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심 위원 지적에 제각기 다른 방어 또는 공세
전문가 "규제기관 중립적 태도 유지해야" 지적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골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 허가 반려 결정을 내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인보사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록을 다시 주목하는 분위기다. 두 치료제의 허가 과정 회의 내용을 살펴보면 식약처의 적극적인 개입이 드러난다는 이유에서다.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골관절염 치료제로 2017년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세계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 타이틀을 얻었지만 2019년 인보사의 주요 성분이 연골 세포가 아닌 신장유래 세포로 밝혀졌다. 식약처는 허가를 취소했고 코오롱생명과학 전현직 임원은 형사 고발됐다.
임상전문가들은 2017년 4월 개최된 인보사 관련 중앙약심 1차 회의와 조인트스템 품목 허가 반려를 결정한 회의 내용에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 전 임상심사위원(의사)은 "인보사 사태가 터졌을 당시 중앙약심 위원의 교체가 일어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2차 회의가 이슈가 됐다"며 "그러나 1차 회의 당시부터 식약처의 개입이 일어났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1차 회의에서 중앙약심 위원들의 질문에 식약처 관계자들이 수차례 대답하면서 인보사의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강조하는 모습이 등장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조인트스템 중앙약심에서 식약처 관계자들이 개입한 모습과 다르지 않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인보사 관련 회의에서 "인보사의 임상시험 디자인 할 때부터 위약대조를 하지 말고 기존 치료를 대조군으로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위원의 지적에 식약처 배석자는 "'기존 치료 대비 안전성 유효성의 개선’이라는 의미를 반드시 활성 대조군과의 직접 비교만을 인정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한다"라고 답변했다.
조인트스템 허가 직전 열린 중앙약심 회의에서도 "125명에게 시험약을 단회 투여한 후 24주째의 유효성 결과 및 장기추적 관찰 결과를 보면 시험약의 효과가 일관성 있게 나타난다"라는 약심 위원의 의견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2차 평가변수, 장기추적 결과 등은 참고자료로 해당 결과만으로 효과성을 판단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빅파마 출신 임상 전문가(의사, 보건위생학)는 "인보사 1차 회의록에서는 위원의 지적에 식약처가 항변을 하는 모습이 나오고 조인트스템에서는 위원의 데이터 해석 논의가 식약처 개입 이후 축소된 장면이 등장한다"며 "그러나 식약처의 개입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 회의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적절치 않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TGF-β를 도입한 세포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으며, 이 정도 효능을 위해 사용하기엔 인보사의 위험성이 크지 않나 생각된다"라는 문제 제기에도 식약처 배석자는 "유전자치료제는 15년 장기추적을 하여 안전성을 관찰하도록 하고 있는데 인보사의 1상 시험대상자는 이미 7년 이상 장기추적 결과가 있으며, 아직까지는 종양 발생에 대한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조인트스템 중앙약심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을 만족해 임상적 유의성을 입증했다는 위원들의 지적에 식약처 관계자는 "임상적 유의성에 대한 판단은 임상시험계획서에 있는 대상자 수 산출에 사용한 효과 크기 근거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다른 임상 전문가(의사)는 "인보사는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안전성이 이슈가 된 사례"라며 "약심 위원이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지만 식약처는 장기 추적 결과를 근거로 안전성 이슈를 방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식약처와 사전에 합의된 임상 프로토콜에 의해 통계적 유의성을 만족해 임상적 유의성을 확보한 조인트스템에서도 다르지 않다"며 "임상적 유의성과 통계적 유의성의 판단 근거는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식약처가 이를 반박하는데 이는 규제기관의 과도한 개입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두 치료제를 두고 보인 식약처 배석자들의 언급과 개입은 의약품 허가 과정에서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하고 중립을 지켜야 할 규제기관의 모습으로 적절치 않다는 것이 임상 전문가의 견해다.
또다른 글로벌 빅파마 출신 약물 감시 전문가(의사)는 "인보사 중앙약심은 임상 3상 조건부 허가를 논의하기 위한 목적이고 조인트스템은 최종 허가 쟁점을 살펴보기 위해 개최됐기 때문에 두 치료제의 논의를 단순하게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식약처가 중앙약심 위원들의 지적에 맞서 회의 분위기를 주도해가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결국 인보사 2차 약심 회의에서는 1차 회의 당시 위원들의 문제 제기는 사라졌고 인보사는 조건부 허가가 됐다"며 "인보사 사태로 촉발된 중앙약심의 허가 난맥상 이후 식약처는 중앙약심 전반에 대한 개선을 약속했지만 8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점이 없어 보인다. 약심 위원들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식약처 배석자들이 중립을 지키도록 중앙약심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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