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의 '더 사람, 더 리더' [17]

서 팀장은 팀장 1년 차 새내기지만 이미 탁월한 리더십과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그녀는 특히 역량개발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팀원들이 전문성을 높이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다. 그래서인지 팀원들로부터 큰 신뢰를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만난 서 팀장이 승진심사에서 일어났던 일을 얘기하며 기운 없는 모습을 보였다. 팀원 한 명을 승진대상자로 추천했는데 다른 팀장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다행히 불가 결정 대신 6개월 후에 다시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단다. 역량을 증명할 6개월의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서 팀장은 전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많은 일을 자신이 직접 해야 했다며 업무가 과중한 상황에서 그 일에 쏟을 에너지가 남아 있을지 생각만해도 지친다고 한숨을 쉬었다.
 
어떤 생각이 서 팀장을 지치게 했을까?
 
명확하지 않은 과제의 분리가 그녀를 지치게 만든 중요한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직에 군살이 없어지고 정해진 시간 내에 업무처리를 해야 하는 요즈음 리더들은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일시적으로 본인의 일 외에 구성원들의 업무까지 처리하는 일도 다반사다. 책임(accountability)을 어떻게 정하는지에 따라 과제의 범위가 넓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더욱 과제의 분리가 필요하다.
 

서 팀장의 경우 이미 팀장으로서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역량개발과 관련하여 팀원의 책무까지 떠안을 생각을 하니 지치는 것이다. 기회를 제공하고 승진의 기준과 요구를 알려주는 것은 팀장의 과제이다. 이 경우와 같이 승진을 위해 추가로 요구되는 활동이 있을 때 계획 단계에서 아이디어와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진행 상황을 점검하며 바람직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팀장의 역할이다. 그러나 계획을 실행하고 결과를 내는 것은 팀원의 과제다. 팀장이 팀원을 쫓아 다니며 실행을 독려하는 것은 팀원의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다.
 
대화를 통해 그녀는 자신이 팀원의 과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과제를 분리하기로 했다. 깨달음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서 팀장의 과제 수행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는
휴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전)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홍보 임원
캐나다 맥길대학교, MBA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이메일 : yunhee@whewcomm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