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품협회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 위해 기술특례 사후 관리 필요"
리가켐·알테오젠 등 성공 사례 뒤로 퇴출 기로 기업 늘어
미국은 공시 강화, 일본은 시총 유지에 방점

코스피지수가 5000선을 돌파하며 활황을 맞은 국내 증시의 열기가 코스닥 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다. 제조업과 수출 기반의 대형주 중심인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매출 성과가 없어도 기술력만으로 상장에 성공한 '기술특례상장사'들이 주축을 이룬다. 시장의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둘러싼 상장 이후 기업 관리와 투자자 보호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정책기획팀은 지난 27일 발간한 'KOSDAQ 기술특례상장 제도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더 이상 예외적 경로가 아닌 고위험·고혁신 산업을 제도권으로 이끄는 핵심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제도가 상장 진입 문턱을 낮추는 데 집중해 온 만큼, 향후에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공시와 상장 유지 기준을 정교화하여 제도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2005년 도입된 제도다. 재무 성과보다 기술 신뢰성을 중심으로 상장 적격성을 판단하며, 특히 임상과 허가 단계에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바이오 기업들에게 주요한 상장 경로로 기능해 왔다. 2025년 11월 기준 이 제도로 상장한 기업은 총 269개이며 이 중 바이오 기업은 145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다만 최근 국내 시장에서는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의 사후 관리 문제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술 평가를 통과해 상장에 성공했지만, 매출 요건(연 30억원)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사업 성과를 입증하지 못해 퇴출 기로에 선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코스닥 시가총액과 매출액 요건을 상향하고 상장폐지 절차를 효율화하는 등 사후 관리 강화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협회는 한국과 미국, 일본의 상장 구조를 비교하며 국가별 관리 방식의 차이에 주목했다.
한국의 기술특례상장은 사전 준비 단계에서 전문평가기관 2곳의 기술평가 결과가 'A & BBB' 등급 이상을 획득해야 하는 등 엄격한 사전 인증을 거쳐야 한다. 상장 예비심사 단계에서는 주식 분산과 경영 투명성 등 형식적 요건은 물론, 기업의 계속성과 경영 안정성 등 질적 요건을 종합적으로 심사받게 된다
반면 미국의 경우 별도의 기술 전용 트랙을 운영하지 않는 대신 '신생기업육성법(JOBS Act)'을 통해 신흥성장기업(EGC)의 상장 초기 부담을 완화해 준다. 상장 시 2년 치 재무제표만 제출하도록 하거나 내부회계관리 감사 의견을 면제하는 등 규제 유예 기간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특히 미국은 기술의 실패 가능성을 상장 결격 사유로 보지 않는다. 대신 임상 데이터와 파이프라인 현황, 자금 소진 계획 등을 투명하게 공시하도록 강제하여 투자자가 위험을 직접 판단하게 한다. 실제 법 제정 후 5년간 미국 내 바이오 IPO 건수는 이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2022년 4월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시장체제 재편을 통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기존 5개 시장을 Prime, Standard, Growth 3개로 단순화했으며, 신규 스타트업은 '높은 성장 가능성'을 평가받아 Growth 시장에 입성한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상장 전 별도의 전문기관 기술평가 절차가 없는 대신, 기업의 잠재력을 실현하고 지속 성장을 증명해야 하는 '사후 관리'에 방점을 둔다.
특히 일본의 Growth 시장은 상장 유지 기준이 매우 엄격하다. 상장 후 10년이 경과한 기업은 시가총액 40억엔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2030년 이후 상장하는 기업은 상장 5년 후 시가총액이 100억엔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신속히 퇴출당하는 '적자생존' 원칙이 적용된다. 이는 상장이라는 기회를 부여하되 실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기업은 명확히 정리하여 시장의 질을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협회는 "해외 사례는 특례 트랙의 단순 운영보다 관리 방식의 차별화를 통한 정교한 관리 체계 설계가 해법임을 시사한다"며 "국내 바이오 혁신 생태계 유지를 위해 미국의 공시 강화 모델과 일본의 엄격한 상장 유지 기준을 선택적으로 접목하여 투자자 보호와 시장의 신뢰를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일본 사례까지 소개해주셔서 유익한 정보를 얻고 갑니다. 김선경 기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