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의약품 분석 | 아모프렐·펙수클루20mg·알파키·유레스코·듀비엠파
치료 추이 반영한 한미와 종근당 복합제
용량으로 새 가능성 본 유유와 대웅, 13년만 성공한 동국까지

제약회사는 신약을 원하지만, 하루 아침 뚝딱 만들 수 없다. 신약을 만들어도 환자와 의료 현장의 수요와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히트뉴스>는 올해 허가 받거나 출시된 의약품 중 환자와 의사의 수요를 딱 맞춘 '5선'을 소개한다.

가이드라인이 바뀌었다, 복합제도 달라야 한다
한미약품 저용량 고혈압 3제 복합제 '아모프렐'
만성질환은 통산 단일제로 치료를 시작한다. 환자 부담도 낮추고, 의사 스스로 경과를 살피며 약물과 용량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패턴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2024년 유럽심장학회(ESC)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의료현장의 상식을 뒤집었다. 치료 초기부터 다제요법을 적용하면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혈압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단일제를 처방하는 패턴이 강세다. 초기부터 여러 약을 쓰면 부작용이 커진다는 것 때문이다.
2024년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부터 한미약품은 저용량 복합제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산학 협력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한미약품은 적정 최소 용량을 찾기 위한 탐색 임상을 시행했다. 성분별 혈압 강하 기여도를 확인하는 동시에 단일제 대비 비열등성과 우월성을 입증하는 4건의 3상 임상을 했고, 성공했다.
아모프렐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임상 결과를 보면 아모프렐은 기존 고혈압 치료의 정석이라 불린 암로디핀 5mg 단독 대비 비열등한 혈압 강하 효과를 보이면서도 또다른 기본 치료제인 로사르탄 50mg 단일제와 비교해서는 우월성을 입증했다.
특히 3개성분 복합제를 만들면서도 지름을 6mm로 줄였다. 국내 고혈압 복합제 중 유일하게 '본태성 고혈압 환자의 초기 요법' 적응증을 보유하는 제품이다. 세계 최초라는 이름도 함께 따라온 대표적 미충족 수요를 노린 니치 제품이다.

정형외과를 잡아라, NSAID 부작용도 잡아라
절반이 만든 새 적응증, 대웅제약 '펙수클루20mg'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 중 하나다. 근골격계 통증이나 관절 통증 환자에게 장기 처방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약물 복용시 위통증이나 위궤양 호소 사례였다. 정형외과에서 위장약이 세트 처방되는 사례가 흔한 이유다.
복용약물의 함량이 급성 상기도염이나 기관지염보다 대개 많은 편이다. 부작용이 덜하다고 평가받는 애엽추출물이나 오메프라졸, 란소프라졸 등의 프로톤 펌트 억제제가 자주 쓰인다. 그러나 PPI 제제는 복용 시간 제한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대웅제약 '펙수클루20mg'은 회사 대표신약으로 자리잡은 '펙수클루40mg'(펙수프라잔)의 반절 용량이다. 40mg과 10mg 용량이 위식도역류질환과 위염 치료에 사용됐는데, 의료현장에서 복용시간의 영향을 덜받으면서 위장관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펙수클루 40mg를 절반으로 쪼개 처방하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
대웅제약은 쪼갤 필요가 없는 20mg 제품을 만들어 국내 최초 'NSAIDs 유발 소화성궤양 예방'이라는 새 적응증을 창출했다.
회사는 20mg 제품의 효과성을 비교하기 위해 NSAIDs를 지속 투여해야 하는 성인 423명을 대상으로 국내 다기관 임상 3상을 진행했다. 펙수프라잔 20mg와 기존치료제인 란소프라졸 15mg을 24주간 병용 투여했다. 그 결과 내시경으로 확인된 위궤양 발생률은 각각 1.16%, 2.76%로 펙수클루가 기존 PPI 대비 효과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했다.
여기에 2024년 펙수프라잔을 나프록센, 멜록시캄 등 NSAIDs와 함께 복용했을 때 약물 노출이나 작용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용량 조절 없이 20mg만으로 안전한 병용이 가능하다는 근거도 찾아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펙수클루는 경쟁약물 케이캡 대비 다양한 용량으로 적응증을 늘리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3개 용량을 통해 시장에서 먼저 출시된 HK이노엔 '케이캡'을 전속력으로 따라잡는 동시에 정형외과 세트처방의 '표준'을 만들고려 하고 있다.

활성비타민, B만 있나? 'D'도 있다
저용량 하나가 만든 새 기회, 유유제약 '알파키'
골다공증 환자에게 비타민D는 필수 요소다. 칼슘의 흡수·이용을 가능하게 하고, 골대사를 정상화하는 핵심 조절 인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반 비타민D는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서 제대로 작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장에서 활성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인데 골다공증의 유병연령은 신장기능이 떨어진 고령층이다.
업계는 최근 몇년 간 알파칼시돌을 눈여겨봤다. 신장에서 활성화가 필요없는 활성형 비타민D의 전구체다. 이는 만성신부전, 부갑상선기능저하증 등 칼슘 대사 이상 질환에서도 유용하게 쓰인다. '맥스마빌' 등 골대사질환 주요 제품을 보유하고 있던 유유제약은 시장을 놀라게 할 '킥'이 필요했다.
유유제약의 전략은 간단했다. 시장에서 기존 경쟁 제품들은 0.5㎍, 1㎍ 용량 두 개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유제약은 0.25㎍라는 새 용량을 허가받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두 용량보다 낮은 제품을 먹어야만 하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고령환자 발병 비율이 높다.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 고칼슘혈증 위험이 높은 환자 그리고 수는 적지만 용량 조절로 의료현장의 고민이 깊던 소아를 위한 약물은 미충족 의료 수요였다. 소아는 체중이 가벼운 만큼 더 세밀한 용량 제어가 필요하다.
알파키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본키'와 맥스마빌 등 칼시트리올 제품군의 사이를 채우는 제품이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지 않거나 빠른 반감기가 필요한 이들에게는 칼시트리올을, 신장 기능 약화와 소아 및 고령 환자에게는 알파키를 추가하는 식으로 기존 제품과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 두 제품의 인지도를 함께 구축하면서 회사는 '풀 라인업'을 갖췄다.
13년을 '두타타다' 달려온 복합제 개발
전립선 증상 개선제 동국제약 '유레스코' 등 4종
젊은 남성의 고민이 탈모라면 중년 이후 남성의 고민은 배뇨 기능에까지 영향을 주는 전립선 비대증이다. 전립선 비대증의 근본 치료로 꼽히는 제품은 소위 5α-환원효소 억제제로 불리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다. 탈모 치료제로 쓰는 그 성분이다.
문제는 이들 제품의 개선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임상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발기부전 등의 심인성 부작용과 부정적 인식으로 환자들의 심리적 저항감이 크다.
동국제약이 개발의 주축으로 참여해 만든 '유레스코'는 두타스테리드와 타다라필을 함께 모은 복합제다. 발기부적 치료제와 탈모 치료제를 합친 제품인데 두 성분을 동시에 투여함으로써 빠른 증상 완화와 전립선비대증의 장기적 관리 효과를 함께 얻고 두타스테리드 단독 요법에서 환자가 우려하는 발기부전 부작용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흥미로운 것은 해당 제제가 무려 2012년부터 시작돼 13년에 걸쳐 얻은 성과라는 점이다. 그 결과 국내 19개 병원에서 진행된 임상 3상에서는 각 단일제 대비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 개선 효과가 높고 약물이상반응에서 복합제와 단일제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즉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동시에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하부요로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하는 데 성공한 것인데 부작용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부작용 치료제를 함께 넣은 발상이 좋은 결과로도 이어진 셈이다.
물론 일각에서 타다라필이 비급여 성분인 만큼 복합제를 비급여로 출시하면 성과가 다소 작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럼에도 최근 함께 개발한 이들이 전략적으로 합리적인 약가를 책정하며 시장에서 추진력을 모았다는 추정이 나오는 만큼 앞으로가 기대되는 약물이기도 하다.
'메트포르민 복합제'로도 안된다? 과감히 뺐다
당뇨 대세 초기 병용 직격한 종근당의 '듀비엠파'
당뇨 치료에서 메트포르민은 말 그대로 '바이블'에 가깝다. 오랜 기간 쓰이며 임상적 근거가 탄탄하다.
영국당뇨연구(UKPDS)를 비롯한 대규모 장기 추적 관찰 결과 기준 메트포르민은 투여 초기 1.0~1.5% 수준의 강력한 혈당 강하에도 시간이 흐를수록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 투여 후 3~5년이 경과하는 시점에서 환자의 절반 이상이 목표 혈당 유지에 실패한다는 데이터도 있다.
최근 당뇨 치료의 트렌드는 '초기 병용요법'으로 귀결된다. 국내에서도 SGLT-2 억제제(엠파글리플로진 등)가 체중감소, 심혈관 보호 효과로 주목받으며 메트포르민과 병용이 일반화됐다. 이 조합으로도 혈당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군도 존재한다.
종근당의 '듀비엠파'는 20호 국내신약인 '듀비에'(로베글리타존)와 엠파글리플로진을 결합한 국내 첫 TZD+SGLT-2 복합제다. TZD 계열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켜주는 기전으로 SGLT-2 억제제와 상호보완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종근당의 듀비에 제품군은 실제로 듀비엠파 이전부터 이어져왔다. 2016년 메트포르민을 복합한 '듀비메트', 2023년 듀비메트에 시타글립틴을 넣은 '듀비메트에스'(로베글리타존+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와 '듀비에에스'(로베글리타존+시타글립틴) 등이 나왔다.
당뇨의 주축 제제인 TZD+SGLT-2 병용요법은 TZD의 부작용인 체중 증가와 부종을 SGLT-2가 보완하는 동시에 심혈관 보호 효과를 통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두 제제 복용 환자가 주로 심장이 약해지는 고령층임을 계산하면 적절한 타깃팅이다. 여기에 '메트포르민+TZD+SGLT-2' 3제 요법의 급여 적용으로 관련 처방이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