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제 대표 "기술 보다 사업 본질에 집중해야 자금조달 가능"
김성진 회계사 "자본시장 신뢰 확보가 바이오벤처 경영의 본질"

자금조달과 기업 가치 평가 과정에서 기술 경쟁력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현실 인식과 함께 연구개발 중심인 바이오벤처의 성장 키워드로 '사업화 전략'과 '회계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12일 서울 구로 에스앤에스랩에서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이 투자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생존 전략을 모색할 수 있도록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케일업 세미나'가 열렸다. 바이오벤처의 자본 조달 및 세무·회계 관리 전략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사업화 전략 없이는 기술도 자금도 없다"
신윤제 골든키투자파트너스 대표는 '바이오 스타트업의 성공하는 자본조달 전략'을 주제로 세션에 나서 연구개발 과제 수주와 사업화 전략을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신 대표는 연구개발 과제 확보를 위한 기본 조건으로 '교수 및 컨소시엄 구성'을 제시했다. 그는 "병원, 대학, 연구소와 협력 구조를 갖춰야 한다"며 "특히 단순한 협력 관계를 넘어 MOU 및 확약서(LOI)를 통해 구체적인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이어 사업화 전략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단순한 기술 연구 개발에 그치지 않고 연구 결과들이 실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구체적인 시장 진입 계획과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야 선정 확률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기술 우수성만으로는 평가와 투자 판단에서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전략 역시 핵심 항목으로 제시됐다. 신 대표는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는 접근의 한계를 언급하며 해외 시장 진출을 전제로 한 로드맵 수립을 요구했다. 그는 "타깃 국가 분석과 해외 인증 전략은 성장 잠재력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라며 "단기 성과 중심이 아닌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이어 지식재산권과 자산 확보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이 기본 전제로 깔려 있어야 한다"며 "연구 시설 및 유형 자산 확보 계획 역시 기업 지속 가능성과 재무 안정성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경영 관점의 전환 필요성도 제기됐다. 신 대표는 "연구실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사업 조직 중심 구조로 전환이 필요하다"며 "'철저한 GTM 전략 수립과 초기 시장 반응 데이터 확보'가 자금조달과 직결되는 키워드"라고 밝혔다.
"숫자로 증명되는 신뢰가 바이오벤처 생존 좌우"
김성진 회계법인창천 공인회계사는 세무와 회계 관리 관점에서 바이오벤처의 리스크를 짚었다. 김 회계사는 세무 리스크를 CEO 신뢰 리스크로 규정하며 "세금 문제는 단순한 회계적 오류가 아니다. 투자자는 이를 CEO의 도덕적 해이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부지원금에 대한 인식도 주요 주제로 제시됐다. 김 회계사는 정부지원금의 회계적 실체를 조건부 부채로 설명하며 최종 성공 판정 전까지 반환 의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지원금을 즉각적인 매출로 인식할 경우 재무 건전성을 왜곡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 회계사는 이와 함께 연구비 관리 미숙 시 원금 환수와 더불어 향후 국가 R&D 참여에도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정부지원금 관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김 회계사는 "운영비와 연구비 혼용은 횡령으로 간주될 수 있어 별도 계좌 및 프로젝트 코드 관리가 필요하"며 "국가출연금 인건비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중복 신청 시 환수 및 가산세 부과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개발비 자산화 문제 역시 핵심 이슈로 다뤄졌다. 김 회계사는 연구비를 비용 처리하면 적자지만 무형자산으로 분류하면 흑자로 전환되는 구조를 언급하며 관리 실패 시 재무 리스크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계사는 이어 자산화 실패 시 발생 가능한 회계 충격을 제시하며 "임상 데이터 부진 또는 승인 거절 발생 시 자산 가치가 '0원'으로 평가되며 이는 전액 손상차손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무제표 관리에 대한 경영자 역할도 강조됐다. 김 회계사는 재무제표를 단순한 세무 서류가 아닌 기업의 성적표로 규정하며 CEO의 직접적인 검토 필요성을 언급했다. 재무 정보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주요 점검 항목으로는 △부채와 자본 구분 문제 △연구비 처리의 일관성 △숫자 변동에 대한 설명 구조가 제시됐다.
김 회계사는 이어 상환전환우선주(RCPS) 분류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보수적 회계 처리로 인해 부채로 분류될 경우 자본잠식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비상장 단계에서는 자본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를 보다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계사는 이 같은 회계·세무 이슈들이 단순히 회계 기준 적용의 문제가 아니라 투자자 신뢰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숫자로 증명되는 신뢰가 기업 생존을 좌우한다"며 "과학과 기술에 앞선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 확보가 바이오벤처 경영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