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난치성 피부질환 현황과 환자 치료 접근성 개선 19일 정책세미나
경구제 '알로트레티노인' 비교 임상서 우월성 입증
"미국, 유럽은 보험급여 적용... 국내 진료지침 반영 추진"

손과 손목 부위에 지속되는 습진성 병변으로 고통받는 '만성 손 습진'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신약 급여 등재와 치료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학계 의견이 공유됐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실은 대한접촉피부염·피부알레르기학회(KSCDA)와 함께 19일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실에서 '중증난치성 피부질환 현황과 환자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만성 손 습진에 초점을 맞춰 논의가 이어졌다. 만성 손 습진은 손과 손목 부위에 습진성 병변이 발생하고,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1년에 2번 이상 재발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인설(하얀 각질) △태선화(거친 잔주름) △홍반(붉은 반점) △수포(잔물집) △균열(피부 갈라짐) △과각화증(각질층 두꺼워짐) 등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날 연자로 나선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KSCDA 총무이사)는 현재 국내 만성 손 습진 치료 환경이 감염, 이상 반응, 기형아 유발 등 위험을 가진 경구용 레티노이드 치료(합성 비타민A 유도체)에 머물러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혜원 교수는 "손 습진 환자는 초기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제를 처방 받아 사용하지만, 그럼에도 약 5~7%의 환자들은 효과가 없어 만성으로 발전한다"며 "이들은 알리트레티노인을 처방받아 사용하고, 이후에도 효과가 없으면 사이클로스포린 등의 면역억제제 사용이 권고된다. 알리트레티노인은 임산부 및 임신∙수유 여성, 당뇨병, 비만, 이상지질혈증 등 동반 환자에게 주의가 필요한 약제로 사용에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를 진행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혈액 검사를 실시해야 하며, 치료 후에는 임신 반응 검사도 실시해야 한다"며 "이는 환자들에게 다양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만성 손 습진 환자에 적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내약성이 우수하며 비스테로이드 성인 국소 치료제가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작년 9월 허가된 연고형 JAK 억제제 '앤줍고(성분 델고시티닙)'를 소개하며, 최근 10년 간 기존 치료제 대비 임상적 효과 및 안전성이 개선된 치료 옵션이 부재했던 만성 손 습진 치료제 시장에 등장한 신약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엔줍고는 연고형 치료제임에도 경구용 제제인 알리트레티노인 대비 임상적 개선을 입증했다.
그는 "연고형 JAK 억제제는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주요 국가에서 보험급여가 적용돼 사용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비급여인 상황"이라며 "임상적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제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등재와 중증 난치성 피부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역학 연구 기반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번 행사의 좌장을 맡은 한양대병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KSCDA 회장)는 최근 스위스 피부과 학회에 다녀온 경험을 공유하며, JAK-STAT 계열 연고가 이미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제시했다.
고 교수는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손 습진을 직업성 질환 중에 대표적인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국가가 사용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늦게 허가된 상황"이라며 "최근 참여한 국제 학회에서도 주요 임상시험 결과와 더불어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치료 효과가 확인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앤줍고의 보험급여 심사평가에 있어서 기존 만성 손 습진 치료로 발생했던 혈액 검사, 임신 검사, 내원을 위한 시간경제적 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고주연 교수는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의 혈액 검사 비용이 저렴한 것처럼 비춰지지만 이는 결국 보험 재정이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환자가 자주 내원해야 하는 사회적 손실까지 감안하면 그 경제적 비용은 더 크다"며 "앤줍고는 이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 향후 급여 심사에 고려되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KSCDA는 국제 처방 트렌드 등을 고려한 만성 손 습진 진료지침 개정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교수는 "두바이를 비롯해 출산율을 중시하는 다수의 국가에서 가임기 여성에게 영향이 큰 알리트레티노인의 만성 손 습진 처방을 금지하거나, 후순위로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도 출산율이 중요한 이슈인 만큼 이런 상황들을 고려한 진료지침 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 올해 안에 개정안을 마치고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보험 당국에서도 만성 손 습진 치료에 있어 연고형 JAK 억제제의 환자 편의성 개선 측면에 공감하며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을 고려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김충열 주무관은 "병원에 방문하지 않아도 스스로 매일 바를 수 있다는 점, 기존 약제에 금기였던 환자들에게도 장기간 투여해도 안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치료제로 생각한다"며 "손은 눈에 보이는 부위인 만큼 환자들이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향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평가 및 협상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건보공단 신약관리부 김형민 부장은 "만성 손 습진은 경미한 질환으로 오인되고, 치료 옵션이 제한된 상황이다. 정부는 신약 접근성 향상을 위해 신속 심사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한 약가 제도 개편안을 추진중에 있다"며 "향후 협상 과정에서 임상적 가치, 사회적 요구도, 재정 영향 등을 고려해 적기에 신약이 등재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심평원 신약등재부 이숙현 부장은 "경구용 약제와의 비교 임상 결과로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서는 잘 전달된 상황이다. 현재 비용효과성을 평가 중에 있다"며 "최근 중증 피부질환들이 차례로 허가 및 급여 권으로 진입하고 있다. 환자들의 애로사항을 잘 살펴보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제약사와 협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