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승인 현황| (2020.02.03.~02.14.) 41건 승인… 국산신약 임상만 '4건'
슈가논·제미글로, SGLT-2와 병용… 베시보, 안전성 확보 · 펠루비, 적응증 확대

처방 시장에서 활약하는 국산 신약들이 연일 임상시험을 승인받고 진행할 태세라 관심을 모은다. 구체적인 목적은 각기 다르나 경쟁약물 대비 ▷시장경쟁력 ▷차별화요소 확인 ▷적응증(효능·효과) 확대 ▷안전성·유효성 확보와 신뢰를 쌓기 위해 임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열흘 간 DPP-4 억제제 당뇨신약 동아에스티의 '슈가논(성분명 에보글립틴, 국산신약 26호)'과 LG화학의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글립틴, 국산신약 19호)' 그리고 소염진통제인 대원제약의 '펠루비(성분명 펠루비프로펜, 국산신약 12호)', 만성B형간염치료제 일동제약의 '베시보(성분명 비르디피복실말레산염, 국산신약 28호)' 등이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아에스티 슈가논, LG화학의 제미글로, 일동제약의 베시보, 대원제약의 펠루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아에스티 슈가논, LG화학의 제미글로, 일동제약의 베시보, 대원제약의 펠루비
지난 2주간 병용요법 확인, 적응증 탐색 등 다양한 이유로 국산신약 4품목이 임상시험을 승인, 진행하게 됐다.
지난 2주간 병용요법 확인, 적응증 탐색 등 다양한 이유로 국산신약 4품목이 임상시험을 승인, 진행하게 됐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안전나라'의 임상승인 정보공개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신규 승인된 임상시험은 총 41건이다.

신청인(중복 포함)별로 제약바이오기업 27건, CRO 7건, 의료기관 7건이었고 제약바이오기업의 경우 국내사 23건, 다국적사 4건이었다. 시험단계별로는 ▶생동성(생물학적동등성) 시험 13건 ▶3상 9건 ▶연구자 임상시험 6건 ▶1상 5건 ▶2상 4건 ▶2b상 2건 ▶1/2상 · 연장 각 1건 순이었다.

슈가논·제미글로, SGLT-2 '포시가'와 병용 임상… 적응증 확보·복합제 개발?

먼저 국산 DPP-4 억제 계열 당뇨신약 동아에스티 '슈가논'과 LG화학 '제미글로' 각각 SGLT-2 억제제와 병용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DPP-4 억제제는 9개사 19품목이 있다. 이중 MSD '자누비아', AZ/BMS '온글라이자', 베링거 '트라젠타'는 SGLT-2 계열 약제와 병용 요법이 있다. 최근 DPP-4와 SGLT-2의 복합제도 허가를 받긴 하지만 국산약은 없었다.

동아에스티 DPP-4 억제제 (당뇨신약, 국산신약 7호) 슈가논 (사진출처=동아에스티 보도자료)
동아에스티 DPP-4 억제제 (당뇨신약, 국산신약 26호) 슈가논 (사진출처=동아에스티 보도자료)

동아에스티 슈가논은 메트포르민과 에보글립틴(슈가논 성분명) 병용 요법으로 혈당조절이 불충분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다파글리플로진을 추가 병용 투여 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엘지화학 제미글로는 '제미글립틴-SGLT2복합제'라는 제품명으로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으로 혈당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메트포르민에 다파글리플로진을 추가한 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제미글립틴과 메트포르민 병용 또는 다파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의 병용요법을 비교, 평가한다.

여기서 언급되는 '다파글리플로진'은 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 억제제 '포시가'의 성분명. 슈가논은 단독요법과 메트포르민 병용요법을, 제미글로는 메트포르민 병용요법과 메트포르민로므니-설포닐우레아 병용요법, 인슐린 벙용요법 등의 효능·효과를 지니고 있다.

이번 임상을 통해 각 제약사는 DPP-4 계열 약물과 SGLT-2 계열 간 병용의 효과를 알아볼 것으로 보인다. 적응증까지 확보할 경우 시장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 

최근 업계에는 DPP-4 억제제와 SGL-2 억제제 병용 처방의 급여가 화두가 됐다. 지금은 개별 제품이 별도로 적응증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앞으로 적응증 확보와 상관없이 현장이 각 약제 계열 특성을 보고 병용 처방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LG화학 DPP-4 억제제 (당뇨신약, 국산신약 19호) 제미글로 (사진출처=LG화학)
LG화학 DPP-4 억제제 (당뇨신약, 국산신약 19호) 제미글로 (사진출처=LG화학)

아울러 슈가논과 제미글로가 장기적으로 SGLT-2 억제제의 특허만료 후 복합제 개발을 고민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포시가의 경우 '제형 특허 소송'으로 특허가 깨져 2024년 1월 8일 이후로 제네릭이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슈가논은 지난 2015년 10월 국산 신약 26호로 탄생했다. 씨제이헬스케어와 코프로모션 계약을 맺고 시판해오고 있다. 지난해 44.2% 증가한 142억원의 처방실적을 거뒀다. 제미글로는 2012년 6월 허가받은 국산 신약 19호다. 2016년 1월부터 대웅제약이 판매하고 있다. 2018년 306억원보다 지난해 10.9% 증가한 340억원의 원외처방실적(유비스트 기준)을 기록했다.

특허 도전받는 '펠루비'… 새 적응증 탐색 · 시장 확대에 '분투'

골관절염 치료에 쓰이는 소염진통제 '펠루비서방정'의 적응증을 넓히기 위해 대원제약이 바삐 움직이는 모양새다. 현재 골관절염 · 류마시트 관절염 · 요통(허리통증)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대원제약의 소염진통제 펠루비
대원제약의 소염진통제 (국산신약 12호) 펠루비 (사진출처=대원제약)

외상 후 동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을 2018년부터 진행했는데 최근엔 '원발 월경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도 진행한다.

적응증을 월경통까지 확대에 시장 활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펠루비는 특허를 2개 갖고 있다. 펠루비정에 대한 제제특허, 펠루비서방정에 대한 제제특허인데 지난해 연말부터 6개 제약사로부터 특허도전을 받고 있다.

6개사는 '펠루비정'의 특허에 도전했다. 2028년 11월 만료되는데 특허가 깨질 경우 PMS가 만료되는 2021년 9월 이후 출시할 수 있다. 단 6개사는 펠루비정의 현 적응증인 세 가지 치료에만 쓰일 수 있다.

펠루비정은 지난 2007년 12월 국산신약 12호로 출시됐다. 2015년 6월 펠루비서방정 이후 반기별 실적이 상승했고 2017년 하반기부터 대원제약이 본격적으로 영업활동을 해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8년 239억원에서 지난해 289억원으로 21.1% 증가한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주간 임상 3상과 연장 임상을 승인받은 제약바이오기업과 CRO(임상시험수탁기관)의 사례

B형간염 신약 '베시보' 신장애 환자 임상… 데이터 확보 · 신뢰 쌓으려?

B형간염 신약 중 유일한 국산 약인 일동제약의 '베시보(성분명 비르디피복실말레산염)'는 신장애 환자와 건강한 성인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을 진행한다.

일동제약의 B형간염 치료제 (국산신약 28호)
베시보정 (사진출처=일동제약)

베시보정 경구투여 후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한다. 향후 데이터를 확보해 의료현장에 신뢰를 주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출시할 때부터 '신장애 환자'를 위한 안전성을 강조하며 신기능 저하 부작용이 지적된 '비리어드'와 차별점을 활용했다. 

이와 관련, 신장 기능을 측정하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높을수록 신장의 기능이 떨어짐을 의미) 증가율이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르)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 안전성을 높였다는 게 일동제약의 홍보 내용이었다.

베시보는 경증 신장애 환자 57명에게 투여한 임상 3상 결과에서 정상 신기능 환자와 안전성과 유효성의 유사성을 확인했다. 다만 중등증 또는 중증 신장애 환자에게는 확립되지 않은 상황.

대한간학회는 작년부터 신기능 이상 환자에게는 기존 비리어드보다 베믈리디(테노포비르)나 베시보를 우선 권고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내기도 했다. 베믈리디는 길리어드가 출시한 비리어드 업그레이드 약물로 베시보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베믈리디도 신기능 환자에서 안전성을 확보했다.

허가사항에 베믈리디는 B형간염 신약 중 유일하게 경증, 중등증 또는 중증 신장에 환자에게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이 있고, 말기 신장애 환자(크레아티닌 청소율 추정치 15 mL/min 미만)에서 사용은 권장하지 않는다.

일동제약 베시보는 이번 임상으로 신장애 환자에게 안전성을 확립해 베믈리디처럼 허가사항에 이 내용을 추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시보는 신약이지만 비리어드보다 6년이나 늦게 시장에 나왔다. 또, 바라크루드보다도 11년 늦었다.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가 국내 만성B형간염 치료 시장을 나눠갖고 있다. 다른 B형간염치료 내성 발현에 쓰이면 급여가 인정되지만, 베시보는 그렇지도 않다.

지난해 유비스트 원외처방실적에 따르면 길리어드의 비리어드(테노포비르) 1067억원, BMS의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르)가 714억원, 베믈리디가 94억원을 기록했다. 베시보는 8억원에 그쳤다.

베시보는 선두권과 격차가 큰 만큼 시판 후 임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해 신뢰를 쌓아야 할 상황이다. 

지난 2주간 임상 1상과 1/2상을 승인받은 제약바이오기업의 사례

SCM생명과학, 아토피피부염 줄기세포치료제 'SCM-AGH' 1/2상 착수
릴리, RET 유전자 표적 치료제 '셀퍼카티닙' 갑상선 수질암 3상 

이밖에도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바이오벤처가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중등증 또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시험대상자에서 SCM-AGH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1/2상을 승인 받았다. 이 치료제는 SCM생명과학이 진행한 중증 아토피 피부염 임상에서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1개월까지 치료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토피피부염은 기존 스테로이드계열 치료제의 부작용과 불응성으로 치료효과를 볼 수 없는 사례가 있어, 성체 줄기세포를 이용해 새로운 치료를 확인해볼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또한, 릴리는 항암후보물질 '셀퍼카티닙(개발명 LOXO-992)'을 대상으로 갑상선 수질암(MTC)에 대한 임상3상 시험(LIBRETTO-531)을 개시했다. 이는 RET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 치료제다. RET는 과도한 RET 신호전달이나 제어되지 않는 세포 성장을 초래해 암까지 일으킨다. RET 융합이나 변이로 인한 갑상선 수질암은 티로신 키나아제의 증식에 의존한다. 

따라서 임상은 키나아제 억제제 투여 경험이 없는 진행된, 진행성, RET-돌연변이 갑상선 수질암(MTC) 환자에서 셀퍼카티닙과 표적항암제 '카보잔티닙(제품명 코메트리크)'나 '반데타닙(제품명 작티마 또는 카프렐사)'과 무작위 비교로 진행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일라이 릴리 글로벌 본사는 이미 이 임상시험에 대한 개시 소식을 밝혔었다. 셀파카티닙은 릴리 그해 1월 바이오벤처 록소온콜로지를 약 9조2632억원에 인수하며 도입한 경구투여 항암제 유형의 후보물질이다.

지난 2주간 임상 2상과 2b상을 승인받은 제약바이오기업과 CRO(임상시험수탁기관)의 사례
지난 2주간 연구자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연구기관의 사례
지난 2주간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승인받은 제약바이오기업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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