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의 '더 사람, 더 리더' [1]

한 몸 같이 똘똘 뭉쳐 목표를 위해 헌신하는 최고의 팀을 만들 수 있을까? 대니얼 코일의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를 읽어보면 가능한 일인 것 같다. 그는 놀랍게도 '취약성'을 인정하는 것이 탁월한 팀워크 형성에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은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믿을 수 없는 성과를 낸 팀들을 조사해보니, 리더가 혼자는 할 수 없다고 자신의 취약성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팀의 참여를 이끌어냈을 때 멋진 결과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이 있다. 해외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자 마자 어머니가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으셨다. 3년 간의 공백을 메우며 늘어난 업무 처리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그 때 사장님과 동료 임원들, 그리고 팀원들이 베푼 배려와 위로를 잊지 못한다. 약함을 드러내며 도움을 청했을 때 사람들은 경계를 확장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물론 반대의 경험도 있다. 할 수 있다고 자만해 지시일변도로 진행하다 낭패를 본 경우다. 조직원들은 마지못해 시키는 일만 했고 팀워크는 기대할 수 없었다.
 
취약성은 무엇인가. 심리학자 브레네 브라운은 취약성을 '불확실성, 위험, 감정 노출'로 정의한다. 그녀는 취약성이 '나약함'과는 다르다고 했다. 나약함은 '못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반면 취약하다는 것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취약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내가 못할지도 모르니, 도와 달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녀는 "우리가 취약성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것을 공포, 수치, 슬픔, 걱정, 실망과 같은 어두운 감정과 연결시키기 때문"인데 사실 "취약성은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감정과 경험들의 요람으로, 사랑, 소속감, 기쁨, 용기, 공감, 창의력의 원천이고 희망과 공감, 책임감과 진정성을 잉태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사랑'을 예로 들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취약해진다. 나는 상대를 사랑하는데 상대는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내가 정말 사랑하는 누군가를 곁에서 오래 지켜주고 싶지만 사정이 허락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사랑하지 않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문제는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존재들이 취약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취약성을 드러내더라도 공격받지 않을 안전한 환경에서 그렇게 하려고 한다. 즉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낸다. 하지만 취약함을 먼저 드러내는 누군가가 있어야 뒤따르는 사람들이 생기고 신뢰의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이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은 혼자는 못한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내가 최고라는 자만과 완벽성을 내려놓는 것이다. 함께 하자고 초대하는 것이다. 나누는 것이다. 미래가 불확실해 불안하지만 용기를 내는 것이다. 행동하는 것이다. 앞서가며 다른 사람들에게 같이 하자고 초대하는 것이다. 바로 리더가 할 일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할까? 위험을 무릅쓰고 용기내어 취약성을 인정하자. '혼자는 할 수 없다'고 말하자. 도움을 요청하자. 인생은 불확실하고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들이다. 그러니 아닌 척 힘 빼지 말고 깨끗이 인정하자. 내려놓자. 내 삶의 주인으로, 가정과 조직의 리더로, 솔선수범하자. 행동하되 강요하지는 말자.

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는...

휴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전)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홍보 임원
캐나다 맥길대학교, MBA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이메일 : yunhee@whewcom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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