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 소송에도 등장한 'SCIE 논문' 논쟁...인정 여부 핵심
삼일제약 등 4개사 소송에 큰 영향 끼칠 듯

가다서다를 반복했던 실리마린 제제의 건강보험 급여삭제를 둘러싼 부광약품과 보건복지부의 두 번째 법정 다툼이 오는 12월 마무리된다. 유사논문의 SCIE급 인정이 양 측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같은 주장을 제기한 나머지 회사들의 결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해졌다.
서울고등법원 제9-1행정부는 16일 부광약품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일부개정 고시 취소' 소송 항소심의 마지막 변론기일을 열고 양 측 주장을 확인했다.
이 소송은 지난 9월 26일 같은 법원의 다른 재판부가 열었던 삼일제약, 서흥, 한국휴텍스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 4개사의 소송과 같은 취지의 것이다. 2021년 독성간질환에 쓰이는 실리마린 제제의 재평가 및 급여 삭제를 두고 벌어진 법적 분쟁의 2라운드다.
이번 소송에서는 보험당국이 실리마린 성분 제제의 임상적 유용성을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실리마린의 관련 연구 중 발행 연도가 다른 유사한 연구 두 편(SR1-5와 SR1-7)을 SCIE급 연구로 평가해야 하느냐 아니냐를 두고 마지막 의견을 주고 받았다.
부광약품은 두 논문이 제목과 분석 대상, 통계 방법이 모두 다른 별개의 연구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재평가 과정에서 두 논문을 같은 연구의 '업데이트 버전'으로 보고 중복 자료로 처리한 것은 명백한 오류라는 것이다. 그 판단을 근거로 처음부터 임상적 유용성을 부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회의록상 SR1-7 논문이 실제 심의 대상에 포함돼 있었음에도 복지부가 사후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입증할 서류를 의도적으로 제출하지 않은 것은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두 논문이 사실상 동일한 연구를 기반으로 한 '업데이트 버전' 수준이라고 맞섰다. 무엇보다 연구방법과 주제가 동일하다는 내용이 두 번째 연구에 들어있는 데다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된 것도 아니기에 평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맞다는 설명이다.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기존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 복지부 측 입장이다.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이 좁혀지지 않자, 논문 속 '독성 간질환 관련 효과' 부분을 중심으로 각자가 근거로 삼은 문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요청했다.
다만 복지부에게는 논문 저자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1-5 논문과 1-7논문은 주요 연구자 3명 중 1명이 다르다.
재판부는 양 측 의견은 참고의견으로 받아들일 뿐, 여러 증거를 종합 판단한 후 12월 18일 선고하기로 결론 지었다. 또다른 축인 4개 제약사의 복지부 상대 소송은 기일을 마치고 선고 기일만 잡기로 한 상황에서 부광약품의 소송이 먼저 선고일을 정했다.
사실 이번 항소심에서 주장이 맞부딪히고 있는 '논문 한 편'은 해당 제제의 재평가가 절차상 문제가 없는지를 정하는 핵심 논리다. 특히 2심에서의 근거는 제약사들의 1심 패소 이후 새롭게 등장한 것으로, 판결 전 변론기일로 이어질 정도였다.
실리마린 급여 재평가 과정에서 논란이 된 논문은 재평가 당시 사용된 논문이 아닌, 저자와 대상질환이 동일한 별도의 연구다. 정부는 2021년부터 기존 약제의 급여 적정성을 재검토했으며, 실리마린은 임상 유용성·비용효과성·문헌 근거 등을 토대로 평가됐다. 당시 효과 입증 논문과 무효 논문이 6:6으로 팽팽해 급여가 삭제됐다. 그러나 새 논문이 인정되면 비율이 7:6으로 바뀌어 2차 재평가로 이어진다.
지난 9월 열린 소송에서는 복지부가 문헌 검토를 불완전하게 해 절차적 문제를 초래했다고 주장했고 복지부는 해당 논문이 검색되지 않아 검토 대상이 될 수 없었다고 맞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실상 관련 사항이 문헌 검토 과정에 있었다는 것이 부광약품의 주장이다.
한편 오는 12월 소송의 결말은 앞선 제약사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 제약사 역시 동일한 논리를 제기한 데다가 4개 제약사의 소송을 맡은 회사가 동일하게 끌고 온 논리다. 무엇보다 양 측 재판부가 동일한 두 사건을 두고 그 논리를 명확하게 본다고 밝혔다는 점, 4개 제약사의 판결이 부광약품 소송 상황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실리마린 소송의 결과는 부광약품이 이끄는 소송의 판결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