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게르베, 협상타결...후속대책 과제 남아

건강보험공단과 게르베코리아 간 약가협상(조정신청)이 타결되면서 간암색전술에 쓰는 조영제 리피오돌울트라액(아이오다이즈드오일) 공급중단 논란이 4개월 보름여 만에 봉합됐다.

약가인상안은 내달 초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 뒤, 시행될 전망이다. 논란은 일단 봉합됐지만 과제도 남았다.

건보공단은 24일 저녁 리피오돌 약가협상을 타결했다고 언론에 알려왔다. 이날 타결된 상한금액 인상안은 내달 2일 열리는 건정심에 상정돼 처리될 예정이다. 시행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게르베코리아가 지난 3월 7일 식약처에 공급중단계획을 통지한 지 4개월 보름여만에, 또 복지부가 약가협상을 명령한 지 38일만에 이번 공급중단 논란은 일단 종지부가 찍혔다.

협상타결 가격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가격 측면에서는 건보공단의 협상력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게르베 측이 5배 인상요구한 20만원대 중반에서 정해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협상의 관건은 향후 안정적 공급을 담보하기 위한 부대조건 합의였다. 이와 관련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약가협상 합의서나 계약서 등에 페널티 등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여러차례 언급했었다. 따라서 리피오돌 약가협상에서도 안정적 수급과 이를 어겼을 경우 페널티 등과 관련된 내용이 어떤 방식으로든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한국 내 원료공급에 대한 부대합의가 이슈가 돼 게르베 측이 협상연장을 요청하게 된 계기가 됐다는 후문도 있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한편 이번 사태는 보험의약품 등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계약사항 강화 등의 대책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지만, 다른 한편 필수약제나 이에 준하는 약제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근본적 대안에 대한 고민도 우리사회에 던져줬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과 일부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등은 이를 공공제약사나 정부의 공공적 개입을 위한 컨트롤타워 설치로, 식약처는 희귀필수의약품센터 등 현 법령과 제도적 틀 내에서 해법을 모색하려고 했다.

특히 리피오돌의 경우 과거 약가인상 요구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던 전력을 보면, 또다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내 제약사를 통한 자체 생산 가능성을 조영제 생산 제약사들과 협의해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러니한 건 게르베코리아가 시쳇말로 '욕'을 먹으면서 약가를 인상해 놔서 국내 제약사가 제네릭 개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식약처 측도 이런 점을 감안해 국내 생산을 추진하는 제약사가 있다면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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