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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파악 불가능한 행정처분 내용, 소비자에게 불안감 유발할뿐
업체와 상의해 관용할 수 있는 경우, 무의미한 행정처분 지양해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웹사이트를 주기적으로 살피는 기자들의 눈에 최근 한 행정처분 사항이 들어왔다.

'휴토덱스점안제' 품목의 동등성 재평가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2개월 품목 판매업무정지 2개월 처분이 내려졌다는 공고였다. 이 제제는 포도상구균 등 토브라마이신 감수성균에 의한 감염증과 스테로이드 반응성 눈의 염증 및 안과질환 등에 사용된다.

식약처는 '약사법' 제33조, 제76조,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95조 및 '의약품 재평가 실시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제약사에 동등성 재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의약품안전평가과는 2021년 6월 28일 △점안제 △점이제 △폐 적용 흡입제 △외용제제 등 생동성 미입증 111개사 379개 품목에 대해 의약품동등성 재평가 공고를 한 바 있다.

당시 의약품안전평가과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계획서 △품목별로 승인된 계획서에 따른 생물학적동등서 결과보고서(이화학적동등성 시험 대상인 경우, 이화학적 동등성 시험 결과보고서) △품질허가(신고)증 사본 등을 제출자료로 요구했다.

휴토덱스점안제 행정처분은 동등성 재평가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해당 회사는 히트뉴스 취재에 "대상 품목은 수출용으로 조만간 허가변경(취하 후 재허가)을 계획하고 있어 동등성 재평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식약처와 사전 논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회사는 국내에서 해당 품목을 판매계획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판매업무정지 처분 사항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행정처분을 받는 제약사의 이미지, 그리고 언론보도 내용을 접하는 소비자의 불안감의 측면에서 이 문제는 다른 양상을 지닌다.  

애견 행동교정 프로그램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의 한 장면 (출처 : EBS)
애견 행동교정 프로그램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의 한 장면 (출처 : EBS)

일부 언론은 회사의 행정처분 사항에 집중해 보도했고, 전후 상황을 밝히기도 했지만 일반 소비자가 이해하기엔 제약바이오 행정 절차는 너무 어렵고, 비밀스럽다.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애매하게 공고되는 식약처 행정처분은 소비자를 불안하게 한다. 행정처분이란 단어는 소비자에게 자극적으로 다가오며, 거기서 형성된 불안과 불신의 화살은 제약사를 향한다.

행정처분 전 업체와 논의된 부분에 대해 소비자에게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무작정 행정절차에 따라 처분을 내리기보다 이성적으로 관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이를 피해갈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행정처분을 받는 업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형식상 행정처분은 아무 의미가 없고, 제약사에게는 낙인, 소비자에게는 불안함을 안길 뿐이기 때문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지난 2일 개최된 '안전한 미래를 여는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 추진성과 보고회'에서 "올해는 소비자·업계 등 정책수요자가 직접 규제혁신 과제를 제안하고 소통하는 수요자 친화적 혁신인 규제혁신 2.0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식약처가 소비자와 소통하는 창구는 웹페이지와 미디어다. 소비자와 소통을 이어 나가기 위해선 그들에 맞춰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해 진행될 규제혁신 2.0에서 식약처가 소비자 및 업계 의중을 파악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원만히 대화할 수 있는 든든한 규제기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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