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FDA의 아두카누맙 허가의 시사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6월 7일 불확실성을 완전하게 떨쳐내지 못한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일반명 아두카누맙)에 대해 '시판후연구(PMS)로 임상적 이점을 입증하는 데이터를 제출해야 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가속승인(Accelated approval)을 결정했다. 이 같은 FDA의 결정은 인류가 아주 오랜만에 새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갖게 됐다는 기쁨과 FDA 외부 자문위원회의 반대를 무릅쓴 전향적 결단이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함께 안겨준다.
아두카누맙은 '사람의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되면 인지능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알츠하이머 병이 생긴다'는, 소위 아밀로이드 가설에 기반한 항체치료제라고 한다. 바이오젠은 아두카누맙 3상 임상시험에서 이 가설을 통쾌하게 입증하지 못했다. 아두카누맙의 투여로 뇌속에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일부 환자에서 줄어든다는 것까지 데이터로 보여줬으나,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감소한 알츠하이머 환자에게서 떨어진 인지 능력을 개선시킨다는 것까지 증명하지는 못했다.
세계 최고의 규제과학 기관이라는 FDA는 왜, 자문위원들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도전적인 의사결정에 이르렀을까? FDA는 보도자료에서 미충족 의료수요가 크다는 점을 감안, 치료 약물이 없는 알츠하이머 분야에서 대리표지자(surrogate) 혹은 중간 임상충족점(intermediate clinical endpoing)을 기반으로 시판승인을 결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는 환자는 존재하는데, 마땅한 치료약물이 없는 상황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일부나마 줄여주는 아두카누맙의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연구자와 투자자는 FDA 아두카누맙 승인 어떻게 보나'라는 제목의 9일자 히트뉴스 기사를 요약해 보면, 국내 연구자는 "임상 테이터만으로 뇌질환에서 만족할만한 임상적 유용성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뇌질환에서 항체 치료제의 효능이 부분적으로 입증 받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투자자도 "승인된 약물이 없을 때보다 투자 환경은 더욱 좋아 질 것"으로 전망하며 "이번 FDA의 전향적 결정이 CNS 질환 치표제를 개발하는 회사에게 희망적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만약 국내 제약회사 '히트제약'이 바이오젠과 똑같은 스펙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시판허가신청(BLA)을 했다면 식약처는 FDA가 한 것처럼 승인할 수 있었을까? 나름 소신파로 불렸던 전직 식약처 고위공무원에게 "당신이 처장이라면 아두카누맙을 허가할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곧바로 "난 못하지"라고 의기소침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처장이 고민하기전 심사단계에서 거절됐을 걸?"이라고 덧붙였다. 히트제약이 FDA에 BLA를 제출했다면 바이오젠과 같은 성과를 거뒀을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상상하지 않기로 하자.
만약 히트제약이 아두카누맙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시판할 수 있게 승인해 달라고 절차를 밟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식약처도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논의했을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FDA 약물자문위원들처럼 중앙약심위원들 과반수 이상이 임상 결과자료를 훑어보고 반대의사를 표명했다면 식약처의 액션은 여기서 올 스톱 됐을 것이다. 식약처 어느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없는 사회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마땅한 약물이 없어 환자들에게 딱히 해줄 게 없는 현실을 돌파하려면 이 분야 연구가 활성화 돼야 한다는 철학과 신념을 가진 식약처장과 공무원들이 있어 히트제약 아두카누맙 시판 승인을 했다고 치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언론은 시판승인에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다 사퇴한 약심위원 인터뷰를 통해 각종 의구심들을 들춰내 증폭시키는데 혈안이 됐을 터다. 매일 이곳 저곳에서 비난 성명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식약처장은 국회에 불려가 히트제약에게 특혜를 준 사실에 대해 이실직고하라고 추궁당할 것은 뻔하다. 이제 감사원 감사는 떼놓은 당상이고, 이 땅의 공무원들은 '슬기로운 공무원 생활의 비법'을 또 학습하게 된다.
아두카누맙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허가한 FDA는 지금, 비판을 받을지언정 무탈하다. FDA와 식약처를 비교해 살펴보니, 미충족의료분야에서 혁신이란 기업의 신념어린 열정뿐만 아니라 막다른 지점에서 규제기관의 전향적이고 도전적인 의사결정과 직면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FDA의 아두카누밥에 대한 자신감 넘치는 판단의 원천은 허가 이후 감당할 수 있는냐(manageable)를 기준 삼은 듯하다. 안전성이 확보된만큼 임상시험에서 가능성을 보인 인지개선 효과를, 사용하면서 확인하되 부여해준 기간동안 입증하지 못하면 허가를 철회하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우리나라 식약처의 기준은 국민감정이라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혁신의 문을 열 수 있을지 시험을 마다하지 않는 FDA 판단이 우리사회로 넘어오면 '그것은 무책임한 결정'으로 난타를 당하게 될 것이다. 무책임해 보이는 디테일 하나하나 언론이 그럴싸하게 보도하기 시작하면 순식간 여론은 들끓고, 식약처는 길을 잃고 허둥댄다. 식약처 윗단에서 '왜 시끄럽게 만드냐'고 엄중히 한마디하면 식약처는 그야말로 사시나무 떨듯한다. 이게 정상인가. 온국민이 허가행정에 깨알 간섭할 때, 면피공무원이 양산되고, 면피공무원은 새길을 여는 혁신의 판단 앞에서 의기소침해져 매뉴얼만 찾게 된다. 그런데 어쩐다. 매뉴얼엔 혁신이 없는 것을.

언론 앞에서 뻔뻔한 얼굴로 공개 발언을 한,
철가방의 대명사 같은 박능후라는 인간 때문에
지금은 온 국민이 희망 고문을 받고 있어도 직무를 유기한 박능후의 처벌은 커녕,
이 정부는 그래도 K 방역 자랑질이나 하고 있다.
백신을 선제 점유한 나라들 처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보건 행정은 바보들 짓인가?
국민들의 건강을 챙겨야 하는 보건 복지부가 건강 보험을 갖고 정치를 하니 이 모양이다.
저들과 저들의 가족들이 희망고문을 받다가 죽도록 바라는 마음이 부끄럽게 느껴지지 않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