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이근석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리처드 드 부어 세인트 빈센트 교수

'키스칼리' 재발 고위험군·림프절 음성 환자의 새 치료옵션으로 등장

국내에서는 연간 약 3만명 정도의 유방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0기와 1기 환자가 약 65% △2기가 25% △3~4기가 약 10%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차원의 선별검진 프로그램과 스크리닝 프로그램을 통해 조기 발견율과 생존율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유방암은 치료 후 5년간 재발이나 전이가 없이 완전 관해 상태가 지속되면 완치 판정을 받는 다른 암종과 달리 20년이 지나도 재발 가능성이 있다. 수술 이후에도 전신요법이 필수적이고 재발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하지만 CDK 4/6 억제제가 국내에서는 모든 환자군에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이 있는 상황이다.

히트뉴스는 이근석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과 리처드 드 부어 세인트 빈센트 프라이빗 병원 교수를 만나 한국과 호주의 재발 고위험군 환자 비율과 치료제에 관한 얘기를 들어봤다.

(사진 왼쪽부터) 이근석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 리처드 드 부어 프라이빗 병원 교수
(사진 왼쪽부터) 이근석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 리처드 드 부어 프라이빗 병원 교수

암세포 무한 증식 막는 CDK 4/6억제제

'키스칼리' 내분비요법 단독 대비 사망 위험 28% 감소

유방암은 장기간에 걸쳐 재발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기존에는 진단 후 5년 동안의 관리가 중점적으로 다뤄져 왔지만 환자들이 5년 후 추적 관리를 중단하거나 전문의 진료에서 벗어나는 경우 관리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유방암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하며 1/3의 환자가 재발 고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림프절 전이 여부 △종양 크기 △조직학적 등급 등 임상 병리학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암의 위험도 프로파일과 보험급여 적용 여부에 따라 치료제를 선택하게 된다. 또한 전체생존기간(OS)이나 침습적 무질병생존율(iDFS) 개선 등 더 큰 임상적 이득을 제공하는 약제를 평가한다.

이근석 부속병원장은 "부작용 역시 매우 중요한 고려 요소"라며 "CDK 4/6 억제제는 약제별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설사가 흔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간 기능에 영향을 주기도 해서 부작용 프로파일을 환자 상태와 잘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CDK 4/6 억제제는 암세포의 성장과 분열에 필수적인 사이클린 의존성 인산화효소(CDK) 4와 6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암세포의 무한 증식을 막는 기전이다. 한국노바티스의 '키스칼리(성분 리보시클립)'는 진행성 및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쓰이다가 지난 8월 '재발 위험이 높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및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 음성 2~3기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하는 보조요법'으로 적응증이 확대됐다.

유럽종양학회(ESMO 2025)에서 발표된 'NATALEE' 5년 추적 데이터에서 키스칼리 병용요법군의 침습적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내분비요법 단독군 대비 28.4% 낮았다. 5년 침습적 무질병 생존율(iDFS)은 키스칼리 병용군에서 85.5%, 내분비요법 단독군에서 81%였다.

두 의료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기존 수술 후 항암치료와 내분비요법을 중심으로 유지되던 조기 유방암 치료옵션을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처드 드 부어 교수
리처드 드 부어 교수

리처드 드 부어 교수는 "20년 동안 재발 고위험군 환자에게 적용되는 치료 전략이 거의 동일했다. 타목시펜·아로마타제 억제제도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전혀 다른 기전을 가진 새로운 치료 옵션이 등장한 것"이라며 "연구의 환자군 구성이 매우 넓었기 때문에 위험성이 과소평가되기 쉬운 환자에게도 이득이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재발 고위험군에 비급여...미충족 수요 있어

표적치료제 사용 강화·확대 시스템 마련 시급

호주에서는 아베마시클립과 동일한 기준에서 키스칼리에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림프절 전이가 있는 환자들이나 생물학적 인자를 기준으로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들이 대상이다. 하지만 중간 정도의 위험도를 가진 림프절 음성 환자들에게는 급여 기준이 적용되지 않아 미충족 수요가 있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고위험군을 포함한 모든 환자군에서 비급여로 쓰이고 있다. 병용요법 급여 제도 개선을 통해 과거 내분비요법과 CDK 4/6 억제제를 병용할 경우 두 약제가 모두 비급여인 상황보다는 나아졌다. 하지만 CDK 4/6 억제제는 여전히 고가이기 때문에 환자 부담이 크다는 게 이 병원장의 설명이다.

이근석 부속병원장
이근석 부속병원장

이 병원장은 "내분비요법이 급여로 전환되면서 비용 부담이 줄었지만 실제로 치료에 접근할 수 있는 환자 범위는 제한되는 상황"이라며 "제도 변화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한 단계씩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점에 의미를 둬야 한다. 이런 논의가 계속된다면 합리적인 해결책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리처드 교수는 "현재 확보된 데이터만으로 급여 확대를 논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고위험 환자군에 관한 임상적 중요성이 충분히 인식된다면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조기 유방암 치료의 핵심 목표는 재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림프절 전이가 없다는 이유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이들 중에서도 상당한 수가 재발을 경험한다. 두 교수는 CDK 4/6 같은 표적치료제를 강화하고 사용을 확대하는 국가 차원의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리처드 교수는 "진단 이후 복약 순응도와 치료 과정에 관한 이해 및 인식 형성이 필요하다. 정부·지불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있어야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첨언했다.

이 병원장은 "유방암 진단을 받은 일부 환자는 극도로 불안해하며 치료 과정 자체를 힘겨워한다. 하지만 유방암은 규정된 치료 절차를 진행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체중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도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자신의 방식대로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일 찾는 게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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