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19, 제약 영업문화 바꿀까?...도전받는 '해피콜'
코19, 제약 영업문화 바꿀까?...도전받는 '해피콜'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3.09 0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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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재택근무, 실적관리 어려워...영업적 묘수 필요

코로나바이러스감염병-19(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요구되고 있다.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었고, 제약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더욱이 하루에도 수십곳의 병원을 방문해 슈퍼 전파자가 될 가능성을 가진 영업 담당자들은 의료기관 방문금지로 자의반, 타의반 무기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코로나19가 제약사 안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영업문화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수 있을지 짚어본다. 

 

"의료기관 방문금지" 업무 패러다임 전환, 급물살 탈까?

코로나19가 업무 환경을 바꾸고 있다. 메신저와 영상통화, 온라인 회의를 통한 업무가 한달여 이상 지속되면서 내근직들에게 재택근무는 더이상 낯설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거래처 방문 및 제품 디테일이 주요 업무인 영업부는 어떨까.

코로나19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야 중 하나가 영업방식으로 보인다.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제약사들의 이렇다할 경계 움직임은 없었다. 하지만 사람 간 2차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2월 초 글로벌 제약사 위주로 전직원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부 제약사들에게는 오히려 매출증대를 위한 기회일 수 있었다. 마스크로 무장하고, 손소독제를 챙겨 거래처를 방문했다. 

하지만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이후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겉잡을 수 없이 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파력이 빠르고 전염성이 높은 코로나19의 확산에 국내 제약사마저 이례적으로 대구·경북 영업부서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이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에 이르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전국 영업부서의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의료기관의 출입자제 요청이 컸다.  

실제 대한개원의협회는 지난달 2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산업협회에 "코로나19의 전파경로가 비말, 접촉을 통한 것으로 알려져 영업사원 방문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며 별도의 요청이 없는 경우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고려대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들 역시 제약사 직원들은 물론 환자 보호자 등의 출입도 통제했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병원 측의 출입자제 요청도 있었고, 하루 수십곳의 병원과 약국 등을 방문하는 영업사원이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임직원 건강을 챙기기 위해 재택근무를 결정했다"면서도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것 같다"고 전했다. 

병원, 약국 등 요양기관과의 접근이 불가해 실적관리가 어려워진 회사는 묘수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라떼는'....방문 잦을 수록 처방기회도 많아져

정보전달 루트가 부족한 과거에는 브로슈어를 통한 면대면 디테일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었다. 또한 동일성분의 동일약가가 수십개에 달하는 제네릭 의약품을 가진 국내사 영업 담당자들은 대면 횟수가 많을 수록 처방 기회도 많아진다고 생각했다.

20년 경력의 제약사 영업 담당자는 "방문이 잦으면 처방교체 계획 등의 정보를 들을 수 있다"며 "브로슈어를 전달하고, 얼굴을 익히면서 친분을 쌓으면 자사품목 처방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하루 수십곳씩 거래처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네릭은 오리지널과 비교해서는 가격경쟁력이 있지만 제네릭 간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용건이 없어도 방문하는 이른바 '해피콜'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다국적사 영업부 관계자는 "신약이 아닌 특허만료 오리지널도 영업 방식은 국내사들과 비슷하다"며 "임상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전달한 약물 정보가 부족하고, 제네릭 방어도 해야한다. 유대를 쌓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어서 대면 기회를 많이 가지려고 했다"고 밝혔다.

 

변화의 바람은 불었다....리베이트 단속효과에 선샤인액트법 시행

하지만 보수적인 영업문화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의약품 처방 댓가로 지불하는 리베이트를 강하게 처벌하면서 대면 영업방식이 움츠러들었다. 리베이트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가 2012년 시행됐고 지금은 사라진 리베이트 투아웃제, 즉 리베이트가 2번 적발된 품목을 급여에서 제외시키는 제도도 영업 현장을 얼어붙게 했다.     

2016년에는 일명 김영란법으로 알려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이 시행됐고, 2018년부터는 의료인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경우 해당 내역을 보고서로 작성·보고하고 복지부 장관이 요청하는 경우 제출해야하는 한국판 선샤인액트법이 적용되고 있다. 

국내사 영업팀장은 "선샤인액트법 시행 초기 거래처 미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점심 또는 저녁식사 제안은 거절하는 곳이 많았다"며 "정책적 변화가 있을 때마다 영업 현장은 움츠러든다"고 전했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에 적응하면서도 대면 영업방식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공간 제약 없이 형평성있게 정보 전달이 가능한 온라인 마케팅 시장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몇년 새 온라인 심포지엄, 디지털 브로셔, 메신저 친구 등 온라인 툴도 다양해 졌다. 일방적인 정보전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쌍방향 소통 채널도 생겼다. e-디테일 방식인데, 의료진과 제약사 직원이 정해진 시간에 동시에 접속해 약이나 질환 관련 질의응답을 하는 형태다.

국내사 영업·마케팅 본부장은 "고객(의료진)들도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대면 영업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면서도 "상호보완 가능한 온라인 디테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부 직원들이 재택근무 시 할 수 있는 업무는 타깃분석, 제품 및 질환 공부, 계획 수립 등"이라며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강제 의료기관 방문이 금지되고, 무기한 재택근무 지침이 나오는 상황이 재연된다면 마냥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에 온라인 영업방식 니즈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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