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다케다 등 빅파마 협력 사례 잇따라
후보물질 발굴 넘어 임상까지 적용 움직임

글로벌 빅파마와 인공지능(AI)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신약개발 과정에서 생성형 AI의 활용범위가 확대 적용되는 사례가 늘고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최근 엔비디아와 최대 10억달러 규모 협력을 통해 AI 기반 신약개발 연구소 구축에 나섰고 다케다는 아이엠빅과 최대 17억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후보물질 설계와 검증 과정에 AI를 적용했다.
일라이 릴리는 올해 1월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기반 신약개발 연구소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향후 5년간 최대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자해 생물학 데이터 분석과 분자 설계, 실험 검증을 하나의 AI 환경에서 수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회사는 그 첫 단계로 지난 2월 자체 AI 슈퍼컴퓨터 '릴리팟(LillyPad)'을 공개했다. 회사는 릴리팟을 활용해 단백질 구조 예측부터 소분자 설계, 유전체 기반 분석 등 다양한 AI 모델을 학습시킨다는 계획이다.
같은달 일본 다케다는 미국 AI 신약개발 기업 아이엠빅 테라퓨틱스와 최대 17억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에 따르면 이번 협력은 후보물질 발굴과 초기 연구 단계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것으로 항암과 위장관, 염증성 질환을 대상으로 저분자 치료제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아이엠빅은 '뉴럴플렉서(NeuralPLexer)' 플랫폼을 통해 단백질과 화합물 간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구조 변화를 계산 기반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지녔다. 플랫폼은 설계와 실험 데이터를 연계해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구조로 일부 단계에서는 설계부터 검증까지의 과정을 단기간 내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AI 신약개발 기업 인실리코 메디슨은 생성형 AI로 설계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렌토서팁'을 임상 2a단계까지 진행했다. 렌토서팁은 지난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등을 통해 공개한 연구결과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이 확인됐으며 일부 투여군에서는 강제 폐활량(FVC)이 개선되는 경향도 관찰됐다.
미국 리커전 파마슈티컬스는 자체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기반으로 도출한 후보물질을 임상 단계에서 검증하고 있다. 회사는 2024년 영국 AI 신약개발 기업 엑센시아를 인수하며 AI 설계 역량과 임상 개발 역량을 통합했고 이를 바탕으로 종양과 희귀질환 분야에서 다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회사는 2025년 뇌혈관 기형(CCM) 치료제 후보 REC-994 등 일부 파이프라인 개발을 중단하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했지만 임상 개발은 이어지고 있다. 같은해 5월 미국소화기학회(DDW)에서는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FAP) 치료제로 개발 중인 REC-4881의 1b/2상 예비 결과를 공개했으며 CDK7 억제제 REC-617 등도 임상 단계에서 개발이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AI가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 탐색 효율을 높이는 보조 도구에 가까웠다면 최근에는 생성형 AI로 임상 설계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흐름"이라며 "특히 실험·임상 데이터를 동시에 학습하는 환경이 구축되며 가설 설정과 검증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