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 문제들을 '전문의약품 정의'로 팩트 폭격
'약사 이익과 사회 편익을 연관짓는 논리' 돋보여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김대업 당선인은 12일 대한약사회장 취임사를 통해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정관계 내빈 앞에서다. 그는 약사 회장의 책임과 역할, 사회와 함께 기능하는 약사 직능에 대한 포괄적 이해능력을 바탕으로 지난 몇년 지리멸렬했던 약사회의 사회적 발언권과 위상을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의약품을 공공재"로 정의하며 고질적인 문제들을 파고든 대목은 그가 얼마나 고민하는 리더인지 보여준다. 그는 "전문약은 의사 처방으로 구매 품목과 양이 결정돼 약사가 구매 품목을 정할 수도 없고, 구매량을 결정할 수도 없으며, 처방 중단으로 재고가 남아도 약사 스스로 소진할 방법이 없다"고 각성시켰다. 약사 본인이 먹어도 불법이라고 덧붙여 강조했다. 

전문의약품의 특성을 쉽게 설명한 김 회장은 "약국에 어떤 마진도 없는 공공재 성격의 전문약이 과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카드 수수료가 부과된다, 재고의약품은 반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짚으면서 "이 사회가 같이 분담해야 할 책임들이 너무 과도하게 약사들에게 지워지고 있다"고 분노했다. 잘못된 정책들은 하나 하나 수정되고 개선돼야 한다면서 이는 국민 편익과 부합한다고 연관지었다.

김 회장은 제네릭의약품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했다. 수만 개 제네릭 의약품이 각자 브랜드를 갖고 있는 현실은 정상적이지 않다면서 국제일반명제도는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생동이라는 잘못된 제도로 제네릭 의약품이 난립해 빚어지고 있는 여러 문제도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의약분업제도에서 파생된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팩트와논리로 폭격' 했다.

정부의 여러 예방정책에서 약사들이 소외돼 왔던 점도 짚고 넘어갔다. 그는 "지역약사회와 약국들이 건강관리자로써 커뮤니티케어의 중심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약사들이 환자 안전을 위해 최선의 역할을 다하고, 의약품 부작용의 예방과 관리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제의 해법도 제시했다. 그는 "국민 이익과 약사 권익이 만나는 교집합을 찾을 것"이라며 "이를 대한약사회의 중심 정책 방향으로 세워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일방적 희생 요구에 대해선 저항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약사회 집행부 교체기에 약사회를 패싱하고 최소한 절차적 정당성도 없이 약사 정원을 늘려 소규모 약대 신설을 추진하고, 약사를 제외한 첩약건강보험을 추진하는 행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8만 약사 대표자로서 당당하게 약사의 권리, 약사 직능의 가치를 주장하고 쟁취하고 실현해 나가겠다"면서도 " 약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약사회가 섬길 대상은 오로지 국민과 약사라고도 했다.

논리적이고, 전략가 기질이 풍부한 50대 대한약사회장이 앞으로 보건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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