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의 '더 사람, 더 리더' [3]

누구나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물건을 고를 때, 사람을 고용할 때, 살 집을 선택할 때 우리는 모두 자신의 기준으로 선택한다. 인생은 어떨까? 비슷한 부분도 많지만 들여다보면 다른 부분이 많다. 한 남자 후배에게 은퇴 후의 계획을 물으니 '집안 살림'을 하고 싶다고 대답한다. 은퇴를 대비해 학위를 따거나 자격증을 준비하는 이들과 사뭇 다른 계획이지만 요리를 좋아하는 그에게 어울리는 대답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다른 가치를 가지고 산다.

우리의 인생을 평가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여러 단계의 결정과 행동 그리고 사고가 필요한 문제다.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으로 인생을 평가할 것인가 생각하고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에 앞서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해야 한다. 인생에 대한 평가는 목적을 정하고 그 달성을 위해 전력을 다 한 후, 미리 세워 둔 기준으로 할 수 있다.

파괴적 혁신 이론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경영사상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그 결정이 초래할 미래의 결과를 예측하는 경영학 이론을 통해 삶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에 대한 뜻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성공적인 사회생활과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데 필요한 혜안을 준다. 예를 들어 기업이 장기적인 투자보다 눈에 보이는 즉각적인 보상을 주는 프로젝트에 매달리다 보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처럼 개인도 아이들과 가정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보다 즉각적인 보상이 따라오는 일에 인생을 올인하면 더 중요한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좋은 돈과 나쁜 돈 이론'을 통해 그늘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미리 나무를 심어야 하듯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그는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백화점에서 일하면서 가족을 위해 희생했던 시절이 행복한 때였다는 경험을 나누며 희생으로 헌신이 깊어 진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깊이 공감하는 얘기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가장 역할을 했던 내게 가족은 성공한 후 나중에 돌보라고 충고하는 지인들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가족과 함께 하는 편을 택하고 그 결정에 따라 살았다. 그 결과 가족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깊어 졌고 가족은 내게 인생의 풍파를 견딜 수 있게 해준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회사 일도 마찬가지다.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평탄한 날에 대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당시에는 견디기 힘들어도 어려운 프로젝트를 하면서 희생하고 동료들과 전우애를 느꼈던 기억은 삶의 근육이 되어 오래 남는다.

은퇴 후 집안 살림을 하겠다는 남자 후배처럼, 사람들은 각자 원하는 삶의 모습이 다르고 목적이 다르다.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 지,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너무 늦은 때는 없다. 그리고 그 목적에 헌신하는 삶을 살고 우리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무엇을 가지고 평가할 것인지 기준을 세워 보자. 기준이 까다로울 필요는 없다. 누군가 얘기했듯이 한명이라도 나로 인해 행복해졌다면 훌륭한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을테니까.

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는...

휴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전)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홍보 임원
 캐나다 맥길대학교, MBA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이메일 : yunhee@whewcom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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