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기 대표 "복수 평가단 운영, 수준 높은 R&D 성과 도출에 도움"
"R&D 예산 집행을 위한 과제 선정 많아… 미래 가치 우선돼야"

연구개발(R&D) 국가과제 평가위원 풀(Pool)의 일원화가 공정성 확보 차원에선 효과적일 수 있지만 수준 높은 결과를 얻어내는 데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공유됐다.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는 16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정진호)이 개최한 제247회 한림원탁토론회에서 '투자자가 바라본 R&D 실패의 의미'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명기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특정 R&D 과제의 대상 선정을 공정성 기반으로 하기보다는,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접근성에 중점을 가지고 과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민원을 줄이기 위해 하나의 '과제 평가위원단 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이는 공정성의 측면에서는 합리적일 수 있지만, R&D 과제의 실패와 성공을 떠나서 좋은 결과를 얻기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앞으로 지식의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전반적인 R&D 과제에 대한 기획 단계와 평가 단계부터 지금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다양한 시각을 가진 여러 평가단을 구성해 국가 과제를 평가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하나의 평가단을 구성하는 게 일관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시각을 가진 여러 형태의 평가단 풀을 운영하는 게, 수준 높은 R&D 성과를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 김명기 대표는 순수 연구에서 R&D와 사업화를 위한 R&D에서 성공과 실패의 의미가 명확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사업화에서는 성공과 실패가 경계가 명확한 반면, 순수 연구는 그 기준이 설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R&D가 연구 주체에 의해 수행되는 것이라면, 사업화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이 필요하고 이를 조정하는 전략을 가진 경영자가 필요하다"며 "기본적으로 좋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높은 사업화 성과가 나온 점에 비춰볼 때, 실패 가능성이 높더라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혁신적인 과제에 대한 연구가 더 많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명기 대표는 과거 코로나 팬데믹 시절 국산 mRNA 백신 사업을 예로 들며 당장의 보여 주기식 예산집행을 위한 과제 집행이 아닌, 향후 미래가 가치가 큰 아이디어와 과제에 대한 평가와 지원이 활성화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R&D 과제에 투입되는 정책자금은 국가 예산을 기반으로 집행된다. 기간 내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좋지 않은 과제임에도 예산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며 "국산 mRNA 백신 개발 사업도 10개 정도의 과제에 수천억원이 지원됐지만, 사업화에 성공한 것은 한 건도 없었다. R&D 과제 예산 집행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고, 향후 미래 가치가 큰 아이디어와 과제에 대한 평가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