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기자회견서 "산업 현장선 생존위기" 한번 더 강조
'개편 시뮬레이션·유통질서·지속가능방안 도출 먼저' 제의…"내일이라도 할 수 있다'

최근 '11.28 약가개편'의 세부안이 3월 건강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 올라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제약바이오업계가 정부의 태도가 변하지 않고 있다며 분석과 함께 공동연구를 먼저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 5개 단체(한국제약바이오협회·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한국제약협동조합·한국노동조합총연맹·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가 모인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오전 협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약가인하 강행을 전면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먼저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환율·원자재·운임 등 4중고가 동시에 국가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견문을 낭독한 노연홍 공동비대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극히 높은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로 인한 산업계 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노 위원장은 여기에 급격한 약가인하까지 겹치면 "산업계로선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 위원장에 따르면 실제 산업 현장애서는 위기를 체감하고 R&D 및 설비 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재고하고, 신규 인력 채용을 축소하거나 포기하고 있다. 여기에 채산성 낮은 의약품의 품목 허가를 자진 취소하거나 생산라인 축소를 검토하는 기업도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현 상황은 단순히 영업이익률 하락 등 단순한 경영 위기가 아닌 생존의 문제에 가깝다.
이같은 정부의 주장을 막기 위해 비대위는 참여 단체 회원 기업 임직원은 물론 뜻을 함께하는 약업인들이 참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일방적 약가인하 강행은 보건안보는 물론 신약 개발 등 혁신 생태계 조성에도 역행하는 행위라는 점을 알리겠다는 것이 비대위의 설명이다.
비대위는 이와 함께 ①국산 전문의약품을 주요 대상으로 한 약가 인하 개편안이 정부안대로 시행될 경우 국민 건강과 산업 구조에 미치는 영향의 입체적 분석 ②CSO(의약품판촉영업자) 급증과 수수료 지급에 따른 유통질서 현주소 파악 및 제도 개선 방안 공동 마련 ③5대 제약바이오 강국 도약이라는 국정 목표 달성을 위한 산업의 지속가능한 선진화 방안 도출 등을 주제로 정부와 산업계의 공동연구를 진행하자는 이야기를 함께 전했다. 1년 이내에 결과를 도출하고 실행 방안을 함께 마련해 만들자는 것이다.

R&D·시설투자 '찬물 끼얹지 말아달라 호소'에도 정부 논의 멈출만한 '킥'은?
이어진 질의에서 권기범 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은 해외의 사례를 들며 후발국인 한국이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오히려 지금 업계의 지속가능성을 지원하는 방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권 위원장은 "2024년 기준 상장사 167개 기준 설비투자 2조6900억원, R&D 투자 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극 결과로 나온 수출은 247억 달러로 전년 대비 65% 늘었다. 이 추세라면 500억달러 수출도 머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가령 일본의 처방의 80% 이상이 제네릭이고 약가 산정을 오리지널의 50%대에서 시작함에도 시장 규모가 한국의 3.5배인 세계 3위 수준이다. 후발국인 한국의 산업 경쟁력은 규모에서 나오고 R&D·시설투자가 함께 가야 하는 만큼 약가 개편의 타격은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윤웅섭 일동제약 회장은 역시 "2026년 신규 조직과 R&D 예산 전부를 비상경영에 맞춰 바꿨다"며 "약가인하가 이익 감소가 아니라 사업 지속 가능성의 문제로 현장에 와닿고 있다"며 "정책 설계 과정에서 실제 산업 구조와 기업 재무 상황을 정밀하게 분석했다면 미래가 예측 가능했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번 회견에서는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실제 업계에 알려진 바로는 약 3주 전 정부와 제약업계가 간담회를 열고 만났지만 정작 정부 측의 입장 변화는 없었다는 내용이 있다.
더욱이 최근 건정심 소위에 해당 안이 올라갈 것이라는 내용에서 서명운동과 민관 공동연구 1년 제안은 정부 입장에서는 사실상 1년 유예 요구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 이미 협회가 유예 요구 등을 한 적이 있다는 점 역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서명운동 역시 이미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다소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의 귀를 사로잡을 '킥'이 없다는 점은 업계가 당장 해결해야 할 이슈라는 점에서 향후 업계 스스로의 방향을 지켜봐야 할 듯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