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의 '더 사람, 더 리더' [4]

친한 후배 중 30대 중반의 팀장이 있다. 그녀는 평소 완벽한 일처리를 위해 밤낮없이 일에 파묻혀 산다. 주말에도 일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일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이다 보니 항상 시간에 쫓긴다. 그렇게 공들인 작업에서 작은 오류라도 발견되면 그녀는 크게 스트레스를 받고 '나는 왜 이것 밖에 안될까'를 되뇌며 자책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렇게 '완벽의 틀'에 갇혀 사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매사에 빈틈없이 일처리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대개 인정 욕구가 강하고 성취지향적이다. 이런 성향에 환경적 요인이 더해지면 완벽을 향한 욕구가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변하기도 한다. 팀원 중에 여자가 혼자거나, 나이가 제일 어리거나 많은 경우와 같이 자신이 대표성을 지니는 인물인 경우 또 새롭게 승진해 많은 인원을 이끌게 된 경우, 주목받고 있다는 부담에 뭔가 보여주겠다는 욕심이 더해져 완벽한 일처리를 위해 자신을 압박하는 사람들이 많다.
 
완벽이란 "상황이 요구하는 것 이상의 높은 수준의 수행을 자신이나 타인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뭐든지 정도를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과유불급'이 완벽하고자 하는 노력에 잘 들어맞는다. 그것은 어느 선까지는 좋은 성과를 내어 인정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되지만 선을 넘으면 어두운 면으로 둔갑해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완벽주의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중요도를 고려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개개의 업무에 시간을 할당해 그 시간 안에 일을 끝내는 훈련이 효과적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할당한 시간을 초과해서 업무를 하지 않도록 주의 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을 계속하다 보면 완벽을 기하려고 업무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인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완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것, 모든 사람의 눈에 완벽한 일처리는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흠이 있으면 없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흠을 꽁꽁 숨긴다 해도 알려지는 것은 시간 문제이고, 그 때까지 전전긍긍 하게 될 터이니 완벽해지려고 하지 말자.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 만큼 나에게 관심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한 결과가 다른 사람의 눈에는 그저 그렇게 보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내게는 크게 보이는 나의 실수가 다른 사람 눈에는 미미하게 보일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신경도 쓰지 않는 실수 때문에 몇 날 며칠을 자책한다면 그보다 더 억울한 일은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사무실을 벗어나 동료와 협업하는 것이 완벽주의의 틀을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대개의 경우 우리는 '나' 또는 한 부서의 좁은 시각에서 완벽한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위해 노력하는데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생각을 묻고 피드백을 받는 방법으로 완벽주의의 틀에서 벗어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실수가 있었거나 실패를 했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자책하며 자신을 부족한 존재로 만들지 말고 자신에게 공감해주어야 한다. [공감의 과학]의 저자는 '자기 공감'은 자책에 빠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고, 회복탄력성을 높일 뿐 아니라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고 했다. 자기공감을 잘하는 사람은 우울증을 거의 앓지 않고 설사 앓아도 심하게 앓지 않는다고 한다.

남의 실수에는 관대하면서 자신의 실수에는 관대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혹시 자신이 나태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책의 제목처럼, 나라도 내편이 되어주지 않으면 누가 내편이 되어 주겠는가. 걱정으로 자신을 책망하며 몰아 세우지 말고, 자신의 실수를 용납하고 나에게 말해주자. 별거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정말 수고했다고. 그리고 지나치게 완벽해지기 위해 애쓰는 시간을 더 중요한 일에 쓰자.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휴식을 취해도 좋을 것이다.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자신의 강력한 지지자인가?

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는...

휴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전)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홍보 임원
 캐나다 맥길대학교, MBA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이메일 : yunhee@whewcom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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