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산업계가 피부로 느낀 '디지털 헬스케어의 현재' 논의
의료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미충족 수요(Unmet Needs)의 충족이라면, 디지털 헬스케어는 국민에게 제공하는 보건복지 서비스의 '언맷 이코노미 니즈'를 충족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16일 한국에프디시규제과학회가 개최한 '2023 한국에프디시규제과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신산업을 위한 전략과 과제가 논의됐다. 이날 토론에서는 카카오헬스케어 김준환 이사, 메드트로닉 이상수 전무,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배민철 사무국장 등 업계 관계자들을 비롯해, HnL 법률사무소 박성민 변호사, 식품의약품안전처 디지털헬스규제지원과 이충근 주무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화장품·의료기기지원단 황성은 단장 등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같은 요소에 다른 시각…디지털헬스케어에 필요한 것들
이날 토론에서는 업계, 정부기관, 법률 전문가 등이 각각의 시각에서 바라본 현 시점의 디지털 헬스케어에 필요한 부분들과 이점,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전략 등이 공유됐다.
업계의 시선① 헬스케어와 IT의 통역가가 필요 '인력' 중요성 강조
카카오헬스케어 김준환 이사는 헬스케어와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등 여러 기술들이 융합됨으로써 완성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에 산업에 필요한 것은 다름아닌 의료와 테크를 이어줄 수 있는 인력이라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의사로서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김준환 이사는 "의료 관련 지식 만큼이나 기술 관련 지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의료 용어와 테크 용어를 소화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형태화 하는 일은 모두 인력이라는 부분을 절실히 느꼈다"며 "새로운 형태의 인력 양성과 기존 인력의 전환 등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시선② 디지털 헬스케어의 가치, 언맷 이코노미 니즈의 충족
메드트로닉 이상수 상무는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의 궁극적인 지향점인 언맷니즈 충족이라는 관점에서는 기존 의료가 추구하던 언맷 클리니컬 니즈보다 언맷 이코노미 니즈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추구하는 바가 △개인·맞춤형 의료 △융합 △디지털 디바이스와 데이터 기반의 헬스케어 서비스라면, 이것이 필요한 이유는 현재 의료 인프라 한계로 개인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인프라 구축이기 때문이다.
이상수 상무는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는 도입·개발 등 비용이 비싸다고 볼 수 있지만, 10~20년만 지나더라도 의료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기술간 융합으로 서비스의 통합이 이뤄지고 가장 의료비용 소모가 큰 입원 환자들을 의료기관 밖에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은 앞으로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시선① 새 기술에는 새 규제가 필요해
식약처 디지털헬스규제지원과 이충근 주무관은 새로운 기술은 혁신을 가져오지만 그것이 낳을 위험성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규제라며, 기술이 가진 특성은 곧 특유의 제약을 만드는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만큼 합의점을 지속적으로 찾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주무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발표한 분산형 임상시험 가이던스를 보면, 비열등성 시험에 분산형 모델을 적용할 경우 FDA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의료기관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책임 소재를 의료진에 적용하는 등 기존에는 제한하지 않았거나 제한이 필요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제한하기 시작했다"며 "기술이 가진 특성이 곧 특유의 제약을 만드는 만큼 새로운 기술에 대한 합의점을 지속적으로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시선② 규제는 물론, 임상적 근거 갖춰야
또 헬스케어 산업 진입을 위한 임상적인 근거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화장품·의료기기지원단 황성은 단장은 건강보험 시장에 새로 진입하기 위해 개발 중인 기술들은 임상적인 근거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단장은 "보험시장 진입을 원하는 기업 기술에 의료적 가치가 보장되지 않으면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며 "디지털 헬스케어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의료적 가치를 높이고 유지하기 위한 고민이 계속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헬스케어에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가격적인 측면으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 보편적인 의료 서비스를 보장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의료현장에서의 효과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데이터 거래' 고민 시작해야
아울러 이날 세션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개발 원천이자 지속적으로 생산해낼 데이터에 대한 안전한 관리와 활용법,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배민철 사무국장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만들기 위한 여러 논의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규제들이 함께 논의되고 있지만 규제는 필요성 만큼이나 새 기술을 가로막는다"며 "기술간 융합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데이터에는 아직 민감한 규제 사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소비자의 진단·중개·치료 등 의료 전체 영역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BM)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거래가 가져가야 할 고민① 보안
의료기기·웰니스 등 기기 성능적인 차원에서 보안을 담당하는 식약처는 데이터 활용을 위해서는 우선 책임소재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가 심사 보안 기준을 높인다 하더라도 새로운 공격 방법과 바이러스의 침투 경로 등장은 필연적인 만큼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케이스에 대한 책임 소재 논의는 계속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충근 주무관은 "얼마 전 독일의 한 병원이 외부 공격으로 이미지 서버 데이터가 모두 날아간 사건이 있었고, 당시 의료기관과 외부 공격을 허용한 PACS 등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며 "향후 발생할 리스크는 어느 한 쪽이 짊어질 수 없는 만큼 각자의 역할과 의무는 무엇인지 지속적인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거래가 가져가야 할 고민② 소비자 권리
HnL 법률사무소 박성민 변호사는 데이터를 처음 생산한 소비자(국민)의 권리를 우선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영국의 사례를 보면 국민의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는 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반대로 좌절됐으며, 다시 시작한 사업에는 개인이 원치 않을 경우 데이터 수집에 빠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며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법안에도 환자의 데이터를 활용·보호할 수 있는 개인 고유의 권한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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