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저자·유사내용 두고 'SCIE급' 맞다 vs 아니다 다퉈
제약업계 "논문이 있는데도 급여 '불인정'했다" 공세

구글 Imagen AI로 생성한 이미지.
구글 Imagen AI로 생성한 이미지.

2021년 급여 재평가 이후 급여 삭제와 관련해 4년째 진행중인 실리마린 급여 소송이 '논문 하나'를 인정하느냐, 아니냐를 두고 다툼을 지속하고 있다.

제약회사들은 동일 저자의 유사 논문이 SCIE급으로 인정되면 재평가에서 '불확실'로 추가 논의가 가능한 것인데, 복지부가 문헌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불인정'으로 결론지은 것은 문제가 아니냐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 측은 검색이 되지 않는 문건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제10-3행정부는 지난 26일 삼일제약, 서흥, 한국휴텍스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 4개 제약사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실리마린의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일부개정 고시 취소' 소송의 일곱 번째 변론기일을 열었다.

법정다툼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논문 하나' 였다. 실리마린의 독성 간질환 관련 임상 논문이 SCIE급인지 아닌지를 두고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제약업계와 문제가 없다는 정부 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먼저 제약업계 측은 해당 논문이 SCIE급으로 기존 논문과 다른 별도의 임상 근거라면서 급여 재평가 또한 2차 평가 및 비용효과성 검토 단계로 넘어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가 해당 논문을 SCIE급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확증 편향, 즉 답을 정해놓고 평가를 하는 셈이라고도 강조했다.  

반면 보건복지부 측은 해당 논문은 SCIE급인지 명확히 확인할 수 없다며 동일저자의 동일 적응증 연구라면 기존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자료일 뿐 별도의 독립적 근거는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여기에 해당 논문을 설령 평가 대상으로 인정한다고 해도 '불분명'인 만큼 제약사가 주장하는 '급여 인정'으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SCIE급 논문으로 인정하면, 재평가 '스토리'는 달라진다

문제의 해당 임상 논문은 재평가 당시 나왔던 논문이 아니라 또다른 관련 논문이다.  연도는 다르지만 저자와 대상질환이 동일한, 실리마린의 효과를 다루고 있는 이 논문이 '급이 되는지'를 두고 다투는 이유는 이 논문을 인정했을 때 재평가의 절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실리마린 제제의 급여 재평가 내용을 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2021년경 기존 약제들을 대상으로 급여 적정성을 재검토하는 제도를 본격화했다. 실리마린은 재평가 대상 성분으로 선정됐고, 복지부와 심평원은 임상적 유용성, 비용효과성, 국내외 등재현황, 문헌 근거 등을 중심으로 평가를 했다.

재평가 과정에서 정부가 검토했던 것은 SCIE급, 신뢰도가 높은 연구 논문의 수였다. 효과가 있다는 논문의 숫자와 효과가 없다는 논문의 숫자가 같거나 적을 경우 보험급여는 '불인정' 즉 급여 삭제된다. 하지만 효과성을 입증하는 논문이 상대적으로 많다면 비용효과성 검토 등을 거쳐 최종 급여 유지/삭제를 결정한다.

실리마린은 '유용성이 있다'는 논문과 '유용성이 없다'는 논문이 6:6 동수였다. 재평가 과정에서 '이번 법정에 새로 나온 논문'이 제시되지 않았다.

만약 이 논문을 인정하면 '임상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논문은 '7:6'으로 우위를 점하게 된다. 눈문 숫자의 구도 변화로 '불인정이 아니라 불분명'이 되어 추가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 제약업계는 이 부분에서 보건복지부가 문헌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급여 삭제를 결정했기에 절차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을 펴는 것이다.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문헌 검색 과정에서 이 논문이 검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SCIE급 논문이라고 해도 문헌 검토 과정에서 찾을 수 없었던 논문을 기반으로 평가를 할 수는 없었으며, 만약 찾을 수 있었다면 제약사가 이를 활용해 이의신청을 했을것으로 추정된다. 복지부 측이 '불인정'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정당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실제 이 날 보건복지부가 새로 제시한 증거에도 해당 논문이 검색 플랫폼 등에서 제대로 검색되지 않음을 입증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논문이 부광약품이 진행하는 소송에서는 중요 증거로 사용되고 있고, 해당 소송이 10월 기일을 앞두는 등 다른 재판과 속도를 맞춰야 한다는 점을 들어 선고기일은 확정하지 않고 추후지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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