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의 '더 사람, 더 리더' [6]

30대 후반의 전문직 여성을 코칭 한 적이 있다.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있었다. 주말까지 일하면서도 회사에서 성과를 인정받지 못했고 동료들과 상사와의 관계도 좋지 못했다. 그런 나날이 지속되자 점점 더 사람들과 소통이 안되고 고립감을 느꼈다. 6개월을 함께 노력한 결과 그 전에 비해 업무에 시간을 덜 쓰면서도 성과는 더 좋아졌고 동료들과 관계도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무엇보다 행복해졌다. 그 전과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 그녀는 사람들과 그녀 사이에 드리워졌던 '커튼이 걷힌 느낌'이라고 했다. 원래의 그녀로 돌아간 것 같다는 말도 했다. 그녀는 '연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녀가 언급했던 '커튼'은 주로 보호에 사용된다. 그것은 추위와 과도한 빛 그리고 원치 않는 노출 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동시에 양날의 칼 같이 차단하고 단절시키기도 한다. 이쪽과 저쪽의 연결을 막는다. 우리는 사람들의 비난과 질책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그들과 나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 커튼을 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때로는 욕구의 커튼이 드리워져 진정한 나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이렇듯 보호가 지나치면 에너지와 힘을 받을 수 있는 원천과 연결되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감추는 것도 방어 기제의 하나인데 이 또한 '연결'과 성장을 방해한다. 본인이 생각할 때 자신이 주류에 맞추기에 탐탁치 않게 여겨지는 정체성을 누그러뜨리는 것을 '자기은폐'라고 한다. 조직에서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에리카 다완과 사지-니콜 조니가 쓴 '연결지능'에 이와 관련된 연구가 소개되어 있다. 딜로이트 대학에서 실시된 프로젝트에서 연구자는 조직에서 일어나는 '자기은폐'가 직원들의 자신의 성장과 조직발달에 장애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조직의 리더들이 자신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솔선해서 직원들과 공유하게 하면서 직원들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었다. 그 결과 사람들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서로 연결되면서 성장하고 직업의 만족도와 생산성이 높아지고 혁신이 일어났다. 이 프로젝트는 조직 외부에 까지 큰 파급효과를 미쳤다고 한다.

주변에서 연결을 통해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본다. 새로운 일이 추진되고, 도움을 주고 받는다. 필요한 곳에 지식과 서비스, 자원이 공급되고 기부가 필요한 곳에 기부자가 연결된다. 소통에도 연결이 필수적이다. 연결되어야 서로 이해하고 필요를 채울 수 있다. 연결이 일어나야 배움이 있다. 고객과 연결되어야 매출이 일어난다. 사람 간의 연결 만큼 중요한 것이 자기 안의 존재와 연결되는 것이다. 그를 통해 자존감이 회복하고 잠재력이 발휘된다.
 
6개월을 함께했던 그녀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실행력 덕분이었다. 변화가 절실했던 그녀는 자진해서 많은 실행계획을 세웠고 실행 후 다음 만남에 그 결과를 가져왔다. 모든 만남은 신나는 실험과 변화의 결과를 나누는 얘기거리로 풍성했고 미래에 대한 기대로 반짝였다. 실행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한 그녀는 용기 내어 스스로 드리운 여러 종류의 커튼들을 걷어내고 그녀의 표현대로 '원래의 그녀'와 연결되고 주위의 사람들과 연결되었다. 그녀는 말한다.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생기겠죠. 그런데 이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점으로 보느냐 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점으로 보면 그 일들은 상관 관계가 없는 각각의 사건이다. 하지만 선으로 봤을 때 얘기는 달라진다. 하나의 사건은 과거와 미래, 너와 내가 연결되고 같이 책임지고 함께 울고 웃을 일이다. 우리는 얼마나 나 자신, 그리고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가.

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는

휴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전)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홍보 임원
캐나다 맥길대학교, MBA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이메일 : yunhee@whewcom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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