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CR 헤테로머로 세계 최초 신약개발 도전"
"GPCR 헤테로머로 세계 최초 신약개발 도전"
  • 홍숙
  • 승인 2019.11.18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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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초대석] 신동승 지피씨알 대표

 

신동승 지피씨알 대표

“딥프리저(deepfreezer)를 팔고 난뒤 불을 끄고 연구소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요.”

신동승 지피씨알 대표와 인터뷰는 회사보다 그의 경험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낙성대 사옥에서 만난 신 대표에게 던진 첫 질문 역시 회사소개가 아닌, 그의 바이오벤처 입문기와 경험담이었다.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녹음기를 껐고, 열었던 노트북도 닫았다. 타이핑을 멈추고 오롯이 그의 바이오벤처 경험담을 식은 아메리카노를 중간중간 마시며 들었다. 서두에 언급한 딥프리저 이야기를 하며 촉촉해진 그의 눈가가 아직도 선하다.

“연구소에서 맨 마지막으로 딥프리저를 팔았어요. 실험실에서 딥프리저는 정말 중요하거든요. 모든 세포, 배양액 등을 보관하는 곳이잖아요. 그 안에 그간 연구 성과물이 다 들어있었는데. 그걸 판거에요.”

히트뉴스는 20여년 가까운 바이오벤처 업계에서 겪은 그의 경험담과 그가 새롭게 도전하는 바이오벤처는 어떤 곳인지 소개한다.

-‘죽음의 계곡’과 같은 바이오벤처 어떻게 입문하게 되셨어요?

“악마의 유혹에 빠졌죠.(웃음) LG화학(LG생명과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할 당시 바이오벤처가 매력적으로 보였어요. 2000년대 초반 바이오벤처 붐이 일기도 했고요. 제 성격상 뱉은 말에 책임을 지자는 신조가 있는데, 그 말에 책임을 지다보니 어느덧 20여년이 훌쩍 지났네요.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행복한 길이었고, 아직도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제 경험담에 워낙 많은 이해 관계자가 얽혀 있어서 말씀 드리긴 어렵네요.(웃음) 지난 20년 동안 정말 많은 걸 경험했어요. 단순히 신약개발 연구 뿐만 아니라 상장폐지, 인수합병, 우회상장 등 다양한 경험을 했죠. 아마 책 한 권은 나올 거에요. 뉴로제넥스, 마크로젠 등에서 일하면서 신약개발 역량부터 특허 출원문제까지 다양한 각도로 신약개발을 볼 수 있었죠.”

-국내 업계에서 인수합병까지 경험하신 건 흔치 않은데요.

“사람들은 인수합병을 편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인수합병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것과 같아요. 불법은 아니지만, 돈의 유혹이 엄청나죠. 회사의 기대 가치를 외부에 발설하는 순간 불법의 영역이 되니깐요.”

-그럼 지피씨알은 어떻게 창업하게 되신 거죠?

“제가 직접 소유권(ownership)을 갖는 회사는 지피씨알이 처음이에요. 2009년 초반 허원기 교수와 G-단백질 결합 수용체(GPCR) 헤테로머(heteromer)를 연구하면서 시작됐어요. 저희 기술의 방점은 ‘heteromer’에요. 글로벌 기업 대부분은 GPCR 모너머(monomer)에 집중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거든요.

기존 헤테로머와 관련된 건 학계에서만 논의가 진전되고 신약개발 등 산업화 단계로 넘어오지 못 하고 있었죠. 저희 목표는 GPCR 이량체 기반 신약발굴(GPCR dimer based drug discovery)을 하는 것이죠.”

-비전문가를 위해 GPCR에 대해서 설명해 주신다면요?

“GPCR은 세포막에 존재하는 수용체(receptor)에요. 우리 몸에서 세포는 정말 많은 역할을 하잖아요. 이런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 게 암이고요. GPCR은 세포막에 붙어서 신호전달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요. 세포 밖의 신호를 세포 안으로 전달해서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입니다.

GPCR이 세포 안에서 하는 작용 기전.

-GPCR은 너무 익숙한 물질인데요. 일반생물학 교과서에 등장할 만큼요. 이 물질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나요?

“앞서 말한 것처럼 저희 기술 경쟁력은 ‘heteromer’에 있습니다. GPCR 1개가 단독으로 작용하는 기전의 신약이나 임상중인 신약은 많이 있어요. 하지만 아직까지 신약이 개발되지 못한 GPCR들도 많죠. 왜 그럴까 생각해 봤어요.

저희가 생각한 가설은 이렇습니다. GPCR이 외부 신호를 받아 단독으로 작용할 때, 다른 GPCR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또 GPCR도 상황, 조직, 장기마다 그 기능이 다릅니다. 저희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GPCR은 기관이나 조직마다 경로 자체가 달라집니다. GPCR이 가는 경로가 4가지 있는데요. 쉽게 말해 GPCR이 간에서 1번 경로, 폐에선 2번 경로로 간다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경로가 달라질까요? 이는 GPCR이 다른 GPCR과 붙어서 다른 경로를 택하게 된다는 의미일겁니다. 다시 말해 GPCR이 헤테로머를 이뤄 신호전달 경로를 바꾼 것이지요. 왜 우리도 상황이나 장소에 따라 역할이 다양하잖아요. 제가 아빠, 대표, 남편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GPCR도 짝을 이루는 물질에 따라 기능이 달라지는 겁니다.

-그럼 다른 회사는 왜 헤테로머 연구를 하지 않을까요?

“2000년대 중반쯤 GPCR 헤테로머 기반 신약개발 개념이 나와요. 하지만 헤테로머 연구를 하게 되면, 분석(assay) 등 각종 실험 과정이 복잡해져요. 한 가지 물질도 다루기 힘든데, 여러 물질을 동시에 봐야 하니 쉽지 않죠. 그래서 학교에서만 연구가 진행됐어요.”

-지피씨알은 기존 GPCR 물질에 어떤 물질이 결합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나요?

“CXCR4와 GPCR이 결합한 것에 주목하고 있어요. 아직 전 임상 단계로 초기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경쟁자가 없다는 게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잖아요.

“저는 ‘Zero to one’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세상에 없는 비즈니스를 제로에서 원으로 만드는 게 자신의 일이라고 말한 페이팔 창업자처럼요. 한국 바이오 생태계에서는 제로에서 원을 만드는 곳이 많진 않죠. 하지만 국내 바이오는 글로벌 시장을 보고 한발 내딛어야 해요. 기술이전 등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해야 하죠.”

-회사 소개도 해주세요. 얼마 전에 CXCR4 저해제(inhibitor) 항체(Ulocuplumab)와 옵디보 개발에 참여하신 피나(Pina) 박사님도 영입하셨다고 들었어요.

“저희 기술의 과학적 가치를 알아봐 주신 것 같아요. 몇몇 회사 자문 외 소속된 회사는 저희 회사 밖에 없어요. CSO를 맡고 있는 허원기 교수는 GPCR 연구를 총괄하고 있고요. 임재혁 CBO는 헬릭스미스, 바이넥스, 이연제약에서 신약개발과 사업개발 경험을 갖고 있죠. 또 인하우스 멤버인 김슬기 변리사가 개발 초기부터 특허문제를 심도있게 다루도록 할 생각이에요. 김슬기 변리사는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경력을 쌓았어요.

자문단으로 이동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 센터장,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 김재순pH Pharm 전무,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가 있어요. 정기적으로 저희 기술에 대한 자문을 해 주고 계시죠.”

-20여년 동안 바이오벤처에 몸담으셨는데요. 현 바이오벤처 생태계는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이제 서구식(미국식) 벤처가 시작되는 지점인 것 같아요. 많은 벤처들이 시작되고 변화가 모색돼야 할 때이죠. 이런 역동적인 시대를 만난 것도 감사하고, 이런 변화의 한가운데를 함께 지나고 있는 것도 감사하죠. 또 커다란 변혁을 마주하고 있는 지피씨알의 현실에도 감사합니다. 차마고도의 긴 여정에서 염정의 아름다움에 한껏 취할 수 있는 시기인 것 같아요.”

지피씨알(GPCR)은?

-기술; GPCR heteromer 기반 맞춤 항암제 및 동반진단

-질환; 암 

-임상 진행 현황; C08GC21(전임상, in vivo validation), C08GD41(전임상, in vitro validation), G08GD51(전임상, in vitro validation)

-자본금; 13.5억원

-종업원 수; 29명(박사 10명 석사 15명 변리사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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