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환자와 만나다|
박재형-장혁재 교수가 말하는 '폐동맥 고혈압'의 모든 것

"국내 권역별 희귀질환센터는 총 11곳입니다. 보통 국내는 2만명 이하의 환자수를 가진 질환을 희귀질환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11곳의 센터가 모든 희귀질환에 대한 치료 접근성을 향상시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환자수가 매우 적은 극희귀질환 위주로 센터가 운영됩니다. 5000여명  환자가 앓고  있는 폐동맥 고혈압의 경우 마치 복지의 사각지대처럼 희귀질환에 대한 치료 보장을 제대로 받지 못 하고 있습니다."

장혁재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28일 서울스퀘어서 열린 폐동맬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 제정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날 박재형 충남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도 함께 참석해 폐동맥 고혈압 국내 치료현황에 대해서 발표했습니다. 히트뉴스는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폐동맥 고혈압의 국내 현황과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전해드리겠습니다.

장혁재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28일 서울스퀘어서 열린 폐동맬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 제정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장혁재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28일 서울스퀘어서 열린 폐동맬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 제정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공급하는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질환입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폐혈관 저항이 심해지면서, 결국 우심실 부전으로 이어져 사망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입니다. 국내 학회를 비롯해 폐동맥 고혈압은 우심도자술로 측정한 평균 폐동맥압이 25mmHg이상, 폐동맥 쐐기압이 15mmHg 이하이면서 폐혈관 저항이 3WU(Wood Unit)을 초과하는 경우로 정의합니다.

그렇다면 평소 우리는 폐동맥 고혈압 위험 징후를 어떤 식으로 느낄 수 있을까요? 보통 폐동맥 고혈압은 ▷호흡곤란 ▷부종 ▷어지럼증 ▷만성피로 등 비특이적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어려운 질환이라고 합니다. 관련해 박 교수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폐동맥 고혈압의 증상이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보통 원발성 폐동맥 고혈압의 진단은 1.5~2년까지 걸립니다. 또한 오진의 위험도 높은 질환입니다. 국내에서 폐동맥 고혈압 오진을 경험한 비율은 약 40% 정도에 이르며, 오진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외도 질환 인지도 자체가 낮기 때문에, 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높은 치료 비용으로 치료 접근성이 낮은 편입니다."

 

재형 충남대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28일 서울스퀘어서 열린 폐동맬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 제정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재형 충남대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28일 서울스퀘어서 열린 폐동맬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 제정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폐동맥 고혈압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에서 폐동맥 고혈압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은 환자는 약 1500명으로, 이는 전체 폐동맥 고혈압 환자 5000여명의 약 30%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낮은 질환 인지도 등으로 인해 진단 자체는 어렵지만, 조기에 진단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치료가 예후가 나쁜 질환은 아닙니다. 특히 최근 다양한 신약이 등장하면서, 평균 생존 기간은 9년 정도 향상됐습니다.

그러나 아직 신약과 다른 약제와 병용해 쓸 수 있는 처방 환경은 갈 길이 멉니다. 특히 초기환자의 경우 적극적인 병용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급여 삭감이슈로 처방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관련해 박 교수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환자들에게 적절한 다양한 약제를 합쳐서 병용치료를 하면, 환자들이 오래 생존할 수 있습니다. 국내 병용 치료 비율은 2016년 기준 약 16% 정도인데, 이는 선진국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편입니다. 현행 보험 기준에 맞게 병용 치료를 하려면, 삭감 이슈를 피하기 위해 실제로 치료 중인 환자에게 약을 끊게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로 처방되는 경구제 약물로는 ▷엔도텔린길항제(ERA) ▷프로스타사이클린(prostacyclin) ▷포스포디에스터라제-5 억제제(PDE5i)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주사제로는 트레프로스티닐(Treprostinil) 계열 약제가 있습니다. 이들 약제를 계열별로 병용해서 환자의 상태에 맞게 처방이 이뤄지면, 좀더 나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정부 역시 폐동맥 고혈압 약제 병용에 대한 급여 기준을 신설하며,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움직임을 보였는데요, 지난해 5월 보건복지부는 폐동맥 고혈압 약제에 대핸 약제급여기준을 개정했습니다.

특히 2제 요법에 대해서 사례별 급여를 인정해 줬는데, ▷PDE5i계+ ERA계 ▷Treprostinil 주사제+ ERA계 ▷Treprostinil 주사제+ PDE5i계 등에 대한 급여 기준리 신설됐습니다. 그러나 장 교수는 아직까지 현행 급여기준으로는 환자들에게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지난해 병용 급여 개정은)현실성이 떨어집니다. 급여 기준을 살펴보면, 3개월 이상 병용요법을 시행한 이후,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해외 어떤 나라에서도 3개월만 사용하고 치료 예후를 보는 곳은 없습니다. 3개월에 대한 기준도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이처럼 폐동맥 고혈압은 ▷건강보험 적용기준이 중증도에 맞춰져 있고 ▷조기에 적극적인 병용이 어려우며 ▷그동안 표준진료지침이 없어 치료 환경이 매우 나쁜 질환 중 하나였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최근 국내 의료실정에 맞는 '한국형 폐동맥 고혈압 진료지침'이 제정됐습니다. 한국형 폐동맥 고혈압 진료지침은 ▷단순한 위험도 평가 기준 ▷국제 치료법을 국내 보험체계에 반영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형 진료지침에서 단순화된 위험도 평가 
이번 한국형 진료지침에서 단순화된 위험도 평가 

특히 단순화 된 지표를 활용해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위험도 평가가 가능하도록 개선됐으며, 환자 개인별 위험도 수준에 따라 적절한 치료 시기와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초기 2제 병용요법과 함께 초기 2제 치료 3~6개월 이후 환자가 저위험 상태에 도달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병용요법을 실시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날 폐동맥 고혈압만을 위한 거점센터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선진국에서 이미 폐동맥 고혈압만을 진료하는 거점 센터가 있습니다. 특히 영국의 경우 이 센터에서 질환에 특화된 병용 처방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약물 치료와 함께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는 수술도 고려됩니다. 환자 입장에서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를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은 이미 선진국에서는 확립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