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연의 China BioPharma Gateway
최근 몇 년 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중국 여성들의 중요한 토픽 중 하나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이다. 세계 암 통계 2020(Global Cancer Statistics 2020)과 세계보건기구(WHO)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자궁경부암 확진자는 60만명, 사망자는 34만명이다. 그 중에서 중국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1만명과 6만명이다. HPV 접종은 HPV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을 예방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수단이다. 글로벌 HPV 백신 수요를 볼 때 2021년 미국 머크(MSD)의 가다실(Gardasil 4가, 9가) 매출액은 57억7300만달러이고, 그 중에서 중국에서의 매출액이 약 17억2200만달러로 전 세계 가다실 매출액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2010년대 들어서면서 중국 여성들의 HPV 백신과 자궁경부암에 대한 인지와 예방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HPV 백신에 대한 니즈가 급속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2016년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서바릭스(Cervarix 2가)와 2017년, 2018년 MSD의 가다실(선 4가, 후 9가)이 중국에서 허가를 받기 전까지 중국의 HPV 백신 시장은 완전한 공백이었다. 때문에 201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의료관광이 한창 붐일 때 많은 중국 여성들이 한국이나 홍콩으로 가서 가다실(9가)을 접종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 수요를 충족하고 HPV 백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중국의 완태바이오팜(WANTAI Biopharm)과 왈백스(WALVAX) 등 여러 기업이 HPV 백신 연구개발(R&D)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중국에서 허가받은 HPV 백신은 완태바이오팜의 '세콜린(Cecolin®)'과 왈백스의 '우제후이(Wozehui®)' 2개뿐이며, 모두 2가 HPV 백신이다. 완태바이오팜은 1991년 설립된 진단장비, 시약과 백신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이고, 왈백스는 2001년에 설립된 백신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이다. 두 회사는 각각 2020년과 2010년 중국 상해 증권거래소와 심천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현재 중국 HPV 백신 시장에는 자국에서 개발한 백신 2종을 포함해 총 5개의 HPV 백신이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고, 중국 적령기 여성들의 HPV 백신 접종률 또한 평균적으로 아주 낮은 상태다. 2023년 중국 2가 HPV 백신 수요량은 약 1억개 정도로 예측되고 있고, 2개의 국산 HPV 백신의 연 생산량은 총 6000만개 수준이다. 다만 2024년에는 2가 HPV 백신의 수요는 완전히 국산 제품으로 충족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 MSD에서 9~45세 남성에 대한 9가 HPV 백신 접종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11~12세 남자 아이들에게 HPV 백신 접종을 건의하면서 중국에서도 남성에 대한 HPV 백신 접종 관련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HPV 백신에 대한 수요는 향후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가 HPV 백신 시장에서는 중국 국산 제품이 95%를 차지하지만, 4가와 9가 HPV 백신의 경우 여전히 중국 제품은 공백 상태다. 해당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여러 회사들이 경쟁하고 있는데, 2022년 기준으로 현재 HPV 백신 총 17개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3상에 진입한 HPV 백신은 9개이며, 그 중에 9가 HPV 백신은 5개다.
완태바이오팜과 왈백스(자회사인 제룬바이오(ZERUNBIO) 통해 임상 진행) 외에도 보백스바이오(BOVAXBIO), 베이징 헬스 가드 바이오테크놀로지(BEIJING HEALTH GUARD BIOTECHNOLOGY·BHGB), 렉바이오(RECBIO) 등 5개 바이오기업들이 9가 HPV 백신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과학기술원청두연구소에서 추진하는 11가 HPV 백신과 시노셀테크(SinoCellTech)와 노닌바이오(NoninBio)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세계 최초 14가 HPV 백신이 임상시험 중에 있다. 11가 HPV 백신은 지난 4월 임상 3상이 시작됐다. 14가 HPV 백신(6/11/16/18/31/33/35/39/45/51/52/56/58/59)은 2021년 하반기 임상 2상이 개시돼 현재 진행 중에 있다.

2가 백신의 경우 완태바이오팜의 HPV 백신이 중국 시장에 먼저 진입하면서 65%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며 승자의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왈백스의 시장 진입으로 실적이 급격히 하락하기도 했다. 향후 9가 HPV 백신 시장에서도 완태바이오팜이 여전히 선두 자리를 차지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회사가 먼저 안전하고 효과적인 HPV 백신을 출시해 다른 경쟁 구도가 펼쳐질 것인지도 눈여겨 볼만한 포인트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HPV 백신 시장(2022년 기준 220억달러 규모)은 이미 전국시대로 들어섰다. 중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매력적인 HPV 백신 시장임을 감안할 때 앞으로의 경쟁도 불가피할 것이다. 다만 여러 개의 HPV 백신 후보들의 임상 실패, 접종 후 부작용 등 안전성 문제, 다양한 HPV 백신 경쟁으로 인한 가격 경쟁 등의 요소들이 최후의 승자를 결정짓는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MSD의 가다실(9가)과의 글로벌 경쟁에서 중국 HPV 백신 제품들이 어느 정도의 실적을 보일지도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 필자 소개
엑소좀(exosome) 전문 개발 바이오 벤처 타임바이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필자는 중국 베이징화공대(BUCT)에서 생명공학(바이오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이후 서울대에서 암에 관한 분자유전학으로 석사 학위를, 동국대에서는 줄기세포 및 세포 리프로그래밍으로 박사 과정을 밟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