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공급처 확보 · 조영제 사업 확대 의사" 확인… 2년전 사태 예방할까

게르베코리아 조영제 리피오돌의 제네릭인 패티오돌(성분명 아이오다이즈드오일)의 품목 허가를 받은 동국제약이 "(패티오돌을) 꼭 시판한다"고 히트뉴스에 명확히 밝혔다.

이로써 '패티오돌의 품목 허가만으로 시판까지 이를지 가늠할 수 없다'는 식약처 허가 당시 일각의 우려를 깨끗하게 불식시켰다. 

(왼쪽부터) 게르베코리아 조영제 리피오돌, 동국제약 사옥
(왼쪽부터) 게르베코리아 조영제 리피오돌, 동국제약 사옥

패티오돌 허가 당시 윤구현 간사랑동우회 대표는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제네릭이 안정적으로 공급돼 환자 치료에 쓰이면 좋겠지만 품목 허가만으로 시판여부를 알 수 없다.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품목 허가만 받고 실제 생산을 하지 않는다면 리피오돌의 안정적 공급이 흔들릴 수 있다"고 대안 출현에 오히려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패티오돌을 이야기하려면 2년 전 리피오돌 공급 중단 사태를 소환하지 않을 수 없다. 게르베코리아는 2018년 3월 ▷해외 수요 증가 ▷원료 수급 부족 ▷원가 미반영에 따른 손실 누적 등을 내세워 정부에 "약가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공급하지 않겠다"고 주장했고, 이에 따라 정부는 협상 끝에 리피오돌 가격을 인상하며 게르베를 달랬다. 종전 10ml 당 5만2560원이었던 약가를 2018년 8월 3배 이상 올려 19만원에 책정해 줬다.

리피오돌은 등재된 특허도 없고 게르베만 팔아야 하는 법적 독점권도 없었다. 제조하기 까다로운 제제 특성과 원료 수급이 어려워 국내 제약사의 제네릭 진입이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동국제약은 '패티오돌' 허가를 받으며 적정한 원료 공급처를 찾은 데다 시판 의지까지 보였다. 독점 공급 체계에 제네릭 출현은 '공급 다변화'와 '시장 수급 안정' 효과를 줄 수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가격, 출시시기 모두 확정된 게 없다. 여러 가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영제) 사업부에서 허가받고 출시도 검토 중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동국제약의 또 다른 관계자도 "리피오돌은 주목을 받았다. 독점 공급 품목인데다, 약가 인상 요구도 흔하지 않은 사례지 않느냐.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개발에 착안했다"고 했다.

동국제약은 패티오돌의 원료를 중국 상하이 원더 파마슈티컬(Shanghai Wonder Pharmaceutical Co., Ltd.)에서 수입할 계획이다. 지난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DMF(원료의약품)를 등록했다. 

당초 "전 세계 2곳에서 리피오돌 원료를 만드는데 게르베와 게르베의 자회사다. 다른 곳은 없다"고 알려졌지만 동국은 '게르베'가 아닌 곳에서 원료 조달처를 찾아냈다.

패티오돌 출현으로 리피오돌 약가는 떨어질 전망이다. 회사 측은 '약가 등재' 과정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패티오돌의 보험 상한가를 제네릭 약가 결정틀에 맞춰 추정해보면 최초 1년은 리피오돌(19만 원)의 59.5%인 11만3050원, 이후 53.55%인 10만1745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조영제는 체내 투여하는 만큼 안전성이 중요하다. 특유의 생산공정도 있는데 리피오돌은 이익이 크지 않은 품목인 것도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동국제약이) 시판하려는 이유는 조영제 주력 품목과 함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동국제약 조영제 사업부문을 분리, 설립된 자회사 동국생명과학도 지난해 8월 바이엘코리아와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바이엘 공장을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오는 6월까지 인수절차를 마무리한다. 

동국생명과학은 이 공장을 주력제품 '파미레이' 등 조영제 완제품과 원료의약품 확대 공급하는 생산기지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생산기지도 갖춘만큼 동국제약이 조영제 제품들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동국제약 관계자는 "향후 패티오돌은 동국생명과학의 생산라인에서 이뤄질 것"이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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