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약가인하 집행정지 인용… 24일까지 유지
환자단체 측엔 "복지부와 협상한 만큼 공급 계속" 단언
동국제약 '패티오돌'이 급여 등재되며 '리피오돌'의 약가가 인하되자 게르베코리아가 제네릭 등재에 따른 약가 제도를 문제삼아 취소 소송에 나섰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지난달 30일 게르베코리아가 제기한 약가인하 취소소송에 따른 '약제급여목록 및 급여상한금액표' 집행정지를 인용했다. 이에 따라 리피오돌 약가는 한 달간 현행 약가를 유지하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패티오돌 등재에 따라 지난 1일자로 약가를 인하했다. 제네릭 등재시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이 연동 인하되는 규정대로 12.8g/10mL 함량 제품은 19만 원에서 13만3000원으로 인하 조정됐다. 특히 '2018년 리피오돌 파동' 때 가산됐던 혜택도 내년 5월 1일 끝나 13만3000원에서 10만1745원으로 다시 직권조정될 예정이었다.
게르베코리아는 이에 불복, 취소소송과 함께 고시 효력정지 신청서를 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이 가운데 효력정지 신청이 오는 24일까지 받아들여져 당분간 게르베코리아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법원 결정에 따라 약가인하 집행정지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되 짚어보는 게르베코리아의 리피오돌 가격 투쟁사
게르베코리아는 2018년 3월 ▷해외 수요 증가 ▷원료 수급 부족 ▷원가 미반영에 따른 손실 누적 등을 내세워 정부에 "약가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공급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었다. 정부는 협상 끝에 리피오돌 가격을 인상하며 게르베코리아를 달랬다. 종전 10ml 당 5만2560원이었던 약가를 2018년 8월 3배 이상 올려 19만원에 책정해 줬다. 1998년 국내 최초도입 시 8470원, 2012년 5만2560원이었던 데 비해 상당히 파격적이다.

리피오돌은 등재된 특허도 없고 게르베코리아만 팔아야 하는 법적 독점권도 없었다. 제조하기 까다로운 제제 특성과 원료 수급이 어려워 국내 제약사의 제네릭 진입이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리피오돌의 공급중단 시 치료 공백을 막기 위해 긴급도입과 위탁제조, 제네릭 허가 지원책까지 고민하는 등 배수진도 쳤었다. 조영제 생산이 가능한 국내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리피오돌' 제네릭 생산 여부도 타진했다.
동국제약이 이에 응했고, 지난 2월 11일 리피오돌과 동일성분인 '패티오돌'을 허가받았다. 패티오돌과 리피오돌은 모두 ▷림프조영, 침샘조영 ▷간암 경동맥화학색전술 (TACE, 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에 쓰인다.
동국제약은 적정한 원료 공급처를 찾은 데다 시판 의지도 있었다. 지난 5월 약가 등재된 이후 제조, 시판 중이다. 동국생명과학 웹 사이트에 리피오돌의 제품 패키지와 정보가 기재됐다.
현재 패티오돌 원료는 중국 상하이 원더 파마슈티컬(Shanghai Wonder Pharmaceutical Co., Ltd.)에서 수입되고 있다. 당초 "전 세계 2곳에서 리피오돌 원료를 만드는데 게르베와 게르베의 자회사다. 다른 곳은 없다"고 알려졌지만 동국은 '게르베'가 아닌 곳에서 원료 조달처를 찾아냈다.
이와 관련 식약처 관계자는 "패티오돌 품목 허가는 DMF 원료 등록 여부 등을 검토해 허가했다. 리피오돌은 1907년에 개발된 아주 오래된 약이다"며 "국산 대체약으로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된다면 이는 식약처 공무원으로서 보람될 일이다. 보험재정 절감 측면에서 약가 인하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간질환 환자단체인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는 히트뉴스에 "최근 게르베코리아는 리피오돌 약가와 별개로 안정적인 공급을 약속했다"고 했다.
동국제약도 '패티오돌' 공급 지속 여부에 대해 "매해 국내에 필요한 양은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환자들에 불편함 없이 계속 공급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게르베가 복지부의 약가인하 집행에 반발에 나선 이유는 납득하기 어렵다. 제네릭이라 후발주자인 패티오돌은 본의 아니게 약가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갖게 됐다.
리피오돌과 패티오돌이 서로 대체되는 데다 공급 중단 우려도 없다. 서로의 존재가 향후 어떤 영향을 줄 진 지켜봐야 한다.
리피오돌과 패티오돌은 간암 환자의 경동맥화학색전술시 항암제와 혼합 사용하는 물질로, 국내 환자 90%가 투약하는 필수 치료제다. 건보공단은 연간 약 1만7000여 명의 환자가 리피오돌을 사용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