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질병정보 유출...건보법 위반한 형사처벌 대상"
대한의사협회가 건보공단과 약사회가 체결한 방문약사제도 시범사업이 의사 처방권 침해와 의약분업 근간 훼손 문제뿐만 아니라, 매우 심각한 개인정보 침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건보공단-약사회 간 MOU에 대한 3번째 논평이다. 의사협회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단체는 “건보공단에서도 밝혔듯이 이번 시범사업은 빅데이터(진료내역)를 기반으로 일부 지역 만성질환자 중 약품의 금기, 과다, 중복투약 이력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그런데 해당 정보는 청구과정에서 공단이 취득한 것으로, 개인의 질환 등이 포함된 건강정보는 일반 개인정보보다 훨씬 민감하고 비밀스러운 정보에 속하기 때문에 수집과 활용에 더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구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수집되는 개인의 건강정보에 대한 소유권이 정부기관에 있다는 인식은 매우 위험하다. 유사한 사례로, 지난 2017년 10월 심평원이 민간보험사에 개인정보(상병내역, 진료내역, 처방내역)를 팔아넘겼다고 해서 규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 단체는 “개인건강정보를 수집, 활용할 뿐만 아니라 이를 약사회에 제공해 비의료인인 약사와 함께 가정에 방문해 복약지도를 하는 것은 건보법에 위배되고, 벌금형이나 징역형에 처해야 할 만큼 위중한 사안이다. 국민건강보험법상 명시된 공단의 업무 어디에도 약 정리, 건강관리 상태 평가 등의 업무는 없다. 따라서 직무상 목적으로 사용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 단체는 특히 “지금 당장은 시범사업으로 800명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나, 추후 전국사업 범위로 확대됐을 때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공단이나 심사평가원이 제공하고 있는 의료 빅데이터의 경우에는 데이터 유출 가능성이 가장 큰 우려점인데 오히려 공단이 나서서 개인건강정보를 유출한다니 더욱 개탄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건강정보 유출을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산하기관들이 더 이상 국민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수집 활용하는 범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아울러 유출행위를 한 관련자들을 문책하고 파면하는 등 인사조치가 따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또 “무면허의료행위 자행의 위험성과 함께 수많은 환자들의 개인건강정보를 침해하는 불법적 방문약사제도 시범사업은 즉각 백지화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 편의성을 위해 환자가 직접 병의원이나 약국 중 조제할 곳을 선택하게 하는 방안과 건강보험재정 절감 대책을 집중 논의할 기구로 ‘의약분업 재평가위원회’를 조속히 구성, 운영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