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의 '더 사람, 더 리더' [2]
어느 회사의 임원을 코칭할 때였다. 그 임원은 부하직원을 포함한 회사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문제를 겪고 있었다. 최근에 있었던 일을 공유하면서 그는 부하직원과의 미팅에서 언짢은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상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시도한 역할극에서 부하직원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질책을 일삼고 있던 그의 모습이 드러났다.
조직내에서 직원들과의 대화는 일방적인 경우가 많다. 양방 향 커뮤니케이션과 경청의 중요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실천이 어렵다. 살면서 누군가가 내게 온전히 집중하면서 내가 하는 말과 그 말 뒤에 숨겨진 의미까지 파악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풍부한 사람은 많지 않을것 같다. 함께 살던 조카가 고등학교때 일이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던 조카가 나의 반응을 듣고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한 마디했다. “그거 알아? 내가 어떤 얘기를 해도 고모의 결론은 늘 똑같은 거?” “……..” 머리를 한 대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나는 조카의 이야기를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션을 완수했던 것이다. 아마 얘기를 들으면서도 머리속으로는 ‘오늘은 내 메시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까’ 고심했을 것이다.
회사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머리 속은 늘 할 일들과 할 말 들로 꽉차 있었다. 직원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면 공감하고 인정해주면서 경청하기 보다는 조카에게 했던 것 같이 그 이야기를 내 메시지를 전달할 절호의 기회로 탈바꿈시켜 할 말을 쏟아내고는 했다.
조직내 대화에서 공감적 경청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빠른 판단과 실행이 요구되기에 더 그럴 것이다. 크고 작은 수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황이나 문제를 파악하고, 결정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전달하고, 수정하고 행동을 촉구하는 것이 대화의 목적인 경우가 많다. 공감과 인정을 곁들인 경청은 럭셔리로 느껴진다.
서두에 언급했던 임원의 예로 돌아가보자. 그 임원은 다음 세션까지 직원들과 두 번의 공감적 대화를 하기로 했다. 대화 사례를 나누며 그는 말했다. “이상하죠? 들어주기만 했는 데 직원이 인정받은 느낌이라고 했어요.”
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는...
휴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전)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홍보 임원
캐나다 맥길대학교, MBA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이메일 : yunhee@whewcom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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