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단체 "산업논리로만 접근해 또 인보사 사태 만들면 안 돼"

최근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이하 첨단재생바이오법)이 시행된 데 대해 보건의료 시민단체가 "정부가 더 이상 산업논리로 의료에 접근해 제2의 인보사 사태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 재생의료 기술은 무분별한 상품화가 아닌 치료필수영역의 연구 중심으로 활성화해야 하며, 환자들의 안전관리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는 28일 "인보사 사태에도 불구하고 통과된 첨단재생바이오법 시행을 바라보며"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선 연합은 "첨단바이오의약품법은 규제완화와 산업화를 위한 법안"이라고 꼬집었다.
첨단재생바이오법으로 바이오의약품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겠다는 명분과는 달리, 의약품 관리에 있어서 기존 약사법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법을 통과시켰다는 게 연합 주장이다.
연합은 "정부는 그동안 새로운 치료제를 위해 새로운 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새로운 치료제로 돈을 벌기 위해 새로운 법이 필요했던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치료제를 위한 법이라면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됐어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합은 "정부의 산업진흥 목적의 연구개발 투자가 우려된다"며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첨단재생 분야의 기술개발에 수조 원의 예산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투자가 과연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암이나 희귀·난치성 질환자를 위한 연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연합은 "정부의 첨단재생의료분야 연구개발 촉진은 환자의 치료 기회 확대보다 단지 산업육성을 위한 노력이다. 첨단재생 분야가 대규모 투자가 적절한 치료제가 없는 환자들을 위한 연구개발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해당사자·연관자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허가를 결정하는 구조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은 "첨단재생의료 산업 종사자나 관련 의료인들, 소위 ‘재생의료 전문가’들이 대부분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보사는 본래 중앙약심에서 다수가 반대해 허가에서 탈락했지만, 식약처는 두 달만에 이례적으로 회의를 다시 열어 '재생의료 전문가'들을 포진시켰고, 이들에 의해 결과가 뒤집혀 '가짜약' 인보사가 허가될 수 있었다"고 했다.
따라서 연합은 "'재생의료 전문가'보다 사회적·윤리적 타당성을 심의할 수 있는 위원들 중심으로 심의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합은 "근거도 불확실한 첨단재생, 첨단바이오 활성화를 환자의 치료 접근성 향상으로 포장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정부는 첨단재생의료의 활성화,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신속허가가 환자의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고 홍보하지만, '산업발전'을 위해 환자 안전성에 대한 위험을 희생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게 연합의 주장이다.
연합은 "충분한 연구 없이 허가되는 의약품의 사용은 치료 접근성의 향상이 아니라 환자가 돈을 주고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에 더 가까울 뿐"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연합은 정부를 향해 "인보사사태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합은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국민의 건강을 직접 다루는 분야의 담당 기관으로서 새로운 치료제의 연구개발에 더 엄중한 잣대를 통해 심사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어 "첨단재생바이오법은 오히려 규제완화·산업화로 기업이윤만을 보장하고 시민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더 큰 법이다. 법을 통한 연구 투자와 기술 개발이 산업육성 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해왔다"고 했다.
연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을 통과시킨 지난 국회와 정부에 유감을 표한다. 우리는 보건복지부와 식약처가 앞으로 심의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재생의료 기술은 무분별한 상품화가 아닌 치료필수영역의 연구 중심으로 활성화해야 하며, 환자들의 안전관리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