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영업, 대면 디테일 그 이후 펼쳐질 그림은 뭔가
제약 영업, 대면 디테일 그 이후 펼쳐질 그림은 뭔가
  • 홍숙 기자
  • 승인 2020.03.10 0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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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가 가져온 나비효과…영업 문화가 바뀐다?

"본사에서 재택근무를 지시했지만, 몇몇 지점장 및 팀장이 거래처 방문을 지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내 제약사 방문 지시 및 방관'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글.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내 제약사 거래처 방문 지시 및 방관'이란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한 제약사 영업사원이라고 밝힌 게시자는 재택근무 지시에도 거래처 방문을 강요하고, 본사는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하면서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제약 영업직원 역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네릭 의약품 위주의 국내 제약사 영업 직원들은 대면 디테일 등을 통해 영업 활동을 펴온 터라 실적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업계의 이야기다. 의료기관을 방문할 수 없는 외부 환경에도 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청원글은 제약사의 입장이 배제된 직원의 주장에 불과하지만, 국내 제약업계에서 대면 디테일 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히트뉴스는 의료진은 대면 디테일 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향후 제약회사들은 어떤 영업 활동을 펼쳐야 할지 짚어봤다. <관련기사 : 코19, 제약영업문화 바꿀까...도전받는 해피콜>

 

의료진, 일대일 디테일은 ‘대면’ 심포지엄은 ‘온라인’ 선호

의료진들은 일대일 접촉이 필요한 디테일링 활동은 영업사원의 직접 방문을 선호하고, 세미나 혹은 심포지엄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선호도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큐비아가 2018년 전국 종합병원과 클리닉 의사 1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디테일 활동 관련 응답자 중 70%이상이 '영업사원의 직접 방문'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질환 및 제품에 대한 정보(77%)과 정책 등 급여 가이드라인에 대한 정보(76%)를 영업사원 대면에서 정보습득하는 것을 선호했다.  

의사들에게 질환과 제품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심포지엄과 세미나는 오프라인을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74%로 나타났으나, 온라인도 선호도 역시 62%로 높게 나타났다. 아이큐비아 측은 “세미나와 심포지엄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간 차이가 크지 않아, 웨비나와 같은 디지털 마케팅 확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아이큐비아

실제 임상의들 사이에도 선호하는 디테일 방식에 개인차가 있었지만 디지털 채널이 새로운 영업ㆍ마케팅 툴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종합병원 종양내과의 한 임상의는 히트뉴스에 "항암제는 약제 개수가 제한적이라 마케팅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측면이 있다”면서 “약제 별로 디테일하는 방식이 달라 온라인 디테일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클리닉 한 의사는 “웹사이트 등 디지털 채널 등을 통해 질환 정보를 최신정보를 손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어 유용성을 느낀다”고 했다.

글로벌제약사 마케팅 담당자는 “해외 유수 연자의 경우 매번 방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온라인 심포지엄 등을 통해 국내 임상의들이 최신 지견을 나눌 수 있는 디지털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다만 온라인 심포지엄의 경우 해외 연자와 국내 임상의 간 쌍방향 소통이 어려울 수 있어, 제약사 직원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비대면 방식을 통한 마케팅 확대는 실제 제약사의 영업·마케팅 비용 지출 추이에서도 확인됐다.

아이큐비아가 전세계 35개국 제약사의 영업·마케팅 지출 금액을 분석할 결과, 대면 디테일을 포함한 전통적인 오프라인 중심 활동은 2012년 884억달러(약 104조원)에서 2016년 759억달러(약 90조원)로 연평균 약 4%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을 활용한 세미나와 디테일 등 디지털을 활용한 비용은 같은 기간 연평균 20%가량 증가했다.

2012년-2016년 영업/마케팅 비용 지출 추이 (총 35개국)
(총 35개국: 일본, 미국, 영국, 스페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브라질, 한국, 캐나다, 멕시코, 중국, 폴란드, 벨기에, 러시아, 호주, 인도, 스웨덴, 터키, 포르투갈, 루마니아, 체코, 덴마크, 그리스, 아일랜드, 콜롬비아, 핀란드, 노르웨이, 대만, 아르헨티나, 알제리, 뉴질랜드, 모로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출처=아이큐비아]

 

국내제약사 자체 웹사이트, e카탈로그 방식 채택

다국적사, 화상 채널 등 활용해 의료진 맞춤 서비스 제공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최근 제약사들은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영업·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한미약품은 ‘HMP(http://www.hmp.co.kr)’를 구축해 마케팅 채널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00년 개설된 HPM에는 의료진이 ▲의약품 및 논문 정보 제공 ▲주요 질환 최신 지견 ▲온∙오프라인 통합 심포지엄 ▲맞춤형 화상 디테일 서비스 등의 기능을 통해 국내외 최신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한미약품 마케팅 담당자는 “전국 의료인이 HMP를 이용해 한미의 제품 정보와 주요 질환 최신지견을 손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어 의료진의 포털 방문수와 만족도가 매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HMP 20주년 메인화면

JW신약e-카달로그로 코로나19 재택 환경으로 인한 영업사업 어려움 해결에 나섰다.

이번에 개발된 스마트 e-카탈로그는 기존 인쇄물 브로슈어와 달리 웹과 모바일 환경에서 모두 활용이 가능해 태블릿을 주로 이용하는 영업사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개선했다. 기존 인쇄물 브로슈어를 단순히 이미지 형태로 변환한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서버형 방식을 적용해 모션 그래픽이나 동영상 등을 활용한 효과적인 제품 설명이 가능하다.

특히 고객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문자나 메신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스마트 e-카달로그를 전송할 수 있다. 또 페이지 별 접속 통계를 분석해 고객의 관심 사안을 반영한 신속한 피드백도 접할 수 있다. JW신약은 앞으로 전문의약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에서 스마트 e-카달로그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카달로그를  활용해 디테일 작업을 할 수 있는 JW신약 마케팅·영업 직원.

e-카달로그를 활용해 영업에 나선 JW신약 영업사원은 “새로운 소재로 스토리텔링을 통해 의료진에게 접근할 수 있었고, 의료진 역시 참신하다는 피드백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방문 통해서 설명했던 제품들 보다는 신제품이나 이슈가 있어서 주목받는 제품들로 e-카달로그를 확대해 나간다면 디테일 효과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다국적 제약사는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영업·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로슈는 2017년부터 전국 의료진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의약학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서비스'를 운영해 오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영업사원들은 의료기관의 의료진을 방문해 제품 관련 정보를 전달하던 기존 방식에서 더 나아가, 소셜네트워크(SNS) 채널 카카오톡을 통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의료진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의료진이 카카오톡에서 '한국로슈'를 검색 및 친구 추가한 후 본인 인증절차를 완료하면, 한국로슈의 주요 제품에 대한 최신 의학 정보와 급여 현황 등 다양한 정보를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 받을 수 있다. 

특히 'Call Me Back' 메뉴를 통해서는 한국로슈 의학부 담당자와 간편하게 연락을 취할 수 있으며, 필요한 문의사항을 직접 메시지로 입력할 경우 전화, 이메일, 방문, 온라인 미팅 등 본인이 선택한 채널을 통해 답변을 제공 받을 수 있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우윤나 한국로슈 의학부 프로젝트 리드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서비스를 통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더욱 신속하게 의료진들에게 원하는 정보를 원하는 형태로 전달할 수 있게 돼 환자 및 의료진들이 진료 현장에서 더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을 도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디지털 채널의 특성상 텍스트 외에 동영상이나 이미지 자료 등이 정보 전달에 용이할 수 있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며, 원격 디테일링 툴 개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바이엘코리아는 개원가 의료진을 대상으로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 치료 정보를 제공하는 화상 컨설팅 솔루션 ‘이지온(EASY-ON)’ 운영을 시작한다. 

이지온은 심방세동 치료의 최신 지견, 바이엘코리아의 비타민 K 비의존성 경구용 항응고제(NOAC)인 자렐토에 대한 소개, 자렐토의 보험 급여 기준 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 치료에 있어 의료진들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웹 기반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바이엘코리아는 이지온(EASY-ON)을 통해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양질의 항응고 치료 정보를
의료진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뇌졸중 위험도나 환자의 신기능 등 고려할 사항이 많은 심방세동 환자의 치료를 지원하기 위해 실제 임상현장에서 활용도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항응고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데 사용되는 CHA2DS2-VASc 점수나 적정 용량을 처방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크레아티닌 청소율 등을 계산하는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향후 회사 측은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 치료에 관한 강의 영상 및 최신 지견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진아 바이엘코리아 심혈관질환 치료제 사업부 총괄은 “의료진들에게 치료 관련 정보를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바이엘의 첫 번째 화상 컨설팅 프로그램 이지온을 시작하게 됐다”라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의료진들이 필요한 정보를 얻고, 적절한 항응고 치료로 환자의 심혈관건강도 지킬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화이자는 2013년 디테일링 채널 '화이자링크(http://linktopfizer.co.kr)' 선보였다. 디테일링 전문 영업사원과 화상을 통해 의료진에게 1:1 형식으로 의학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질환과 약물 정보의 범위도 고혈압, 고지혈증, 골관절염 등 만성질환부터 신경병성증 통증, 우울증, 감염질환, 당뇨 등으로 질환군을 더 넓혀 가고 있다.

2015년부터는 모바일로도 이용 가능해 졌고, 최근 개별 의료진에 맞춰 제품 관련 질환 및 약물 정보를 제공하는 버전까지 출시했다. 지난해 분사 이후 화이자 업존이 운영하고 있다.

화이자링크 메인 화면

또 화이자제약은 지난 2017년 의료진 맞춤형 온라인 화상 디테일링을 제공하는 시스템인 ‘V-Rep’을 구축했다. 브이랩(V-Rep)은 질환 및 환자 치료 관련 의∙약학 정보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온라인 화상 기반 e-디테일링 채널이다. 챔픽스와 리리카를 시작으로 최근 항암제까지 다양한 치료제에 대한 화상 디테일링을 제공하고 있다.

업존은 지난달 화이자링크와 의학부가 의약학 정보를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 엠투엠링크(Medical-to-Medical Link), 실시간 온라인 심포지엄 서비스 링크지움(LINKsium), 의료학술 채널 메디닥링크(MediDocLINK)를 한 채널에서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개념의 '링크 포털(http://www.linktopfizer.co.kr)'을 개설했다.

GSK는 2016년 보건의료전문가 전용 포털 헬스닷GSK(http://health.gsk.kr)를 구축했다. 헬스닷을 통해 의료진은 ▲GSK 웹 기반 심포지움 서비스인 'GSK온에어(On-Air)' ▲GSK의 제품 정보 및 질병 정보 관련 최신 자료 ▲복약지도 안내서 및 질환 FAQ 등 환자 교육 자료 ▲GSK가 주관하는 국내외 온라인 세미나 ▲이메일(email) 뉴스레터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의사 65%, 처방하는 데 영업사원 디테일 영향 없어”
이젠 MSL 역량 강화하는 길로 가야

일본에서는 의사들이 의약품을 처방하는 데 영업사원의 디테일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도 발표됐다. 

인공지능 분석기업 에이자스(A-ZAS)가 지난 2018년 6월 자사 AI서비스 Forecast-A1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약 65%의 의사가 영업사원의 디테일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자스 측은 “이러한 현상으로 제약산업에서 약 20억엔(약220억원)의 디테일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계 제약사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여전히 대면 디테일 비중이 큰 편이나 향후 제약기업 생산성 향성을 위해 영업사원 운용을 포함한 제약기업 전반의 혁신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고 했다.

제약기업 혁신의 일환으로 영업사원이 MSL(Medical Science Liaison)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MSL은 보건의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제품과 질환에 대해 영업사원과 마케팅팀을 교육하고 유효한 메시지를 만들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보다 앞서 영업사원(MR)의 역할의 미래상을 제시한 일본에서 롤 모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CSO협회에서 제시한 MR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1) 제약사들이 필요로 하는 MR을 양성한다. 여기서 MR이란 'Medical Representatives'의 약자로 '의약품정보담당자'를 말한다. 제약사의 의료기관에 대한 '학술선전담당자'인 것이다.

(2) 제약사의 MR결원 및 중도채용 시, 즉각 MR 보충 또는 리스(lease) 서비스를 제공한다.

(3) MR의 학술과 스킬)에 대해 전문적으로 교육훈련을 실시해 기능전문 MR서비스와 전문영역에 대한 MR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4) 의학적 연결(MSL)서비스를 제공한다.

(5) 간호사의 의약품 부작용 관리와 약사의 복약지도 관리에 대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6) 지역과 영업소 및 제품단위로, 도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7) 사업부 전체 또는 영업 마케팅 전체의 포괄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용을 보면, 보다 자세하게 영업사원들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히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의약품 정보 전달 기능을 강조하고 있는 것. 

디지털 마케팅회사 한 관계자는 "영업사원 뿐 아니라 연구직 종사자들이 디지털 채널에 접속해 의료진과 소통하기도 한다"며 "디지털 마케팅이 증가하면 영업사원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릴 수는 있겠지만, 변화에 발맞춰 고객(의료진)과 소통이 가능한 전문적인 역량을 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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