율적 제도 마련에 적극 참여하고자 합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 과정 어땠나요? 5G급으로 진단키트를 개발하셨는데요.
"씨젠 경영철학에 기반한 움직임이었습니다. 질병을 일으키는 새로운 병원체가 나왔을 때, 진단시약 제조사로서 진단제품 개발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2019년 원인불명 바이러스 환자 집단발생과 WHO의 병원체 공개 이후 씨젠은 연구소에서 진행중인 제품개발을 중단하고 곧바로 정확한 COVID-19 진단제품 개발과 생산에 매진했습니다.
상황을 선제적으로 판단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코로나19 방역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정부의 조기진단과 방역에 대한 적극적인 보건의료정책 뒷받침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씨젠의 경영철학과 진단키트의 가치가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단기기의 중요한 가치는 정확도와 신속성입니다.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는 누구나, 손쉽게 분자진단을 통해 자신의 증상 원인을 찾을 수 있는 세상이 오는 것이죠. 이를 저희는 '생활 검사'라고 말합니다.
저희는 '바이러스는 절대 인간을 이길 수 없다'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증상을 기반으로 질환을 정확하게 판별해내는 분자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씨젠의 목표와 비전을 알고 싶습니다.
"진단분야 세분화 및 전문화를 통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 증폭 기술 뿐만 아니라 IT 기술을 기반으로 ‘분자진단 대중화’ 시대를 열어 국민 건강 증진, 의료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글로벌 분자진단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현재 보유중인 독자적인 분자진단 기술, 시약개발자동화, 하나의 장비 플랫폼을 통해 분자진단 대중화와 생활 검사를 통한 ‘생활혁신’으로 앞으로 꾸준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