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협상결렬 후 ALK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급여 재신청

화이자제약의 ALK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로비큐아(성분 롤라티닙)'가 예상 청구 총액(cap)을 초과하면서 급여기준 확대(=사용범위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총액을 초과하면 환급을 해야하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급여확대를 통해 예상 청구 총액 재설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가 급여기준 확대와 위험분담제(RSA) 해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이자는 ALK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급여적용 중인 로비큐아를 1차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급여기준 확대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 건강보험공단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단계부터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급여급여기준 확대 협상 결렬 이유를 보면, 정부와 화이자간 협상 쟁점이 달랐던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협상은 로비큐아의 ALK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급여기준 확대를 위한 것으로, 재정영향에 따른 상한금액 조정 및 예상 청구 총액 설정이 포인트다. 심평원의 암질환심의원회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논의를 거쳐 보건복지부는 건보공단에 급여확대에 따른 협상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화이자는 RSA 해지까지 같이 이야기했다. 화이자는 지난 2022년 경제성평가자료 생략으로 로비큐아 급여를 등재하면서, 약제 청구액의 일정 비율을 제약사가 환급하는 '환급형'과 실제 청구액이 사전 설정한 연간 예상 청구액 총액(cap)을 초과하는 경우 청구액 초과분의 일정비율을 제약사가 환급하는 '총액제한형' 계약을 체결했다. 경평생략으로 등재될 경우 RSA 총액제한 계약을 필수로 체결한다.  

당시 설정한 예상 청구 총액인 110억원(표시가 기준)을 초과하면 화이자는 총액의 초과분을 환급해야 하는데 로비큐아의 청구액이 이를 초과했다. 특히 경평생략에 의한 약제는 총액 초과분 100%를 환급하며, 매년 매출은 증가하기 때문에 환급해야 할 금액은 더 커질 전망이다. 

결국 화이자는 총액을 다시 설정하거나 총액 계약을 없애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는 1차 치료제 급여확대를 위해 경제성평가를 수행한데다 지난 1월 RSA 해지를 신청했기 때문에 지난 협상에서 총액(cap)을 없애는 방안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려 논의하자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심평원에서 RSA 해지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지 않았고 복지부도 이에 대한 명령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RSA 해지는 협상에서 논의 대상 자체가 안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예상청구액을 재설정하는 부분도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로비큐아의 급여확대 협상이 완료되어야 약제의 비용효과성 등에 변화가 발생해 심평원 측이 RSA 해지 여부를 검토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화이자가 지난 6월 급여확대에 따른 예상청구액 설정에 합의했었다면, 심평원에서 RSA 해지를 검토하고 해당 의견에 따라 일반등재로 전환하는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었다. 또한 RSA 해지가 결정되면 협상을 통해 예상청구액을 다시 설정하면 된다. 

그러나 현재 화이자는 심평원의 급여기준 확대 절차를 다시 밟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필요한 시간 낭비라는 시선도 있는 만큼 이번 급여확대 과정에서는 다른 결론이 날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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