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HIT
끝없는 항암에 신체적 고통·체력 저하 호소
CGA·PBS 해외 사례 고려한 국내 맞춤 제도 시급

얼마전 한 대학병원 교수는 "항암화학요법은 권유받을 때마다 차라리 치료를 포기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거부감이 크다. 말기암의 항암은 끝이 보이지 않는 여정인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서 환자가 겪는 신체적 고통과 체력 저하가 극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암화학요법이 표준 치료이고 비용 부담이 적다는 건 알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항암화학요법 우선 조건이 너무나 큰 장벽"이라고도 부연했다. 

국내 급여 기준으로는 이전에 항암화학요법을 받았으나 치료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질병이 진행된 경우, 항암화학요법 투여가 적절하지 않은 경우에 신약을 급여로 사용할 수 있다. 신약의 임상연구가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거나 고가의 신약을 1차 치료부터 사용하기에는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질병 진행 속도가 빠른 고위험군이나 고령층 환자들에게 '다음 차수'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1차 치료의 독성을 견디다 못한 컨디션 저하로 정작 신약을 써야 할 시점에는 투약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외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에서는 환자가 견딜 수 있는 강도를 고려해 노인 포괄평가(CGA)를 진행함으로써 단순히 환자 나이가 아닌 환자 상태 분류에 따라 다른 치료방법을 선택하고 있다고 한다. 호주에서는 의약품급여제도(PBS)로 1차 치료제 사용에 관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있다.

물론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기준이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최대한 많은 이에게 혜택을 주려는 노력이 정작 치료가 가장 시급한 고위험군을 소외시키고 있지는 않은지도 생각해 봐야한다. 기계적인 차수 제한에서 벗어나 환자의 위험도와 질병 상태를 고려한 '유연한 급여 기준'이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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