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비대위 자체조사 결과 발표
"채용 중단 등 1.5만명 고용 손실"…상설협의체 등 테이블 필요성도

지난 11월 말 정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한 '약가제도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국내 제약업계에 연간 3조6000억원대 손실이 예상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제약바이오를 키운다는 정부의 주장이 약가개편으로 무색해진다는 것인데 이들은 전면 재검토를 외치며 업계와 정부가 테이블에 앉아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한국신약개발조합·한국제약협동조합 등 5개 단체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11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된 약가제도 개편안이 제약바이오산업의 근간을 흔들어 국민 건강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날 비대위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하며 정부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해당 조사 결과를 보면 정부안대로 제네릭 산정비율이 현행 53.55%에서 40%로 일괄 인하될 경우 산업계가 감당해야 할 연간 매출 소실액은 최대 3조 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보건복지부의 2024년 의약품 생산실적 통계와 연동된 비대위 자체 분석 모델에 따른 수치다. 비대위는 상위 100대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4.8%, 순이익률이 3%대에 불과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기반 재무 지표를 근거로 이번 개편안이 기업의 이익 한계치를 완전히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약가개편 강행 시 산업 손실 규모(추산)

연간 예상 매출 손실액
36000억원
산정비율 조정(53.55%→40%) 시 시뮬레이션
1.48만명
신규 채용 중단 및
대규모 구조조정 위기
1.5% 추가 위축
영업이익 1% 감소당
R&D 투자 하락폭
25.3%
정부 인하안의
실질 약가 인하율
적자 전환
국내 상위 100대 기업
예상 영업이익 구조
제약바이오산업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 (2025)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미래 성장 동력인 R&D 투자의 절벽 현상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집계한 '2024 제약바이오 산업통계집' 기준 현재 상장 제약사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12.0%, 혁신형 제약기업은 13.4% 수준이다.

이를 통해 국산 신약 41개, 글로벌 파이프라인 3233개 보유(세계 3위), 기술수출 20조원 달성이라는 성과를 냈으나 이번 약가 인하로 이 흐름이 단절될 위기에 처했고 이들은 우려했다. 비대위는 수익성이 1% 악화할 때 R&D 투자는 1.5% 이상 위축된다는 '산업 경제적 탄력성 분석 보고서'를 인용하며, 약가 인하가 K-제약바이오의 엔진을 강제로 끄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고용 시장에 미칠 후폭풍도 수치로 제시됐다. 시뮬레이션 결과 매출 25.3% 급감이 현실화될 경우 통계청의 고용유발계수를 제약산업 매출 소실액에 대입했을 때 산업 전체 종사자 약 12만명 중 10% 이상인 1만 4800명의 대규모 실직 사태가 불가피하다. 특히 고용노동부 통계에서 제약산업의 정규직 비중이 94.7%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양질의 일자리가 대거 사라지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대위는 의약품 공급 안정성 문제 역시 심각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완제의약품 국내 자급률이 69%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최근 6년간 의약품 공급 중단 사례는 147건에 달했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준 올해 1~11월 발생한 공급부족 품목  275개 약제 중 38.6%는 '채산성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미 한계 상황인 약가를 추가 인하하는 것은 환자들에게 필수적인 의약품의 공급 포기를 종용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 비대위의 말이다.

비대위는 1999년 실거래가제도 도입 이후 지난 25년간 10여 차례 반복된 약가 인하 정책에 "단 한 번도 제도의 효과와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적이 없다"며 개편안 시행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산업 현장의 목소리가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민·관 합동 약가정책 상설 협의체' 등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D 실시간 제약시장 트렌드, 데이터로 확인하세요. 제약산업을 읽는 데이터 플랫폼 BRP Insight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